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서 몇 번 한 얘기고 니컬도 한 얘기지만,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임. 플레이어가 캐릭터 만들 때 한 인간으로서의 면들은 도외시하고 패러다임에만 집착하거나, 반대로 패러다임을 무시하고 자기 좆대로 만들거나. 둘 다 병신 같은 결과에 도달함.
1. 사실 난 '캐릭터'가 아니라 '아바타'를 만들었다
우선 전자는 앞에서도 몇 번 얘기했으니까 간단히 얘기함. 대개 메이지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쿨간지 쩌는 Magick으로 현실을 바꾸는 거야. 그리고 이 Magick을 쓸 때는 패러다임이 필요하지! 그래서 최대한 그럴 듯한 패러다임을 짜는 데만 집중하고, 그 패러다임이 캐릭터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어떻게 실천하는지 등은 하나도 생각을 안 해.
캐릭터는 마법사기 이전에 한 사람이야. 당연히 일상이 있고 가족과 친구가 있어. 그런데 많은 플레이어는 얘가 대체 어떻게 돈을 버는지, 관리비를 내는지, 가족하고 어떻게 지내며, 친구들은 누가 있는지 생각하지 않아. 이들은 패러다임과, 게임 세계 내에서 자기가 원하는대로 마법을 써줄 인형을 만든 거지, 그 세계에 있을 법한 인물을 만든 게 아니야.
캐릭터를 이따위로 만드니까 제대로 플레이가 굴러갈리가 없지. 이런 사람 없을 거 같지? 하지만 아주 많다. 플레이의 목적이 '마법사의 드라마 만들기'가 아니고 '마스터가 제시하는 상황을 나의 쩌는 기지와 쿨한 마법으로 돌파하기'가 목적인 사람이 대단히 많지. 그러니까 캐릭터를 자체적인 인성과 목적과 동기를 가진 인물로 만들지 않고, 아예 자기가 탑승해서 조종하는 아바타 쯤으로 여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말이야.
2. 패러다임 이해 못하겠으니 버린다
그렇다고 패러다임을 완전히 버리는 것도 병신 같은 짓이다. 메이지는 단순히 '믿음'으로 현실을 바꾸는 애들이 아니다. '사상'의 힘으로 현실을 바꾸는 거지. 정확히 말하면 '사상'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의지'의 힘에 형태와 방향성을 부여해준다. 메이지는 어떤 체계화된 사상을 믿고, 그 옳다고 믿는 사상에 따라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한 게임임.
근데 전통 있고 체계 잡힌 사상을 빼버린다고 해보자. 얘가 무엇가를 어떤 계기로, 왜 믿고, 어떻게 실천하는지 어떻게 설명할 거지? 여기서 아주 궁색해진다. 그 순간 플레이어는 독창적이면서도 나름 합리적인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마법을 쓸 수 있는 실천지까지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어지간한 사람은 그런 거 못해. 오펀 한답시고 자기 독자 패러다임 짜온 사람 중 팀원 제대로 이해시키는 사람 거의 못 봤다.
실제 예를 들어볼까? 예전에 어떤 미친놈은 마법 쓰면서 패러다임 설명할 때 '저는 세상 모든 사람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요. 그를 이해해서 Mind 3으로 그 사람 뜻을 꺾고 제 말을 따르게 해요'라고 했다. 아니 시발 니가 이해하는 거랑 그 사람 의지가 굴복되는 거랑 대체 무슨 상관이냐 싶다. 하지만 그놈은 그 말만 반복했고, 마스터는 물론이고 다른 플레이어도 대체 얘가 무슨 마법을 어떻게 쓰겠다는 건지 끝내 이해 못했다. 이 사태가 계속 되며 결국 캠페인은 터지고 말았다.
결국 패러다임을 버리는 건 가장 전통 있고 체계 잡힌 사상을 (이유야 뭐든 간에) 버린다는 뜻이고, 이는 특정 사상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과 동의를 바탕으로 한 메이지 플레이를 힘들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궁색한 말장난으로 초능력 쓰는 이능력자물이 되지 메이지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된다. 그럴 거면 차라리 에버런트를 하든, 뮤턴트 앤 마스터마인드를 하든, 겁스를 하든 하는 게 낫지.
3. 그러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제 니컬도 잠깐 말했고, 로키도 예전에 말했고, 카잣도 오래 전에 말했지만, 중요하니까 나도 한 번 더하겠다.
패러다임과 한 인간으로서의 캐릭터를 조화시켜야 한다.
와 참 좆같은 말이다. 근데 어쩌겠니. 메이지를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다.
