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힐+만화 드래곤헤드 느낌의 재난 도시물 플은 구상해본적이 있다.

한 도시를 배경으로 (디트로이트처럼 쇠락해가는 옛 대도시면 더 괜찮을듯. 비슷한 도시로는 강원도 삼척이 있다) 초자연적인 폭풍이 일어나서 도시가 통째로 격리되는것임.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전화나 인터넷은 부분적으로만 기능하지만 시공축이 뒤틀려서 내가 다른 도시에 사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도 통화하는 이 상대가 나랑 같은 시간대인지는 모름. 현재시점선 멀쩡히 사랑하는 아내에게 전화걸었는데 미래의 아내랑 통화가 되서 이혼하고 각자 갈길 가기로 해놓고 왜 전화하냔 이야길 듣는다던지. 심지어는 나랑 통화하는게 같은 목소리와 말투만 가진 다른 무언가일수도 있음.

도시기능은 거진 마비되고 24시간 내내 계속되는 폭풍으로 하늘은 밤낮 구분없이 우중충하고 사람을 감정적으로 혼란스럽게 해서 점점 미쳐가게 만듬. 그게 아니더라도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편집증 환자로 만들어감. 사람들 사이에선 도시의 어두운 골목들을 돌아다니며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들에 대한 뜬소문들이 오감.

이런 곳에서 도시를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pc가 된다. 각자 폭풍과 괴현상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이 있음. 어떤 놈은 외계인 침공이라 그러고 누구는 정부의 비밀실험이라함. 누군가는 악마들이 도래한 심판의 날이라고 그럴거고 누군가는 자기들은 이미 죽었고 여긴 지옥인데 스스로 죽은걸 자각 못하는거라고 믿을거임.

골때리는건 이 폭풍치는 도시에서 시공간축이 일그러지고 초자연적 현상들이 일어나면서 각자의 편집증을 강화하는 사건들이 일어난단거임. 정부의 비밀실험이라 믿는 놈 앞엔 맨인블랙이 캠코더로 피시를 몰래 찍다가 사라진다던가. 지옥이라 믿는 놈에게는 공포에 미쳐버린 도시사람들이 사교도가 되버리고 살인과 약탈을 자행하고 다니는 모습이 편견을 강화시켜주는거지.

정답은 없지만 메타적 관점으로는 여러가지 역사가 얽혀있는 곳임. 비밀 종교조직이 사교계 뒷편에 있었고, 정부요원들이 그들을 감시했던것도 사실이고 사교도들은 이런 과거와는 상관없이 공포에 짓눌리다 미쳐서 스스로 공포와 한편을 먹으면 덜 두렵겠거니 싶었던거. 하지만 이런 논리적으로 납득가능한 정보들은 단편적인 메모나 사진, 기억들로만 등장할 뿐 그 사이의 많은 공백은 각자의 상상으로 메꿀 수 밖에 없음.

플레이를 하면서, 사람들은 이 도시에 있던 비밀을 파헤치고, 위험을 피해 최종적으로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선 도시와 현실의 얇고 유동적인 막으로 겹쳐있는 움브라속의 쌍둥이 도시를 오가며 게임을 진행하게 될거임. 아까 시공간이 혼란스럽게 뒤틀려있다는게 그런 이야기임.
자신들을 죽여 제물로 바치려는 사교도들을 피해 버려진 폐건물 안으로 도망쳐 문을 겨우 닫고 돌아서보니 지저분한 먼지투성이의 빈 사무실이 아니라 도시의 전성기 무렵 잘나가던 로펌의 반짝거리는 사무실이 되어있다던가. 여기서 도시가 휘말린 소송서류등을 뒤적이며 정보를 얻고, 다시 문을 열고 나가보자 황량한 폐건물로 돌아와있는데 사교도들은 보이지 않는다던가.
아니면 기억의 메아리같은걸 볼수도 있겠지. 과거 이 호텔방에서 있었던/혹은 곧 발생할 살인사건을 목격한다던가 말임.

이걸 꼭 메이지로 할 필요는 없을거같기도 함. 범용세팅으로 짠거거든. 메이지로 한다해도 극쪼랩들일거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