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선 D&D 4판이 완전 망한 판본처럼 얘기 나왔지만... 해본 사람들 의견으로 전투 밸런스나 전술적인 재미에선 다들 높게 평가했던 걸로 기억함. "전투 게임"으로서 재미는 훌륭했다는 거지. 다만 TRPG가 그저 워게임은 아니니까 오히려 플레이 속 세계나 이야기를 구현하는데 있어선 제약이 많았고 (비행 마법도 쓰기 힘들다든가), 그런 전투 외의 영역에서 TRPG 다운 맛을 잃어버린 게 패착이라고 봄.
여튼 D&D 4판의 파워 디자인에서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는 앳윌 파워랑 인카운터 파워임. 5판에서도 이어진 것들이 꽤 되고.
1. 앳윌 파워 (무제한 스킬)
밀리/스펠캐스터 클래스를 막론하고 주어지는 기본 공격 파워가 생김. 특히 주문시전자 클래스는 이제 프리페어한 주문 다 써도 평타로 나름 제 몫을 할 수 있어서 편해짐. 특성치 배분에서도 주문 시전 위주 클레릭 같은 게 가능해졌고... 이런 기본 주문 공격(캔트립)은 5판이나 13시대에도 계승되기도 했고.
밀리 클래스의 경우도, 그냥 밋밋한 기본 공격만 하는 게 아니라 2-3가지 앳윌 파워를 그때그때 적절하게 선택해 쓸 수 있어서 좀더 재미있었음. 주로 쓰는 게 뻔하긴 하지만...
2. 인카운터 파워
짧은 휴식만 하면 회복되니까, 전투당 1번씩 아낌없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함. 일일 단위로 계산하던 주문이나 능력은 남은 전투 횟수 가늠하면서 아끼게 되니까... 그런 계산 안해도 된다는 점이 편함. 그런 것까지 계산하는 전술성이 더 좋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5판에서도 짧은 휴식으로 회복되는 클래스 능력들이 있는게 4판의 유산이라고 생각함. D&D 3판 이전엔 이런 인카운터 단위 능력은 거의 없었으니까...
한편 데일리 파워(일일 단위 능력)는 횟수가 너무 제한적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듬. 필살기 역할은 좋지만, 좀더 횟수를 넉넉히 주고 중복 사용도 가능하게 했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결국 스킬챌린지가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평면 전투 안에서 얼마나 다양한 기믹을 준비하고 그것으로 플레이어별 스팟라이트 분배가 가능한지가 4탄 판단의 기준이 되는거지. 개인적으로는 몬스터 매뉴얼이 레벨 스케일링을 표 하나만 보여주고 정해진 몹들로 채운 점, 스킬챌린지를 포함한 인카운터 전형을 따로 제공하는 책자의 부재가 가장 아쉬웠음.
팀 전체적으로 다양한 인카운터 아이디어를 종합해서 마스터가 활용하는것이 이상적인데(ex. 선상전투가 하고 싶으니 갑판 맵과 적들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럴만큼 고인 멤버들로 팀을 짜는 데서 시작인 점이 좀...
파워 측면에서는 자동 대응 기술이나 세이빙 쓰로우 항목을 좀 쳐내고 마이너 액션을 활용할 여지를 다양하게 주었다면 데일리가 없어도 꽤 짜임새있는 구성이 가능했을 거라 봄. 해적물에서 소비용 권총을 마이너 액션으로 써서 짠 데미지를 넣는다거나, 전사의 공수전환을 마이너 액션 자세바꾸기 같은 식으로 재현하거나. 데일리 보통 막인카운터에서 다 써버리는 식이니까
마샬계열은 D를 없에고 AE 위주로, 아케인은 E를 없에고 D위주로 등 어느정도 차별점이 있었어야.
3판에서 기회공격 처음 봤을때 이상으로 파워개념에 꽂혔었던.. 애매모호한 기존 개념들이 딱 겜적으로 완벽할정도로 심플하게 정리되버린달까. 10초동안 할 수 있는 창발적 행동의 자유도에서 뽑히는 주관식 문제풀이보다 무브 메이저 마이너의 조합에서 나오는 객관식 문제풀이를 훨씬 더 선호하는 취향의 게이머다보니 ㅋㅋ
뽕 제대로 찼을땐 만물 파워설로 어차피 모든 디엔디는 파워개념으로 설명 가능하고 그게 더 룰 설명하기도 쉽고 디엠입장에서 겜 짜기도 쉬운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었지. 에센셜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 깊어지기도 하고.. 뭐 실제로해본 에센셜이 클래식보다 재미없어서 그런 생각은 접었지만 ㅋㅋㅋ
5판 캔트립 무제한 된 거나 숏레스트 개념 확장된 것도 따지고 보면 4판의 영향이지
사실 4판은 넴드 마법사 NPC의 데이터 시트를 하나 보여주면 간단하게 호불호판독기로 쓸 수 있지 않을까? 대마법사고 나발이고 엔피씨는 디엠 취향따라 그냥 29렙 아틸러리(컨트롤러) 몬스터 인 것 파워갯수랑 퀄도 걍 컴겜 몹 수준인것 ㅋㅋ
딱히 4판은 망하지는 않았음. 어디까지나 D&D 치고는 부진한 거였지, 3.5 흡수한 PF에 밀렸을 때도 3위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썩어도 준치라고 여전히 롤20순위권에 있다는 얘길 들은거 같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