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ingle Moment 리뷰를 쓸 생각이었는데 최근 이런저런 일 때문에 못 쓰고 있군. 하지만 Summerland를 받았으니 다음 리뷰는 이거다.


이번에는 리뷰에 앞서 간단한 설정 소개해봄.


Summerland는 소위 '치유계' RPG야. 세계관부터 흥미로움. 여기서 세계는 21세기 어느 날 'the Event'라는 사건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파멸을 맞는다. 자고 일어났더니 고대의 숲이 세상을 뒤덮고 있었고, 점점 불어나서 모든 도시를 휘감았거든. 게다가 숲만 생긴 게 아니야. 숲에는 기묘하고 교활한 야수들이 배회하고, 가장 치명적인 'the Call'이라는 현상까지 발생했지.


'the Call'은 숲이 부르는 사이렌의 노래야. 숲에서 최면에 빠뜨리는 은은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이 노래를 들은 사람은 홀려서 숲으로 들어가게 돼. 그렇게 숲에 들어간 사람 중 다시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 이 노래는 정신력이 약한 사람에게 더욱 쉽게 통하는데, 게임 시작 시점에서는 이미 전세계 인구 80%가 'the Call'로 사망했다네.


하지만 'the Call'을 아예 못 막는 건 아니야. 사람들 사이의 유대로 막을 수 있어. 서로에 대한 감정적 결속과 유대가 강하고, 서로 강한 기억을 공유하면 'the Call'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숲이 자라지 않는 곳에 작은 자급자족적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생존을 위한 필사적 친목질을 하며 지내. 뭐, 그래도 숲에 들어갈 엄두는 못내지.


그런데 여기에 숲에 들어갈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어. 바로 'Drifters'라는 이들이야. 이들은 'the Call'에 영향을 거의 안 받는데, 이들이 사이렌 노래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일반인들과는 조금 달라. 'Drifters'는 엄청난 트라우마와 고통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야. 과거의 상처에 대한 기억이 워낙 강하다 보니, 정서적 상처가 이들이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닻이 되어주는 셈이야.


'Drifters'는 대개 한 커뮤니티에 오래 정착해 있지 못해. 정서적 상처가 크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쉽게 녹아들지 못하고 고립되거든. 그래서 이들은 자기들끼리 어색한 그룹을 이루어 방랑하며 살아가. 주로 숲을 탐험하고, 옛 도시의 폐허에서 유물을 회수하고, 먼 지역의 소식을 다른 지역으로 전해주며, 커뮤니티와 커뮤니티를 전전하지.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Drifter'가 돼. 그리고 숲을 모험하고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모험을 통해 자기 내면의 상처를 조금씩 완화하게 되지. 이는 게임 내에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라는 패러미터로 표현되는데, 이게 다 깎이면 과거와 화해하고 커뮤니티에 정착할 수 있는 보통 사람이 된다더군. 물론 오히려 더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