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는 19세기 뉴올리언스 배경에서 사용될 9세대 브루하 총잡이를 만들었어요!
갑자기 패스파인더 캠페인이 취소된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환상속의 그 룰, WOD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겠죠?
만드는게 썩 쉽지는 않았는데, 현재까지 짜본 초안들을 대강 정리하자면 이렇네요.
아, 캐릭터가 생긴건 대충 짐레이너 닮았어요.
PC는 남부 출신의 가난한 집의 40대 가장이고, 별로 가정적인 남편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가족에 대한 사랑은 각별한(적어도 본인은 그렇다고 믿는) 아조시에요.
아들과 취미로 오리 사냥을 다녀서 총을 제법 잘 쏘았기 때문에, 남북전쟁이 터졌을 때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지주의 꾀임에 중대의 Marksman으로 입대했고요
몇 년 지나지 않아 전쟁에서 부대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어 패주하고 본인은 패잔병이 되어 부대를 이탈, 탈영해서 고향까지 몰래 도망쳐 왔는데...
그가 전쟁터에 나간 사이 강도들이 전쟁 중 혼란을 틈타 그의 집을 약탈하러 와서 가족들을 쏴 죽이고 이미 도망친 뒤 한참이 지나 있었던 거에요.
불타서 잿더미가 되어 버린 집을 보며 슬픔과 분노에 오열했어요. 그리고는 강도들에 대한 추격이 시작되었죠.
소문에 따르면 그의 집을 털었던 강도들은 이미 해산해서 흩어졌다고 해요.
뛰어난 사격 솜씨로, 그는 흩어진 원수들을 쫓아서 하나씩 하나씩 제거했고, 많은 강도들이 그의 집요한 추적에 뒷덜미를 잡혀 유명을 달리했어요.
그러나 몇몇 놈들은 군경을 피해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멕시코로 넘어가 여전히 강도질을 하고 있다고 들었고, 그 역시 강을 건넜죠.
그는 미친 개처럼 강도들을 쫓아 공포로 등골을 간지럽히고, 한 방에 한 놈씩 그들의 미간을 쏴서 죽여가며
멕시코의 황무지를 내달리던 그를.. 황야 위의 죽음이 그를 자신과 동업자의 지위에 올리는 것을 슬슬 고려하게 되었을 무렵...
그는 그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운명을 맞이하게 되어요.
그날은 별도 달도 뜨지 않는 어두침침한 밤이었어요.
오랜 추격으로 놈들도 지쳤고, 자신도 슬슬 지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는 야습 한번으로 남아있는 원수들을 한방에 끝내기로 마음먹었고
계획대로 녀석들은 그가 캠프에 잠입해 들어온 것도 알지 못했어요. 왜냐면 죽음이 그보다 더 먼저 놈들에게 찾아갔기 때문이에요.
무수한 시체들 사이에서 두리번 거리는 그를, 죽음처럼 고요하게 기다리고 있던 사내가 있었어요.
사내는 그가 찾아올 것을 알았다는 듯이. 자리에서 그를 일어나 맞이했어요. 그리고 용건을 설명해주는 친절함 따위는 없이 곧바로 embrace가 시작되었죠.
그를 embrace한 뱀파이어는 300년 이상 살아온 브루하 8세대였어요. 이 근방에서 피와 돈을 사냥하던 그는 우연히 먼 발치에서 바라본 PC의 사격 실력에 꽤 감명을 받았고, 그가 자신에게 예속되면 쓸만한 하수인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나봐요. 그래서 그를 추격해 자신의 childe로 삼기로 결정했죠.
Sire는 잔혹한데다가(가학적인 수준은 아님), 독선적이고, 자신에 대해 잘 내비치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싸움 실력은 전설적이었죠.
그는 평소에도 멕시코를 누비면서 현상금 사냥꾼 행세를 하며 강도들에게서 피와 돈을 갈취하고 다녔고, 때로는 의뢰를 받아 뱀파이어들을 사냥하거나 호위하는 일도 했으며
가끔씩은 누위샤나 푸몽카같은 변신족도 잡고, 토착 가루우들도 때려잡고 다녔거든요.
그는 Childe를 자신같은 프로-전투기계로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에, 일이 생길때면 늘 그를 데리고 다녔어요.
PC역시 원수에 대한 복수도 끝낸데다, 그에 대한 공포와 경외심 때문에 그에게서 도망칠수도 없었기 때문에 얌전히 그의 밑에서 착실한 프로-살인마로 자라날 때 쯤.
