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큰 생각 않고 썼는데 비난으로 읽힐 소지가 컸던 듯해서 좀 더 평소 생각을 풀어써보겠음


나 자신은 타입문 작품이랑 큰 인연이 없음 오며가며 짤 정도로나 좀 본게 전부인데... 내 동생이 자기네 소규모 타입문 팬카페에서 오알피지를 하더라고. 어떤 조류로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물어보니 카페 내 한 사람 주도하에 던월을 토대로 한 규칙을 만들어 쓴다더군) 시트 양식도 퍽 낯설지가 않고 롤이십에 맵도 띄워가며 하고 있어서 흥미를 갖고 물어봤지. 세세한 경위나 로그를 볼 수 있는지, 던월의 어떤 면에서 자극을 받아 컨버전을 했는지 등등. 그래서 어깨너머로 좀 들여다보는데 그렇게 썩 준비가 모자란 것 같지도 않더란 말이야. 그정도 열의로 만든 규칙을 다른 커뮤니티에도 좀 풀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해봤는데 미적지근하더라고.


규칙 창작의 영역이 음지로 간지 꽤 긴 시간이 흘렀고 덜 성숙한 자작룰 작품들이 흑역사로 남은 일이 빈번히 있었지만 나는 그런 활동에 대해서 눈을 흘기거나 할 생각은 없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댄디-겁스-wod 정도의 출처 분명한 룰 이외에는 일단 백안시하고 보던 옛 기조로부터 빠져나온지 오래라고 본다. 그럼에도 1년 전쯤 헬게이트 던전 정도를 제하면 최근 팬덤에서 어느 정도 확장지향적인 모습을 보인 자작룰이 그렇게도 드물다는 것은 예전 습관이 아직 커뮤니티 내에 남아있다는 뜻일 거야. (헬던은 만든 친구의 성격이 좀만 더 유했다면 상시플이라는 새 활동을 룰적으로 규정하는 첫 시도가 됐을 거라 봤는데 최근에 들어보니 뭐가 잘 안된 거 같더라고)


나야 초기에, 달빠에 대한 강한 반작용이 스탠다드였던 시대에 서브컬쳐를 팠던 입장에 있다보니 무심코 센 어조로 반응하게 되었지만 요새 사람들은 또 그렇지 않을 거 아냐. 내 동생이 워크 유즈맵으로 타입문파이트를 한지 벌써 10년 근접한 시간이 되었다고 그러더군. 그 기간 동안 쌓인 커뮤니티의 활력이 이미 여타 고전 작품의 팬덤 못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리라는 것,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다양한 작품으로 거듭 재생하면서 타입문의 이름이 더이상 중2병 야겜 제작사가 아니라 버젓이 전기물 계통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만큼의 저력을 갖추게 되었으리라는 추측이 아주 틀리지는 않았을 거야. 그런데 (이건 타입문 팬덤의 성격인지 규칙창작자들의 성격인지 모르지만) 국내 팬덤의 확장성은 철저히 내부 커뮤니티 안에서만 일어나고 타입문 팬이 절대다수가 아닌곳에서는 어그로 글같은 형식 이상으로는 잘 나서지를 않더라고. 나는 페이트라는 게임을 해본적이 없지만 기반 규칙책을 갖고 와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룰만 가지고 서사나 활용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눠봄직하다고 봐. 그래서 커리라는 사람이 네이버 카페에서 시노비가미 기반 규칙으로 세션을 열고 할 때는 꽤 흥미롭게 보고 있었거든. 그렇게 바깥에 나와서 영역 확장에 골몰해주는 자작룰 제작자들이 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 해서 세게 멘트를 던진 거 같다.


트위터에서 행사 단위로 자작룰을 취급하는 경우도 몇 있다던데, 그런 곳도 찾아가봐야 되나 뭐 그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청자로서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무심코 반발하는 글을 쓴 건 미안합니다. 더 넓은 범주에서 활동해주면 타입문 작품의 서사구조를 더 잘 시뮬레이팅할 수 있는 룰에 대한 논의와 합심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다만 저 아래 크로스오버 글은 전형적인 옛날 스타일 vs놀이 글이다보니 좀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