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어떻게 하나요?’다.
던전월드를 욕하는 룰이 아니니까 진정하고
글을 좀 더 읽도록 하자.

누가 뭐라고 말하던 간에, 작금의 RPG판에는 던전월드로 많은 플레이어가 유입된 것이 사실이고, 이들 중 몇몇은 마스터링에도 도전할 것이다.
이런 초보 마스터들이 가장 하기 쉬운 실수가 ‘여러분은 이제 어떻게 하나요?’에 마스터링을 의존하는 것이다.

이 말이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던전월드 룰북에서는 플레이어들에게 ‘이제 어떻게 하나요?’라고 물어보라고 하지 않던가?
던전월드 룰북이 잘못되었다는 뜻일까?
물론 던전월드 룰의 세부 요소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 말은 던전월드 룰북에 잘못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마스터는 난관, 즉 인카운터를 제시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리카르도가 발을 내딛은 순간, 발 밑에서 딸깍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불길한 소리에 리카르도가 고개를 들자, 천장에서 커다란 도끼날이 떨어지는군요. 피하지 않으면 크게 다칠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리카르도는 이제 어떻게 하나요?’
이 질문에서, 마스터는 플레이어에게 인카운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묻는다. 질문을 통해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고, 해결 방법을 들은 후, 알맞는 판정을 제시한다. 던전월드의 기본적인 진행 방식이다.
여기까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마스터가 인카운터를 제시하지 않고 질문을 던졌을 때이다.
‘여러분은 고갤로니아 마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어떻게 하나요?’
이 질문은 플레이어들에게 마스터링을 떠넘기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이럴 경우 보통 목적을 잃고 시시한 잡담이나 나누며 시간을 보내거나, 여관으로 가서 틀어박히게 된다. 그럼 마스터가 생각하던 수많은 인카운터는 전부 스킵당하고, 마스터는 ‘아 여관 말고 어디어딜 갔으면 이걸 보여주는건데...’ 하고 아쉬워하게 된다.

인카운터는 능동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닥쳐와야 한다.
약제상에 들렀더니 포션 재료를 수집해달라는 퀘스트를 받았다는 식의 숨겨진 인카운터는 분명 플레이에 색다른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겠지만, TRPG는 컴퓨터 게임이 아니기에 퀘스트 마커가 표시되지 않고, 그렇기에 그런 수동적인 인카운터는 필연적으로 몇 개 스킵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앞으로 마스터링을 할 때에는, 플레이어들에게 무책임하게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묻는 것은 지양하고, 플레이어들에게 확실한 목적을 부여하고, 다양한 인카운터와 변화하는 상황을 제시하도록 하자.
녹슬고 상한 갑옷을 입은 전사에게 갑옷을 보고 가지 않겠냐며 말을 거는 대장장이나, 인간 궁수가 들고 있는 엘프의 활을보고 호기심을 느껴 말을 거는 귀족은 당신의 세션과 플레이에 생동감과 재미를 부여하는 요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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