솔직히 하는 사람들이 재미있으면 메테오가 떨어지던 던월으로 핵&슬래시를 하건 뭔 상관인가 싶다.
플레이어 전원이 초보자(나는 스케줄때문에 이 팟에 못 끼었다)라는 모험적인 파티.
그런 파티가 대충 몹들을 때려잡고 나서, 마스터의 권유로 시체를 조사해 봤다.
도움을 요청하는 플랑크톤(내가 물어본 결과 물벼룩)을 발견했다.
대강 도움의 내용은 뭐... 자신들이 살고 있던 곳에 이상이 생겨서 어쩌구저쩌구...
그리고 보물이 있다는 흔한 떡밥도 뿌렸다.
보물이 있다고 말한 시점에서, 다들 플랑크톤이 말을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포기.
나는 "이게 무슨 스폰지밥이냐 혈계전선이냐(만화책 8권이었나 9권에 나옴)"라고 태클 걸었지만, 어차피 관전자.
애초에 우사기미미가 존재하는 세계관에서 뭘 더 따지고 드는 거냐 싶기도 했고 말이지.
그리고, 플레이어들은 "왜 아무도 연애 안 찍었어, 플랑크톤 공략해야지!"를 토론하기 시작했다.
덤으로 이걸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거 같다.
동방에서 하토풀 보이프렌드를 플레이하는 것 정도는 우리 동아리에선 흔한 일이었다고.
그 순간, 나는 드디어 미생물과의 수간 텍섹이라는 텍섹의 신경지가 열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젠장 그딴 걸 왜 상상한 거지.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플랑크톤을 공략하겠다면서 해수 채집이나 하고 있을 광경이 뻔히 보였던 모양인지,
마스터는 몹 한 마리를 출현시켰고,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문답무용으로 기습을 해서 도륙했으며,
플랑크톤은 이 잔인한 모험가들을 믿을 수 없다고 도망갔다.
당연한 거지만, 이게 메테오랑 뭐가 달라. 마스터는 극도의 반발을 받았다.
그리고 한 명은 운동 기능으로 플랑크톤을 쫒아가서 잡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플랑크톤은 엄연히 말하면 숨은 거지, 달려가봤자 얼마나 갔겠냐'는 명목으로 능력치를 불리하게 줬다.
뭐, 그래도 이 쪽은 논리적으로 말은 됐기에 그냥 PL들도 체념하고 실패하겠지 하며 굴렸는데...
성공해버림.
그렇게 그 물벼룩은 잡혀서 협박을 당하기 시작했고,
다른 PC는 조리도구를 꺼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난 수업을 들으러 떠났고...
한참 후에 다시 와 보니, 세션은 슬슬 마무리더라고.
그리고 맵타일 안 쓰고 이어리니안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욱일기 비슷한 맵으로도 전투 재미있게 하더라.
아, 다 초보자라서 온갖 삽질과 뻘짓을 해서 그런 거겠지만, 뭐.
그런데 세션 마치고 들어보니까,
그 플랑크톤, 동료가 되었다는 모양이다.
대충 이번 세션에서 미행을 하거나 하는 식으로 캐리했다는 모양.
아마 마스터가 플랑크톤 잡히는 걸 보고 일련의 해탈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난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적 시대 영국 해군의 수병 징집법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뭐, 그래서, 내가 이런 걸 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게 좋은 게 아닐까... 싶다는 이야기.
그리고 플랑크톤.
기승전 플랑크톤
사랑해 플랑크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