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걷는 자’는 계속 그래왔듯 일행보다 먼저 행동했다. 다른 이들도 각자의 태도에 맞게 따라 들어갔다. ‘달의 딸’은 바다의 감촉에 몸을 떨며 숨을 깊이 들이쉰 후 바다로 들어갔고, 그 뒤를 ‘웃는 꿈’이 따랐다. 발과 털을 바다에 적신 것은 그 둘이 마지막이었다.


‘날카로운 눈’은 까마귀의 모습으로 바다 위를 날아갔고, 바스텟, 랫킨과 누위샤는 질투어린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바다는 조금씩 깊어졌고, 가장 큰 동료의 허리와 가장 작은 동료의 목까지 물이 차올랐을 때, 그들을 향해 거대한 생물이 다가왔다.


“싸워야 할까?” ‘세계를 걷는 자’가 말했다. “‘깊은 헤엄’은 어디 갔지?”

‘빛나는 해 비늘’은 다가오는 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저건 ‘깊은 헤엄’의 상어 형태야.” 그가 말했다.

“물론 내가 ‘깊은 헤엄’이지.” 로키아가 대답했다. “내 등에 타거나, 비늘을 꼭 붙잡아.” 그가 말했다. “바다를 건널 때까지 태워줄게.”

여행은 너무나 길었다. 한 명, 두 명씩, 육지를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걱정에 시달렸다. 마침내, 로키아와 동료들은 그들의 밑에 있는 단단한 땅을 느낄 수 있었다.

“도착했군.” ‘깊은 헤엄’이 말했다. “약속한 것은 지켰어.”

“우리 모두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 ‘세계를 걷는 자’가 말했다. “원한다면 같이 가자.”

“나는 너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그 보물을 꼭 보고 싶어.” ‘깊은 헤엄’이 말했다.


몸을 말린 후, 일행은 여행을 계속 했다. 풍경이 다시 변하기 시작했고, 바다를 건너기 전과 별 차이는 없었다. 또 다시 평야, 숲, 사막 혹은 늪을 지났고 그들의 주위는 항상 많은 식물과, 동물, 바위와 강들 같은 가이아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으로 가득했다.


이 새로운 대지는 그들이 지나왔던 다른 곳과 완전히 같은 장소는 아니었다. 어느 날 한 숲에 들어갔는데, 나무들은 죄다 비틀려 죽어 있었고, 공기는 불쾌한 냄새를 풍겼다. 느리게 흐르는 검은 강은 죽어 있는 물고기와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로 가득했고, 강을 따라 나 있는 갈대는 역겨운 냄새를 풍겼다. 땅조차도 병들고 망가져 있었다. 분명 초록으로 가득 차 있고, 생명이 자라던 이곳은 무언가 악하고 굶주린 존재에게 침식당하고 있었다.

“이게 네가 말한 시험일까?” ‘세계를 걷는 자’가 ‘조용한 공격자’에게 물었다.


어린 뱀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렇다고 생각해. 이게 그거야.” 그가 속삭였다.

갑자기, 그들 밑에 있던 땅이 강하게 뒤틀리며 일행을 내동댕이쳤다. 거대한 균열이 대지를 두 개로 갈랐고, 일행은 깊고 어두운 구덩이로 떨어졌다.

벼락같은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려나왔다. “너희는 내 주인의 땅을 침범했다. 이제 다 죽을 줄 알아라!”

‘날카로운 눈’은 그들의 머리위에서 땅이 닫히는 것을 알았다. “우린 지금 땅 밑에 갇히고 있어.” 그는 미친 듯이 까악거렸다.

“어서, 까마귀 친구.” ‘세계를 걷는 자’가 울부짖었다. “구멍을 빠져나가서 가이아의 아이들에게 이곳에 대해 알려줘. 만약 우리가 죽는다면, 그들이 다가와 우리가 하지 않는 짓을 하고 말거야.”

코랙스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까마귀 형태로 변해 위로 날아올라갔다.

“잠깐, 방법이 있어요!” 아라카가 말하며 거대한 거미 형태로 변했다. 그녀는 재빨리 굵고 단단한 거미줄 한 다발을 뽑아내었다. “이걸 부리에 물고 가세요. 나무 같은 데다 걸어놓으면 땅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타고 올라갈 수 있어요.”

‘날카로운 눈’은 비행을 멈추고 아라카의 거미줄 밧줄을 물고 그녀의 말을 따랐다. 일행이 재빨리 타고 올라가자마자 땅이 닫혔다.

“아라카는 어딨어?” 일행의 리더로서 모두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던 ‘세계를 걷는 자’가 말했다. “나는 그녀가 먼저 올라갔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주변을 살폈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나중에라도 그녀를 위해 애도할 수 있어.” 가로우가 말했다. “여기엔 우리의 죽음을 바라는 적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맡을 수 없는 적이 말야.”

“그러면, 어떻게 물리치지?” ‘빛나는 해 비늘’은 싸울 수 있는 적을 찾으며 안달했다.

‘달의 딸’은 한 동안 신중히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약해져 있어.”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쉽게 보이지 않은 결점을 가지고 있어.”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환해졌다.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지만, 소리는 들렸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분명 느낄 수도 있고, 그건 육체도 가지고 있다는 거야.”

“들어봐, 다가온다!” ‘훔침이’가 말했다. 모두는 즉시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큰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말 큰데.” 그것의 그림자가 하늘을 어둡게 가리자 랫킨이 속삭였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림자는 있군.” 바스텟이 울부짖었다. “그렇다면 공격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