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건 프라이버시라서 별로 설명하고 싶지 않고, 당시 나는 어떤 사람의 소개로 일종의 상담 센터 같은 곳을 찾아간 적 있음.
가기 전에는 신경정신과 상담 센터 같은 걸 예상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평범한 가정집이더라. 왠 아저씨랑, 내 또래거나 약간 연하로 보이는 젊은 형씨 하나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음. 보아하니 아저씨가 스승이고, 형씨가 그 제자인 듯했어. 아저씨랑 본격적으로 상담을 하기 전에 형씨랑 좀 이야기를 나눔. 그 형씨도 rpg를 알더라고. 쨍 뱀파이어를 화제로 잠시 좋아하는 클랜 등등의 잡담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 형씨가 상담 전에 내담자랑 이런 저런 잡담을 하며 긴장을 풀거나 하는 일을 하나보구나' 싶더라고.
그 뒤에 아저씨하고 상담...을 하는데, 내가 아는 정신과적인 상담이 아닌 거야. 말하자면.... 오컬트 삘이 난달까, 나쁘게 표현하자면 사이비 종교스럽달까 그런 식의 썰을 풀더라고. 나도 일 관련해서+개인적인 흥미 차원에서 황금가지라거나 모던 매직 같은 그 쪽 바닥의 고전이나 뉴에이지 쪽 오컬트 서적 같은 거 겉핥기로 슬쩍 읽어본 적이 있거든. 워낙 옛날 일이라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그 때 속으로 '이거 사기 같은데' '돈 이야기하거나 제사 지내야 한다거나 그런 소리하면 걍 일어 나야지' 생각을 좀 했던 건 기억난다.
좀 이야기를 하다가 아저씨가 이상한 수인 같은 걸 취하면서(그래도 주문은 안 외우더라) 날 자세히 살펴보고, 바닥에 놓인 종이에 이거저거 그리고 하면서 옆에 형씨랑 아우라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에 읽은 책에, 오라 감지에 대한 게 있었어. 대상의 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생명력의 기운을 읽어서 건강 상태나 심리 상태를 읽을 수 있다(쨍 식으로 표현하자면 거머리들이 쓰는 오스펙스 디시플린처럼. 마게들이 쓰는 로트에도 그런 게 있고)는 내용이었어. 그 아저씨가 말하는 거 들으면서 '아 이 아저씨 그거 하고 있구나' 싶더라고.
나는 그런 거 믿냐고? 별로 안 믿음. 내가 그런 쪽 관련해서 검색해 보거나 책 찾아 읽거나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어디까지나 일 관련해서 자료조사 차원을 겸해 흥미 본위로 가볍게 좀 봤을 뿐이거든. 그런 책에서 나오는 수련법 같은 걸 따라해 볼 생각도 없고.
당시 그 아저씨가 "너님은 지금 엄청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두려움 이면에는 분노가 가득하다"라고 했던 게 기억남. 당시 내가 그런 감정이 있던 거 자체는 사실이었어. 하지만 진짜로 그 아저씨가 뭔가 마법 같은 능력을 갖고 있어서 내 아우라를 읽고 감정을 캐치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 정도는 그 앞에서 나와 이야기했던 내용들 가지고 충분히 추론할 수 있을 법한 사항이었거든. 왜 콜드 리딩이라고 점쟁이들이 쓰는 테크닉 있잖아? 그거의 응용일 거라고 그 때도 생각했었음.
아무튼 약간 이야기를 좀 하다가 다음 약속을 잡지 않겠냐길래 생각 좀 해보겠다고 하고 나와서 집으로 갔음. 나중에 형씨가 메일을 보내서 날짜 약속 잡아서 다시 와 볼 생각 없냐길래 그럴 필요 없을 거 같다고 거절했다.
갤이 마게갤이 된 걸 보다가 문득 기억났음. 어쩌면 그 아저씨는 사기꾼이나 망상꾼이 아니라 진짜 마게였을지도 모르지만(한국에도 그런 거 진지하게 믿고 수련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 모양이고) 깊이 얽히고 싶진 않다. ...그러고 보니 그 형씨 만약 아직도 rpg한다면 턀갤 볼 지도 모르겠네ㅋ
야레야레...카마릴라가 한국사회에 뻗은 수많은 촉수들 중 하나에 접.촉.하.고.말.다.니...
영생을 받을 기회를 걷어찼군. 피의 축복을...
부럽다
ㄴ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