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풍 중세 판타지 세계관 답습 및 D&D 풍 마법과 몬스터 차용은 퓨처워커가 마지막이었다고 10년 넘게 생각해왔는데 최근 폴라리스 랩소디를 다시 읽어봄.


읽어본 갤럼들은 알겠지만, 폴랩의 주인공인 키 드레이번은 '복수'라는 명검을 갖고 있다. 작중 설정 상 마법사들은 세계 전체에 퍼져 있는 마력의 흐름을 지배해서(이걸 마력장이라고 부름)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임. 바위를 자신이 지배하는 마력으로 감싸서 집어 던진다는 식으로ㅇㅇ 그래서 마법사끼리의 대결은 순간적으로 얼마나 자신이 넓은 범위의 마력장을 지배할 수 있냐에 따라서 대체로 승부가 갈리고, 마법사끼리는 각자가 지배하는 마력장의 범위를 자발적으로 좁히는 게 일종의 예의이자 자기과시("나는 내가 지배하는 마력장 범위 내에 너를 집어넣지 않을 거임"+"나는 이 정도로 디테일하게 마력을 조종할 수 있다능")라는 설정. 그런데 이 복수라는 검은, 자체적으로 주변에 있는 마력을 극도로 희박하게 만듦(작중에선 마력장을 축소시킨다고 표현). 그래서 복수와 복수의 소지자에게는 마법으로 위해를 가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복수를 휘두르면 온갖 종류의 마법적 효과나 방어를 베어내는 효과가 있다고 묘사된다. 다만 직접적인 마법 공격 같은 건 안 통하고, 마법적인 방어도 무시하고 썰 수 있는 대신 마법을 통해 불러낸 자연적 효과는 막아주지 못하고(마법으로 강풍을 불러내서 복수의 소지자를 후려갈기면 날라간다는 식)  


읽으면서 이거 어디선가 많이 본 묘사 같다... 고 생각했었는데, 누가 발더스 게이트 하다가 홀리 어벤저 먹었다는 썰이 보임. 그거 보는 순간 AD&D 시절 홀리 어벤저 스펙이 생각났다.     


'검, +5 홀리 어벤저:팰러딘을 제외한 어떤 캐릭터의 손에서건, 이 성검은 오직 +2 검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팰러딘의 손에서 그것은 5피트 범위의 50% 마법 저항을 펼치며 5피트 범위 내에 팰러딘의 레벨과 같은 수준의 디스펠 매직 효과가 있다. 또한 혼돈 악 성향 적에게 +10 보너스 피해가 있다.'


'복수'라는 이름도 그렇고, 이영도가 여기에서 따왔구나 싶어서 좀 피식했다. D&D에서 홀리 어벤저는 전통적으로 성검인데 소설에서는 마검에 가깝게 묘사된다는 것, 그러면서도 주인공은 이걸로 악마를 족쳤다는 것 등이 떠올라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