밥 먹고 살고, 샤워도 하고, 똥도 싸고, 직장 생활에, 가족과 친구와 애인도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근데 사실 얘는 마법사 비밀결사 조직원이다. 어떤 사연과 계기가 있어서, 세상 이면에 신비한 힘이 존재하고, 그 원리를 이해하면 현실을 바꿀 수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실제로 실천도 한다. 그는 이 세상이 잘못됐고, 올바른 상태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물론 그에 맞는 합리적인 동기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상을 이따위로 만든, 혹은 더 좆같은 상태로 바꾸려는 다른 비밀결사들과 싸워야 한다. 혹시 인그레스라는 AR게임 아냐? 그거랑 비슷함.
하지만 일루미나티 파워게임 같이 전국구급으로 노는 건 조직위에서 할 일이고, 내가 할 일은 우리 동네에서 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다. 열심히 싸이킥 테라피스트 센터나 오컬트 클럽 홍보하고, 틈틈이 정보수집하고, 뭔가 중요한 일 포착되면 동네 비밀결사단원들 회동해서 야밤에 사보타주도 가고, 리츄얼도 하고 그러는 거지. 어센션 워라는 건 찌라시 뿌리고 소문 퍼뜨리고 신제품 출시하는 mundane한 부분에서 진행된다.
그럼 마법은 언제 쓰냐고? 뭐 밥 먹고 문 열고 똥 쌀 때도 마법 쓸 줄 알았냐. Magick은 특별한 거야. 아직 이 세계에서 '정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힘을 투사해서, 말 그대로 현실을 강제로 뒤틀고 조작하는 거라고. 당연히 문제가 있을 때 쓰는 거지. 특히 Coincidental Magick 이후부터는 패러독스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쓰지 않는다. 잘못 쓰면 Quiet로 영구적으로 병신이 될 수도 있다고.
여기까지 들었으면 메이지가 상상과는 좀 다른 물건이라는 걸 깨달았으리라고 본다. 물론 하다 보면 막 다른 움브라도 건너가고, 이계의 존재들과 만나고,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모험도 할 수 있지만, 그것만 하는 건 아니다. 차라리 드레스덴 파일즈랑 비슷하다고 생각해라.
아니 뭐 이렇게 애들 명치를 세게 때림....
하긴 룰북에도 메이지애들도 사람이라, 직장다니고,수면자들과 놀고 그러지, 해리포터마냥 그들만의 사회가 따로형성되서 그안에서만 산다고 되진않더라....이래서 직장해결되고 수면자사회에서 살필요없는 테키를 해야되는건가..
모든 사람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으니 대상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면 대상도 나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곧 대상과 나의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 사상을 일체화시켜 나의 꼭두각시로 만들겠어요. 포커스는 술입니다.
회의실에서 마라톤 회의를 합니다. 방향제 분무기에 설치해 둔 약초향수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숨겨둔 주술 패턴이, 12시간동안 지속된 회의로 저하된 체력과 과다섭취한 카페인으로 각성 상태를 유도하고, 이에 따라 그들은 백일몽 속에서 계시를 받은 듯 상황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될 거예요. <- 이 정도면 드림스피커 마법 쓸 수 있나요?
상대에게 진정으로 공감해 마음의 경계를 허물었으면, 상대의 의지를 꺾는 게 아니라 나도 어느 정도 상대에게 동화됐어야겠지.
드림스피커의 근간은 애니미즘이고, 영적 존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마법을 쓰는 거임. 근데 그런 게 하나도 없으니까 당연히 안 됨.
큿. 담배 피는 걸로는 안 되는군.
차라리 오더 오브 헤르메스나 컬트 오브 엑스터시라면 비슷하게 될 텐데?
그런데 셀레스철 코러스나 드림스피커 같은 마법 기원을 다른 개체에 두는 애들은 좀 마법 쓰기가 편해 보이는데...
도시의 수면자 요원들의 보고를 취합분석후 몇가지 일을 시켜 추적대상들의 길을 막고 나의 길은 뚫리게 합니다,<= 이런방식으로 테키매직쓸루있나요.
그거 신호등 조작 전두환이 쓰는 마법 아닌가.
몇가지 일의 예시론 테니스공상자들을 1번가에서 12번가로 배달시킨다던가, 그중간기착지인 6번가서 상자를 저격하라고 한다던가, 일이 갑지기 많이들어왔다고 , 당장회사로 복귀하라고 한다던가
엌ㅋㅋㅋㅋㅋㅋ
가능함. 통계적 분석에 따라 특정 변수를 발생시키면, (일반인들은 이해 못하겠지만) 원하는 결과가 높은 확률로 발생한다고. 뭐, 내가 사회학이나 통계학은 잘 몰라서 구체적인 예시는 못 들어주겠네.
역시 테키가 쉬운것이다, 우리삶에 좀더 밀접해
게임에 인생을 투영하지말고 니 인생을 살어
대개 수틀리면 그렇게들 이야기하지.
취미도 우리삶의 일부다, 이악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