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던전월드의 GM에게 물었다.

"던전월드 마스터를 잘 보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접근전을 준비 하십시오."

GM은 차분하게 답했고, 청년은 오랫동안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청년은 어느덧 한 사람의 몫을 해내는 GM이 되었다. 하지만 청년은 여전히 지금은 이미 사라진 GM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말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던 그에게 한 플레이어가 다가와 물었다.

"전사는 다른 직업에 비해 지나치게 강력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청년은 그 오래된 논쟁에 굳이 깊게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하지만 질문을 한 플레이어는 교묘하게 돌려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직업들은 전사에 비해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일까요?"

"그것은 접근전 액션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접근전 액션이 최고의 액션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던전월드의 모든 이야기가 목적 없는 파괴로 이뤄지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과는 다르게 접근전 액션은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액션입니다. 효과를 강화할 조건이 많기 때문입니까?"

"접근전 액션은 자신도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건이 좋은 액션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높은 피해는 그에 대한 합리적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자는 드디어 궁지에 몰았다는 표정을 짓고는 되물어왔다.

"마치 다른 액션들은 합리적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낮다는 말씀처럼 들리는 군요. 상황 파악 액션은 어떻습니까? 지식 더듬기 액션은요? 협상 액션은 또 어떻습니까?"

뱀의 이빨만큼이나 날카로운 질문에 청년은 당황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평정심을 되찾고 모든 것들의 답을 알아낼 수 있었다. 예전의 그 GM이 말 해주었던 조언의 진정한 뜻과, 질문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다른 액션들도 충분히 합리적인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 말씀은 제 질문에 대한 답이 되지 못하는 것 같군요…."

"계속 들어 보십시오. 일전에 전사가 강력한 직업이라고 말씀하셨지요. 그 이유는 접근전 액션 때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접근전 액션이 강력한 액션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은 숨을 고르고, 무엇보다 또렷한 눈빛으로 플레이어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이유가 궁금하십니까? 간단합니다. 접근전 액션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주사위 몇 번의 굴림으로 충분합니다. 그것만으로 플레이어는 결과가 합리적이라 판단하며 납득합니다. 하지만 상황 파악 액션과 지식 더듬기 액션은 그렇지 않습니다. 플레이어가 합리적인 결과라고 납득하기 위해서는 네 줄, 혹은 그 이상의 서술과 묘사가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 해 보십시오. 때가 된다면 마스터들은 시간에 쫒기던지 스스로의 실력과 노력이 부족하던지 점차적으로 상황 파악 액션과 지식 더듬기 액션에 서술과 묘사를 투자하는 빈도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캐릭터에게 지식, 지혜, 매력을 투자한 플레이어들의 불만족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접근전 액션은 적은 투자로도 손쉽게 플레이어들의 만족을 이끌어냅니다. 세션을 통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플레이어와, 그 플레이어를 쉽게 만족시키고 싶은 마스터들이 자연스럽게 뭘 선택하게 될지는 결말이 아주 뻔한 이야기 입니다. 이제 대답이 되셨습니까?"

"그렇다면 여태껏 이야기 된 모든 문제들의 원인이 전부 던전월드 마스터들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아니. 그냥 던월이 똥룰이어서 그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