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시기는 잘 기억 안나지만 2000년 전후에 플레이를 했을 거임
그러니까 대충 따져도 아마 15~20년 가까이 될 거고, 그러니까 좀, 아니 아마 틀린 부분이 있어도 양해해 주기를 부탁함



그때 내가 있던 팀은 D&D랑 겁스 위주로 하던 팀이었음
그래서 AD&D(어쩌면 3판 시작했을 수도 있는데 아마 그 전인 것 같음), 겁스 일어판+영어판 자료 섞어서 플레이하는 게 보통이었음
한창 핫했던 WoD를 해 봤는데 존나 얌전 빼는(?) 뱀파이어는 취향이 아니라서 좀 해 보다 말았고,
댕댕이는 그때 \'워울프라니 그게 뭐여\' 하고 아예 손도 안 댔었고(댕댕이는 아마 와일드 웨스트랑 리바이즈드 버전 나온 이후 손댄 듯),
메이지는 알동 같은 데 올라오는 거 보니까 설정이 재미있어 보이는데 뱀파이어 하면서 WoD 판정 시스템이 엿 같다고 생각했던 터라
손도 안 대다가 그때 마스터가 겁스 뱀파이어랑 메이지 룰북을 샀음

뱀파이어 디폴트가 300cp인가 하고 메이지가 400cp인가 하는데,
우리 팀은 그때 겁스 블랙옵스(600cp) 이런 거 하고 있던 때라서 \'어둠의 생명체 놈들 쓰레기 같이 약하네\' 이러면서
일단 메이지를 해 보기로 했던 것 같음


일단 기본적으로는 뉴욕에서 트래디션이 \'야 이대로는 테크노크라시 등살에 못 살겠다. 우리 좀 전략적으로 합심해 보자\' 해서
의도적으로 기동타격반(..) 같은 일을 할 실전파 메이지들을 한 그룹으로 모았다는 설정이었음
무슨 캐릭터를 할까 고민하다가 고른 게 셀레스티얼 코러스였는데, 사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성기사 계통이라면 끔뻑 죽는 게 있어서….
그때 셀레스티얼 코러스 설명에 악과 싸우는 성스러운 투사 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진짜로.

나이는 30대 중반, 히스패닉계통에 눈 크고 선량하게 생긴 아저씨인데,
원래는 충실한 카톨릭 계통 집안에서 자랐고 자기도 신부가 되는 걸 목표로 삼아서 신학대까지 들어갔음.
그런데 신학대학원 재학 도중에 어떤 여자한테 홀딱 반해서 학교도 다 빼먹고 색욕에 빠져 있다가(\'호색\' 단점;)
결국 서품을 못 받고 학교에서 제적당함.

스스로도 자기가 그토록 맹세했던 것들을 다 깨버리고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동시에 잠깐 어긋났을 뿐인데도 그렇게 바랐던 신부가 되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을 원망하면서 유랑을 시작함.
그러다가 남미 어딘가의 적당한 내전국가(..)에 가게 되었는데, 불타 없어진 건물에서 미사를 드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신부님을 목격하게 되고, 한때는 잃었던 믿음이 되살아나면서 그 신부님을 돕고 싶다고 생각하게 됨.
그러다가 그 신부님이 총에 맞아 죽은 다음엔 자기가 무기를 구해 들고 기부와 지지를 모아 성당과 고아원을 지키게 됨.
(그래! 머신건 프리처다! 그런데 이 설정을 짠 게 먼저인지 머신건 프리처 이야기를 들은 게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음.
천국의 열쇠를 어렸을 때 엄청 재미있게 읽어서 교구 개척하는 신부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 ;;;)

그리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기 위해 기도하고 성경을 외우는 과정에서
마법사로서 점점 소질이 개화하게 됨. 처음에는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3m 앞에서 날아온 총알이 빗나간다거나,
던진 수류탄이 몇십 미터를 날아간다거나 하는 경험을 하면서 더더욱 믿음이 깊어짐.
그리고 이 투쟁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셀레스티얼 코러스에 속한 다른 조직에 픽업되고,
마법사로서 배우고 테크노크라시와의 싸움에 대해 알게 됨.

캐릭터로서는 두 개의 고민을 갖고 있었는데, 하나는 도저히 조절할 수 없는 호색 습관.
여자를 너무 좋아하는 것 때문에 신부가 되는 길에서 일탈하게 되었고, 무장 신부님으로 악명이 높아지던 도중에도
그것때문에 여러 번 죽을 처지에 놓였는데도 도저히 낫지 않으니까 \'신은 시험하는 분이시다\'라고 인식하면서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시험하셔야 하는 것입니까 하고 원망 비슷한 감정을 (스스로는 자각을 못하지만) 갖고 있는 것.
다른 하나는 종교적 제의와 절차에 대한 불신. 자기가 한 차례 일탈했다가 돌아온 입장이다보니 셀레스티얼 코러스가
가질 수밖에 없는 전통에 대한 집착에서 어딘가 회의감을 느끼는 거. 이때 메이지 설정을 잘 알았다면 \'이런 설정인데
할로우 원인가요?\'라고 물어봤을 것 같군.

