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잘 탄다. 모든 업계가 다 그렇겠지만 역시 서브컬쳐 업계는 기존 고객의 니즈를 잘 충족시키거나
그러기를 포기하는 경우에는 그 변화의 결과로 새로운 고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야만 한다.
뭐 그런 다른 동네 이야기는 됐고 오늘은 헥스 크롤(Hex Crawl)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많이들 들어봤을 거라 믿는다. 요새는 좀 못 들어본 사람도 있을 거 같긴 한데, 응 사실 그래서 씀.
헥스 크롤의 원리는 간단함. 멀쩡한 지역 지도를 그리고 그것을 일정 규격 단위로 헥스로 분할함.
대개 6마일 단위를 주로 사용하고, PC들이 이 헥스를 지나갈 때 인카운터들이 뜨고 그런 식임.
근데 지도를 이미 그려놨으니 특정한 마을이 있는 헥스를 지나가다 그 마을에 들르게 되면 무조건
그 마을 전용 인카운터가 한 번쯤 터질 수 있고, 그냥 별 거 없는 숲이나 들을 지나가는 경우에는
적당한 표로 만들어 둔 무작위 인카운터들만 터지고 뭐 그런 식임.
이거는 옛날 D&D에서부터 시작되어 온 모듈이고, 특히 요상한 데 처박힌 던전 찾아 가는 도중에
몸 풀기로 이런 거 좀 하는 게 있었음. 그 전통을 이은 OSR 게임들도 당연히 이런 거 잘 다루는데
특히 불꽃 공주의 애가(Lamentation of the Flame Princess)가 카르코사(Carcosa)라든가 위에
보여준 짤의 배경인 퀘롱(Qelong)이라든가 그런 서플먼트을 이런 식으로 자주 내놓았고 조만간
하나 더 낸다는 거 같음. 참고로 저번에 소개한 시체 파먹는 세계관 제작자가 쓴다는 거 같더라.
헥스맵의 역사를 파 보면 내쉬 선생이나 뭐 미군이나 그런 요상한 이야기도 나오겠지만 그런 거는
과감하게 패스.
헥스 구성
대개 두 방식 중 하나로 배치됨.
헥스를 크게 잡고 인카운터를 두 종류로 분류하기
무작위 인카운터
산 / 숲 / 들 등 환경에 따라서 주사위를 굴려서 미리 정해진 인카운터 중 하나를 꺼내 쓴다거나
그냥 적당히 급조한다거나 뭐 그런 식으로 함.
중요 인카운터
지도상의 특별한 위치에 있는 인카운터들. 얘들은 그냥 무작위 그딴 거 없고 100% 그 자리에서
발생하고, 대개 캠페인의 주요 목표나 주적 등과 연관됨.
전 헥스에 별개 인카운터 부여하기
둘 중 더 미친 방식. 전 헥스마다 특별한 인카운터를 하나 이상 부여해 둠. 문제는 특별한 인카운터
말고도 다른 인카운터가 나와도 되고 헥스 면적상 그런 게 나오는 게 대개 정상이라는 것임.
야 이거 1헥스가 너무 좁은 거 아니야?
자, 여기 PC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맵을 구성하기 위해서 119 x 94 = 11186개의 인 게임 '셀'을
사용하며, 이 셀 하나는 가로 세로가 63야드니까 셀 하나의 면적은 약 4000평방 야드(정확히 말하면
3969 평방 야드)가 된다. 그런 게 11186개 있으니 이 게임 맵의 면적은 44397234 평방 야드가 됨.
그러니까 이걸 마일로 환산하면 14.3 평방 마일임.
근데 이런 헥스 크롤에서 쓰는 헥스, 특히 대형 헥스는 대개 "6마일" 단위로 쳐 줌. 쉽게 말해 횡단하는
최단 거리가 마주보는 변 끼리의 거리인데, 이게 6마일이고 변 하나가 대략 3.5마일이라고 봄. 그러니
1헥스는 대략 31.82 평방 마일이 나옴.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저 위의 PC게임은 대충 말하면 1헥스의
절반과 비교가 가능한 면적을 다룸. 그럼 저 PC 게임 이름이 뭐냐고? 스카이림 되시겠다. 짝짝짝.
뭐 이상한 인디 게임 생각한 거 아니지?
그래서 헥스 크롤의 장점은 비교적 적은 분량의 서플먼트로도 오래 우려먹을 수 있다는 것임. 아주 오래.
단점이야 뭐.... 그 대가로 마스터가 잘 짜여진 던전이나 어드벤처를 굴리는 것이 비해서 스스로 생각해서
할 일이 많으니 이래저래 귀찮다는 것일테고. 뭐 그런 물건임.
3줄 요약
탐험 등의 플레이를 하기 좋은 헥스맵을 쓰는 모듈.
파고들어 보면 이것저것 튀어나올 게 많다는 게 좋음.
근데 마스터가 직접 구성해야 하는 것도 많은 게 흠.
손님이 진상이면 쫓아낼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거 빼면 동의함. / 이런 스타일로 게임해 본 적도 좀 있는데 ‘미리 준비된 게 아닌’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김이 빠지다보니 결국 그런 요소를 줄이게 되더라. 반대로 너무 줄이면 아예 인터미션 -> 인카운터 -> 인터미션 ... 이 되어버려서 그것도 뭔가 맛이 안 살고...
물론 진상 손님은 쫓아낼 수도 있지... 근데 진상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게 문제인 거겠지. / 개인적으로는 헥스의 규격과 사람이 하루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고려해 하루에 몇 헥스 쯤 갈지 생각해서 인카운터 준비를 하는 식으로 진행했음
ㅇㅇ... 그래서 어떤 식이라도 좋으니 자체적인 기준과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압박하는 쪽은 보통 무조건 내 맘에 안 드니 없애라고 하기 마련이라 거기 끌려다니면 결국 시궁창이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