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오늘은 알톡넷에 못 쓸 이야기를 하자. 사실 전에 했던 이야기들 맞다.
콩고 플레이키트의 추억
2012년에 킥스타터를 진행한 트레물루스는 PbtA(Powered by the Apocalypse), 그러니까 AWE 기반의
크툴루 신화물임. 근데 여기서 킥스타터 진행 도중 일정액 달성 보상으로 '콩고' 플레이 세팅 키트를 준다고
그랬는데... 이게 인종차별주의적이니 어쩌니 하면서 까이면서 결국 극지 탐험 플레이 세팅 키트로 대체됨.
그럼 어디가 문제였나 보자.
[저희는 이제 작고 음산한 에본 에이브스(Ebon Eaves) 마을에서 눈을 떼고 콩고 플레이세트와 함께 기이하고
이국적인 땅을 살펴보려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캐릭터들이 어둠의 심연(The heart of
darkness, 조셉 콘래드의 콩고 배경 소설 제목이다)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틀을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탐험대장(Captain), 안내인(The Guide), 야생인(The Wild Man) 의 세 플레이북들이
같이 제공됩니다.]
어 그렇다. 이게 문제였다고 한다.
["콩고"라는 말을 듣는 순간 빨간 기를 들어올렸으니까 환불하겠음]
[아, 콩고는 이국적인 걸로 가득하니까 다른 곳에 가서 원시적이고 이국적인 걸 경험하고 당당하게 산업화된
모국으로 돌아온다 이거시구만, 타잔하고 말야.]
[이건 말해야겠는데, 진짜 정말 확실히 이 플레이세트는 쿨하지 않아. 그리고 우리를 안심시키려는 너희의
업데이트나 덧글도 안 쿨해. 누군가의 집을 빼앗고는 "사람들이 거기 없는 것처럼 행동해. 그럼 멋진 장소만
남아. 그러니 괜찮은 거야"라니... 아냐 안 괜찮아. 나는 이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래.]
저 멘트 및 설명글로 이런 덧글들이 킥스타터에 달리면서 제작진은 결국 콩고 플레이세트를 뺐다. 간단히
말해서 고객들의 니즈에 충실하게 대응한 것이다. 다만 이게 조금 묘한 것은 원작에서 콩고는 아프리카가
언급된 몇 안 되는 사례로서 적잖은 의미를 가지고, 이미 수 년 전에 나왔던 물건인 크툴루의 자취에서도
당시 벨기에령이던 콩고에 대한 배경 언급이 나왔었고 뭐 하여간 크툴루물이라면 한 번쯤은 언급 같은 걸
하는 지역이었음. 지금도 그렇고. 예를 들어서 크툴루의 부름 7판 서플먼트인 펄프 크툴루에서는 원작에
나온 이 지역 생물인 흰 유인원(White Ape) 거주지를 저 동네 세계관의 사냥꾼 집단이 습격해서 죽이고
잡아먹었단 언급과 관련 짤방이 나옴. 다시 말하지만 7판이야.
근데 여기서는 짤렸다. 뭐 극지 탐험도 사실 괜찮은 크툴루 신화의 배경이니 그러려니 하는 사람도 있지만
확실히 아쉬웠고, 그래서 콩고 플레이세트를 받길 원하던 사람들과 이 결정에 대해 환영하던 사람들 간에
덧글로 약간의 언쟁도 오가고 그랬었음.
어둠으로 가는 문
요거는 인종차별과는 좀 다른 이야기. 내가 찾았다. 작년에 CoC를 내는 출판사에서는 요런 트윗을 올렸었음.
https://twitter.com/cympub/status/923749057083744256 근데 원문은 이럼.
보다시피 Unsafe Sex가 '바다괴물'로 바뀌어 있음. 물론 내 생각엔 출판사가 주 고객을 '그쪽'으로 잡은 이상
'그쪽'의 심기를 거스를 지 모르는 내용을 굳이 적고 싶지 않았을 거라 생각함. 물의를 빚는 일러스트레이터나
성우 교체하는 거하고 어떻게 본다면 비슷한 거잖아? 그리고 나는 전자의 행동에 동의하니 초여명의 편집에도
동의하기로 했음. 다만 니알랏토텝의 가면들 신판이 나오면 그것도 낼 거 같은데, 거기에 판본은 달라져도 쭉
나왔었던 대량 학살 장면이나 "편하게 세계를 구하는 방법은 민간인 여성을 죽이는 것입니다" 같은 부분들을
어떻게 편집할 것인지가 궁금해짐. 짝짝짝
참고로 예전에 나온 물건 중에는 딥 원들이 최면술으로 사람들을 유인해 와서 근거지에 가두어 두고 겁탈 및
인체실험 등을 저지르다가 식재료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것도 있었음. 이런 거 소문나면 CoC도 여혐게임이
되려나?