능력으로서는 마법에 cp 투자는 아주 적게 하고(..) 익힌 마법은 주로 ST/DX 강화라든가 총알과 수류탄의 정확도를
높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패러독스 약간만 먹으면서 비마법 전투를 보조하려는 타입의 마법사였음.
위에서도 말했지만 바로 전에 블랙 옵스를 한 것도 있었고(..) 겁스 현대 무기의 데미지는 엔트로피 5닷 따위가 개길 영역이 아닌지라(..).
(실제 게임에서는 분위기 너무 망가지는 건 뭐해서 전체적인 데미지 캡을 만들었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아카식 브라더후드(이쪽은 모티브가 드라마 \'쿵푸\'의 케인이었으니 굳이 설명할 것도 없을 듯) 한 명하고
드림 스피커 하나(컴퓨터 아트 전문가였음), 다른 한 사람은 변신이 특기였던 건 기억나는데 트래디션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싸움 벌어지면 아카식 브라더후드랑 변신쟁이가 패고 나랑 드림 스피커가 옆에서 보조하고 그런 식이었던 듯.




실제 플레이는… 내가 두고두고 피를 토하는 거 보면 알겠지만 초반엔 아주 개판이었음(..).
내 캐릭터도 그렇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나름대로 복잡한 캐릭터를 짜 왔는데, 이게 플레이에서 서로 자기 캐릭터 성격을
묘사하려고 하니까 아주 난장판인 거임.
마스터는 의도적으로 \'테크노크라시가 뭔가 음모를 터트렸다\' -> \'PC들이 가서 막는다\' -> \'자, 테키가 저지른 일의 수습을 어떻게 할 거지?\'
라는 식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했었는데, 마스터가 바란 건 테키가 저지른 일을 수습할 때 PC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거였겠지만
실제로는 2단계 쯤에서 PC 둘이 싸우기 시작하고 한 명은 왜 이런 걸로 싸우나 하고 한숨 푹푹 쉬고 한 명은 \'일단 나라도 막으러 가야지!\'
이런 분위기….

마스터가 그것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 해결책이 뭐였냐면…
(여기서부터는 진짜로 \'이거 메이지 아닌데\'라고 할 것 같지만 양해 바람)

중반쯤에 슬슬 캠페인 최종 목표가 나왔는데, PC들이 우연히 테크노크라시들에게서 가로챈 뭔가(..)가 있었는데
이게 보는 사람마다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처럼 보이는 어린애였음. 게다가 PC에게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음.
게다가 마스터는 PC가 뭔가 행동을 할 때마다 얘가 그 PC에 대해 갖는 호감도(..)를 기록하는 거임. 그리고 PC끼리 싸우면 호감도가 노골적으로 깎임(..).
그리고 좀 지나서 알게 된 게, 얘는 당연히 인간이 아니고, 말하자면 \'승천을 향해 누적되어 온 인류 의지의 총합\' 같은 거였음(..).

승천 전쟁 끝낼 조건은 이미 충분히 다 갖추어졌는데 서로 방해하느라 실제 작업에는 못 들어가는 게 너무 오래 이어지니까(..),
로또처럼 아예 누군가를 정해서 그 사람이 바라는 형태대로 승천을 이룩하겠다는 거였음

따라서 얘를 놓고 각파의 최종전쟁이 벌어지고, PC들은 얘의 힘을 빌어서 도망치면서 천지창조의 6일을 거꾸로 뒤집는 마법을 실행하고,
그래도 질기게 쫓아온 테키의 암살자들이랑 최종전을 벌이고 살아남음. 최종전에서 아카식 브라더후드 사망해서 남은 건 셋.
그래서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셋 중 누가 바라는 대로 승천을 이룩할 거냐고 질문을 받고,
셋 다 눈치를 보다가 죽어 버린 아카식 브라더후드가 바라던 모습이 좋겠다고 얘기를 함(..).
죽어서 배틀로얄에도 못 끼는 건 불쌍하잖아 + 모두 다 약간씩 상상하는 승천의 이미지에 위화감이 있음
+ 얘는 PC끼리 싸우는 거 노골적으로 싫어했음 ... 을 본 전략적 판단이었다.

그 다음은 얘가 씨익 웃고 그동안 무수히 있었던 마지막 순간의 자중지란(..)을 보여주면서,
너희는 비로소 어센션에 도달할 자격을 얻었다고 이야기하고 하얀 빛에 휩싸이면서 마무리….




메이지 기초 설정도 모른다거나 그런 얘기 틀림없이 나올 것 같지만, 아무튼 캠페인은 이렇게 끝났음
좀 부끄럽긴 한데(..) 예나 지금이나 골콘다의 의미도 모르겠고 어센션의 의미도 잘 모르겠다는 점에서
전쟁 결코 전쟁! 으로 돌려서 엔딩 낸 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3줄 요약

메이지 아니면 어떠냐
난 재밌었다고
무지가 주는 자유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