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어설픈 기억을 짜맟춰 재구성하고 지인들의 제보로 재구성된 썰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약간의 씹덕 지식이 거의 없거나, 그리고 기존의 글들을 읽어보신 분들이 아니라면 이해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새벽, 많은 이들이 정신줄을 놓게 되는 시간대이다.

정상적이고 예의바른 이도 새벽이 되면 섹스를 외치는 섹무새가 되고, 빨간책을 사랑하던 댄저씨도 로그호라 갓룰을 외치게 되는 시간.

이번 이야기는 매 시간을 새벽처럼 살아가던, 알코올과 분노에 쩔어있던 '심영'의 이야기다.




상! 시! 스! 바!!




늘 정신이 나가있던 심영은 상시플에서 수많은 미친 짓들을 저질렀다.

그는 마스터로써 남들이 하지 않는 행위들을 해댔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정신나간 서술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서술이 있다면, 그의 초창기 세션이다.

'XX스바'라고 불리던 그의 세션은, 굉장히 유쾌한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었는데, 사실 유쾌하기 보다는 WoD를 한 30번 정도 정독한 사람이 돌리는 세션 같았다.


아직 심영이 뉴비이던 시절(사실 ORPG 뉴비라서 학번 세탁을 한 취급이었지만), 그는 가볍게 의뢰를 받아 숲에 가는 세션을 열었다.

상시플스러운 평범함으로, 그는 곰 한마리를 적으로 냈다. 

다만 그 곰은 이름이 '카리스마 대빵 큰 곰'이었고, 곰이 앞발바닥을 들어 인사하는 사진이 토큰이었다.

묘하게 웃음이 나오는 분위기에서, 세션은 진행되었고... 드디어 곰이 PC들에게 쓰러지는 순간이 왔다.

하지만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이 자작룰에는 TP라는, 판정을 할 때마다 쌓이는 일종의 피로도가 있었는데... 이것의 스택이 가득차면서 발생하는 데미지에 곰이 죽어버린 것이다.

그는 잠시 이 상황을 어찌 묘사할지 고민하더니...




곰이 뒤에 있던 PC를 때리기 위해 몸을 돌리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져 죽어버렸다고 서술했다.




내가 본 괴물의 죽음 중 가장 멍청한 죽음이었다.

저기서 끝냈다면 단지 유쾌한 병신으로 끝났겠지만, 하필 당시 시기는 2017년 3월 경. 

그래, 동물과 관련된 모 애니메이션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저 정신나간 서술에 이어, 그는 다시금 한 문장을 이었다.




천천히 흐려저가는 곰의 시야,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와이- 너는 허리꺽기를 잘하는 프렌즈구나~"라는 소리를 들으며 곰은 의식을 잃습니다. 




와이- 타노시---는 개뿔. 

실로 정신나간 서술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는 미친짓거리를 저기에서 끝내지 않았다.

의뢰를 마친 플레이어들이 보수를 받고 돌아가는 길, 그는 플레이어 전원에게 갑작스레 판정을 요구했다.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판정을 한 플레이어들. 결과는 실패. 그리고....








갑작스레 라얼터가 등장해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갔다!!






콜라보레이션! 와우!

채팅창에 욕설이 난무했고, 만족한 것은 심영과 라얼터 뿐이었다.

다행히도, 후에 심영은 자신의 그 행위를 뉘우치고는 라얼터를 처벌하는 세션을 열었다.


그리고, 그것이 전설의 '너도나도 라얼터'였다.




오알 좇망겜~ 컨텐츠가 부족하네~




분명 그가 정신나간 이였던 것은 맞지만, 그의 세션들은 그보다 더욱 정신이 나가있었다.

앞서 서술했던 돌고래 사건들, 라얼터의 축제 사건과 다음 편에 다룰 기습키스 사건은 모두 그의 세션에서 일어났다.

그의 세션에서 다이스 운만으로 필살기 이외의 모든 판정에 실패하는 마법사가 탄생했으며, 냉동연어를 무기로 휘두르는 야만인이 날뛰었고, 기를 모으는 대머리 동양인이 돌아다녔다.

캐릭터들만으로도 혼란스러운 세션이었지만, 심영의 도전정신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수많은 컨텐츠들은 혼란을 더욱 가속시켰다. 어느 정도였나하면, 그의 세션은 마치 리니지 1과 던전 앤 파이터를 섞어 놓은 듯한 물건이었다.

아이템을 랜덤한 확률로 강화시켜주는 마법의 도구가 있었으며, 돈을 걸 수 있는 경마 시스템이 존재했으며, 심심하면 도박판이 벌어졌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 자신도 가챠의 노예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상시플에는 '가챠'시스템이 존재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사라졌지만, 가챠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낮은 확률로 좋은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이템이 심영의 물욕센서를 자극했다.

그는 마치 메이지 플 후기를 기다리는 마게빌런과도 같이, 미친듯이 가챠에 꼴아박았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던 그의 가챠는 몇달간 모은 돈을 모두 가챠에 꼴아박고 ㅍ폭사한 다음, 리드마스터에게 현질 되냐고 묻던 모습이다.




비행 팬티




심영은 상시플에서 특이한 효과를 가진 마법 아이템을 상당히 많이 만들고는 했다.

참격이 나가는 마법검-심지어 진명해방 기능도 있었다-과 마탄을 쏘아내는 총, 주인의 손으로 돌아오는 나이프등 어딘가 익숙한 아이템들이 그의 손에 만들어졌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정신나간 물건을 꼽자면, 나는 하나의 나침반을 꼽겠다.


심영은 종종 축제세션을 열어 딱히 시나리오 없이 그저 웃고 떠드는 세션을 즐겼는데, 그 중에는 온갖 기이한 것들을 파는 상점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느 날 한 플레이어가 큰 돈을 가져와서는, 그에게 정말 쓰잘데기 없지만 재미있는 물건-VtM이나 메이지 룰북같은 수준의-을 요구했다.

잠시 고민을 시작하던 심영은,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모두가 묘한 기대감에 휩싸였다. 대체 이번에는 그가 어떤 정신나간 생각을 했을지 두근거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천천히 상자가 열리고....


핀으로 꼽힌 여성의 팬티가 드러났다.


이해불가. 

누구도 그게 뭐하는 물건인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천천히 심영이 서술을 시작했다.




상자를 열면, 팬티가 어딘가로 날아가려는듯 움찔거리지만, 핀에 꼽혀 그저 어딘가를 가르키는 듯 보일뿐입니다.

마치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려는듯...




처음에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누군가가 한가지 사실을 눈치챘다.

그래, 그것은 바로...












이제는 죽은 라얼터의 시체를 향해 날아가려는 팬티였다.






상상 이상의 물건이었다. 

너무나도, 정신나가버린, 차마 형언할 수 없는 광기.

얼마나 충격이었던걸까. 그것을 산 플레이어는 조용히 자러가겠다는 말만 하고는 롤 20을 꺼버렸다.

그 때를 생각하면, 심영과 그 플레이어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굉장히 호기심이 간다. 










ㅂㄱㅂㅈ이신 그 분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