이게 어디서 약을 팔어. 러브크래프트 자체가 혐성을 담아 소설을 쓴 거 누구보다 잘 아는 주제에.
그렇긴 한데 그런 혐성이 흑인이면 몰라도 콩고라는 소재하고는 사실 거리가 좀 있거든. 예를 들어서 콩고 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콩고 지역(Regnum Congo)이라는 책은 사실 러브크래프트의 창작 같은 게 아니라 실제 서적이고, 정작 거기 나오는 식인종은 백인으로 나와....
러브크래프트 인종차별주의자인거야 어제오늘 밝혀진 사실도 아니고
나믿초믿. 정 원문 번역이 힘들면 주석을 달아서 해결하지 않을까도 싶음. 초여명 책 중에 역자주 달린건 기억이 안나긴 한데...
난 기본적으로 제작자 쪽에는 옳고그름에 대한 판단 기준이 있고 그걸 지키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하지만 한국의 웹 분위기는 (세력을 막론하고) 무조건 유저가 원하는 대로 맞춰야 한다는 게 보통이잖아. 결국 강 서로 목조르기 하고 세력 싸움 하는 거지...
지뢰밭인건가
콩고가 무대인거 자체가 불편할 정도면 러브크래프트 소설 읽을거 몇개나 남지 싶은데 크툴루를 어캐하는거지
그럼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 않을 수 있는 와칸다로 하자
콩고건은 좀 과민 반응한 느낌도 든다. 결국 소재고 어떻게 다루냐인데
외계로부터 떨어져 온 운석으로 인해 주변 생태가 변하고 그 산물로 폐쇄적인 초과학 문명을 쌓은 국가 와칸다라니 이거 완전 크툴루 아니냐...
서던 리치 Ver.초과학
pc하기로 유명한 오닉스 패스 포럼에 식민 시절 콩고 다룬 자작 다크 에라 올라왔는데 아무도 뭐라 안하던데
자작이면 아무도 안 봤을 가능성이...?
식민지 조선을 배경으로 하면서 일본의 악행에 대해 언급이 없는 외국 오락소설은 좀 문제가 있다고 우리가 느끼지 않을까
/성그로 그거 제법 많이 본 거임.
물론 문화적 극좌+pc 극렬 옹호자는 절대 다수가 백인이라는 통계, 그리고 아프리카인들이 저거에 관심 가질 여지를 생각해보면 왜 쟤네들이 그러는가는 이해하기 좀 어렵군. 자기 일도 아닌데.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트레물루스의 플레이키트는 피아스코 플레이키트 마냥 다양한 선택지를 미리 준비하고 질문지 줘서 그 답 조합에 따라서 선택지가 결정되어 플레이 세팅의 상황을 플레이어들이 고르는 물건이야.... 근데 저거는 실제로 낸다고 발표만 난 뒤에 반발로 취소된 거임.
심술보가 맞다
아니 제목부터 심술보랬으니까 당연히 맞잖아?
결국 자국민이 직접적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같은데. 위 댓글처럼 서양에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제수탈만행을 쏙빼놓고 서플내면 한국에서 욕할사람 많을거임. 마찬가지로 서구 코카시안이 아프리카 식민수탈의 주체인데 저런거 내면 욕먹는것도 당연한 수순 아닌가?
까놓고말해서 우리한덴 서구열강의 아프리카 식민지가 남의 일이니까 덜 민감한거 아닌가싶음
콩고에서 저게 콩고를 다룬다는 말 나오기 전부터 펀딩에 참여하던 자국민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 드는데.... 그리고 애석한 이야기지만 다른 업체는 잘만 냈다니까? 카오시움만 해도 2010년에 콩고 배경 모노그래프를 냈었지.
2010년이면 pc가 지금같은 유행이 되기 전 아닐까
자국민이라 함은 콩고인을 말하는게 아니라 서구 제국주의에 부채감을 느끼는 1세계 백인들을 말하는거심.
콩고면 그 살인고릴라 원작말하는건가? 그거 잼는뎅
트레물루스는 2012년인데 2년 사이에 뭔 일이 있었더라...? 기억이 안 나는군. 그리고 그 콩고는 나도 좋아함. Ebook 넣고 다니면서 심심하면 다시 읽는 작품 중 하나.
개인적으로 보자면 '캡틴', '가이드'에가다 '와일드 맨'을 넣은게 치명타가 아니었나 하는 것...
하긴 와일드맨은 좀 그랬지. 그래서 극지에서는 저게 메카닉으로 바뀌었나 그렇긴 함. 나도 네이티브 같은 게 더 나았을 거라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