뉴올리언스에 일감이 생겨요.
거기서 흑인 노예들이 해방되면서 여러가지 사회 문제도 생긴데다가, 토착 가루우(욱테나)들이 뱀파이어들이 domain으로 삼고 있는 농장들을 습격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뱀파이어들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여기서 일이 생겨요.
죽은 줄 알았던 그의 딸이 살아 있었던 거에요.
그의 가족들이 강도들에게 살해당하고 약탈당하던 날, 16세의 비교적 반반하게 생겼던 딸은 죽지 않고 강도들에게 납치되어서 인신매매를 당하게 되어요.
하지만 강도들 중 하나는 상당히 심약하고 상냥한 인물이었어요. 특히 PC의 가족들이 몰살당하게 된건 어느정도는 그의 책임이 있었기에(원래는 사람을 해칠 계획은 아니었으나, PC의 아들이 총을 들고 저항하려고 했고, 그가 방아쇠를 당기게 되면서 학살이 시작되었어요) 그는 가슴 깊이 죄책감을 품고 있었고, 자신의 몫을 분배받는 대신 그의 딸을 데리고 강도들과 일찌감치 결별한 인물이었어요. 그래서 그의 추적망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죠.
PC의 딸은 처음엔 강도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이 벌어진 싸움이기도 했고, 그가 그녀에게 지속적으로 사죄하며 상냥하게 구는걸 보며 어느새 그를 용서하게 되었고, 그와 뉴올리언스에 정착해 결혼까지 하고 자식까지 낳고 기르는 중이었어요.
한때는 자신의 어머니와 오빠가 강도에게 살해당할때 자길 구하러 오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하기도 했지만, 아버지가 속한 중대가 전투에서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아버지 또한 생사 불명이라는 소식을 들은 뒤로는 이제 그 감정도 접은 채(아무리 그래도 죽은자를 원망할 수 없으니까요), 남편과 자식에게 충실한 어머니로서 마음먹은 찰나...
아버지가.. 뉴올리언스에.. 다시 나타난 거죠.
부녀가 상봉한 반가움도 잠시..
아버지는 원수, 그것도 자신이 가족들 중에서 제일 사랑하던 아들을 쏴 죽인 강도가 살아있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터트리고.
그가 자신의 사위라는 사실에 더한 분노를 터트려요. 그는 그를 죽이고, 딸을 되찾을 생각이에요.
딸은 그날 자신과 가족을 지켜주지 못한데다, 자신을 별로 사랑해주지도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자신의 단란한 가정을 파괴하려는 아버지를 다시 원망하게 되고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아버지의 분노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요...
그리고, PC의 Sire는 그가 자신을 계승한 프로-살인기계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으로서 사사로운 정 같은걸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를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가 인간이었던 시절 남았던 애착을 다 지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그를 약하게 만들테니까요.
아마도 그래서 Childe의 딸을 죽이려 할 것 같아요..
여기까지만 봐도, 존나 막장인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
사실 그의 Sire는 카마릴라 소속이 아니라 사바트의 Black Hand 소속이에요. 아직 그의 Childe는 모르고 있지만...
그는 뉴올리언스에 일어난 일련의 혼돈들을 잘 이용해, 이곳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오고, 사바트들이 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이곳에 왔거든요.
사바트 붐은.... 온다..
안와요 안와.
매번 느끼지만 WOD는 정말 정말 정말 어려운 룰인 것 같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계속 수반되는데, 저도 저 자신을 잘 모르겠거든요.....
음. 어쨌든, 님들도 뱀프 하시죠! 거머리 짱짱맨!
Celerity 쓰면서 분노의 육혈포 갈기는 브루하 뱀파이어와 친구가 되어주지 않으시겠어요?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느끼겠지만, 아마도 제 PC는 평소에 딸한테 별로 애정도 주지 않았으면서(혼자서 내적 친밀도만 쌓아놓고), 가족을 되찾겠다고 틀니 딱딱 거리는 캐릭터에요.
이게 캐릭터메이킹이라고? - dc App
대체.. - dc App
쨍이 대개 이렇다. 불행히도 거머리나 댕댕이는 마게보다 덜 어렵다.
사바트라면 닝겐가구나 그림자 촉수같은 걸 만들어야지
PC가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하네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계속 수반되는데, 저도 저 자신을 잘 모르겠거든요.....' 이 부분 정말 공감합니다. 흑흑
정말 완벽하게 멋졍
캐릭터 메이킹이 이렇게 힘든 거였다니?
넘나 재미있고 흥미로워 멋지다 아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