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왕국(폴린-서안 연합왕국)

정부 : 봉건 군주제(폴리네이 왕조)

수도 : 폴리온(2만 7천명)

주요 도시 : 타프 크윈(4만 5천명), 키텔리온(2만 명), 쿠르(3만 명), 샤메온(1만 6천명)

국토 : 약 76만 제곱킬로미터

인구 : 약 800만 명

설명

폴리노스의 평원을 다스리는 늑대왕을 사냥하고 늑대의 피로 세례를 하여 지배권을 인정받았다고 전해지는 지고한 폴리네이 왕조가 다스리는 서안왕국은 엘카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들 중 하나입니다. 비록 그 규모는 수백년 전 위대한 왕중왕들이 다스리던 엘카 제국의 발끝에조차 미치지 못하지만, 폴리노스의 기사들은 엘카에서 가장 용감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안왕국은 초기 패권주의 시대에 폴리노스의 왕이 서부 해안지역의 여러 상업 공동체들을 병합하면서 형성되었습니다. 서로 동맹과 반목을 반복하던 서안의 도시국가들은 폴린 왕국의 침략에 맞서 타프 크윈 공화국을 중심으로 연합하였고, 이에 폴린의 기사들을 상당히 고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전쟁은 더욱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할 수 있고 무엇보다 중무장한 기사들을 대규모로 전장에 투입할 수 있었던 폴린 왕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갔고, 결국 타프 크윈을 필두로 한 서안지방의 대표단이 제시한 청해문서가 폴린의 왕에 의해 인준됨에 따라 서안 지방은 폴린에게 병합되었습니다. 끝까지 저항하였던 샤모스 지방과 키텔로스 섬에는 기존의 세력들이 대부분 축출되고 폴린인 영주들이 봉작되었으나, 타프 크윈과 일부 도시국가들은 일찍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본래의 상인공화정을 어느정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서안왕국은 오랜 기간동안 엘카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비록 원하던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으나 마리온과 얄리온 사이의 고래전쟁에 개입하여 마리온 남부 지방의 여러 부족들을 독립시키기도 했고, 잠시동안이나마 동부 산악 지방을 점령하여 지방관령을 설치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폴리노스 평원 각지의 수도원을 중심으로 전개된 순결운동을 지원하여 지도층들이 서방 순결파로 개종하였다는 것입니다. 서방 순결파는 엘카의 전통신앙인 창조교의 이단으로, 처음에는 그저 일부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종교 운동이었으나, 점점 그 운동이 과격화되어 결국 정통 창조교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성직자의 세속 재산 소유 금지, 세속 관여 금지 등을 주장하는 극단적인 반세속주의 교파로 거듭났습니다. 서안왕국의 귀족들은 이 운동을 지원하여 기존에 강력했던 성직자 세력들을 약화시키고자 하였고, 그 결과 탈리온 왕국(훗날 엘카 제국을 건설하는)을 필두로 한 여러 국가들과 맞서 대성전을 벌였습니다.

대성전에 승리하여 폴린 왕국은 엘카 서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서부 해안의 상인들과 엘카계 삼림 부족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서방개척운동을 지원하여 남서부 펠론 지방의 습지대에 여러 거점들을 건설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성기도 잠시, 탈리온에 연달아 명군들이 즉위하고 새롭게 성립된 순결파 성직자 세력들과 귀족들간의 이권다툼, 그리고 기존의 성직자들을 몰아내고 지나치게 강력해진 귀족들의 왕권 견제로 인해 폴린 왕국은 결국 자신의 아버지를 독살하고 왕위에 오른 벨린 3세의 맹공으로 인해 수세에 몰립니다. 그리고 폴리네이 가문의 남자들이 연달아 전쟁터에서 벨린 대왕에 의해 참살되고, 가까스로 엘카 최서단의 키텔로스 섬으로 도주하여 허겁지겁 대관식을 치른 소녀왕 테루 1세조차 결국 신하들에게 배신당해 벨린 대왕에게 넘겨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수백년간 서안왕국은 탈리온 왕국을 침략하고 탈리오네이 왕조에게 모욕을 주었기 때문에, 탈리온의 귀족들은 벨린 대왕에게 소녀왕과 그 남동생을 살해하고 폴리네이 왕조의 혈통을 끊어버리라고 요구합니다. 그 과정에서 작은 의견충돌이 있었으나, 그것은 소녀왕의 목을 자를지 아니면 목을 매달지에 대해 논하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벨린 대왕은 소녀왕을 살려주는 대신 평생동안 키텔리온의 작은 감옥탑에 갇혀지낼 것을 명령합니다. 소녀왕의 남동생이었던 로이스 왕자는 결혼을 하고 자식을 가질 것이 허용되었지만, 소녀왕은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탑에서 나올 수 없었습니다. 식사는 하루에 세 번 하녀들이 전달했고, 이틀에 한 시간동안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탈리오네이 왕조의 연대기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유희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폴리노스와 서안 지방의 여러 이야기꾼들은 탈리온인들의 귀를 피해 남몰래 소녀왕의 슬픈 운명에 대해 노래했고 벨린 대왕을 저주하였으나, 결국 소녀왕은 스물 셋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서 자살하고 맙니다. 이렇게 폴리네이 왕조에게 잔인한 운명을 선사하였던 탈리오네이 왕조의 엘카 제국 역시 북방의 그 위대한 툴란 대왕에 의해 멸망하였고, 로이스 왕자의 후손들은 다시 폴린인 귀족들과 순결파 사제들의 힘을 얻어 서안왕국을 재건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도시국가들이 반란을 일으켰지만, 제국의 멸망이라는 그 혼란스러운 시대의 광풍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간단하게 진압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위대한 엘카 제국도, 그 위대한 엘카 제국을 멸망시키고 더욱 더 위대해지려 했던 신월제국도 모두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그저 그 제국들의 마지막 파편들만이 남아 옛 제국의 영광을 부르짖는 지금, 서안 왕국은 지난 수천년간 누려왔던 서방의 패권을 다시금 되찾으려 합니다. 폴리온의 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삼림의 기사들을 앞세운 채, 서안 왕국의 상인들은 끊임없이 펠론의 늪지대로 진출하여 정기시와 교역거점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한편, 폴리온의 궁정에서는 지난 수백년 간 싸워왔던 마리온 공화국의 내부 암투에 대한 문제로 각지의 대귀족들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습니다. 과연 새로이 여행을 떠나는 모험가들은 이 지고한 기사들의 땅에서 어떤 행운을 찾게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