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걱정되서 써두지만 천주교를 홍보하거나 그러는건 절대 아니니 반감이 있다면 접어 놓길 바란다. 정말 개인적인 경험이자 이야기이므로...

제목이 뜬금없으나 안될건 뭘까.


이곳 고등학교에서 보통 신청하는 과목은 U/M, C로 나뉘며 일반 4년제(U/M) 준비과정과 전문대학(C) 과정으로 구분하지만 일부 교양 과목은 O-open으로 분류해서 입시에 지장이 없이 수강할 수 있다.


천주교 고등학교를 다녔었는데, 종교-O를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했다. 그 말인 즉슨, 졸업에 필요한 필수과목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수했다하더라도, 종교-O를 끝마치지 않았다면 최소 한 학기를 더 다녀야 졸업이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에 나와 경영과목을 듣던 조금 비딱한 선배는 종교 시간에 출석을 하지 않고 선생과 다퉈 학교를 1년 더 다녀야 했다. 병신새끼.


여담이지만 이렇게 강제로 종교 과목을 듣게 하는 것이 학생의 인권 침해라고는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시스템이 이렇다는 것을 알고 입학을 하므로, 그것이 싫었다면 다른 일반 학교를 갔어야했으므로. 


다 필요없고 중학교에서 올 때 입학을 가족과 상의해서 결정하니만큼 신자가 아니거나 타 종교인이 이런 학교로 오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 


유학생들은 (정확히 말하면 유학생들의 부모들은) 이런 미션스쿨을 상당히 선호하는데, 일단 다른 학교들과 달리 교복을 의무적으로 착용시키는 경우가 많고 보수적이다.

품행이 단정치 못한 아이들은 별 방법을 써서 사복을 입고 오지만, 대체로 단정하고 고요한게 어른들이 굉장히 좋아할만한 분위기였다. 


가끔씩 미사가 열려서 의무적으로 참석해야하는게 좆같다면 좆같은 점이다. 


그 당시에 어딜가도 학교에 꼭 하나씩 있는 RPG클럽이나 동아리가 잠시 금지되었던 적이 있었다. 별로 논란은 없었으나 사유는 사용하는 서적들에 악마나 지옥, 괴물들과 같은 내용이 너무 많고, 도박성이 있는 주사위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정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거였다.


근데 진짜 한번도 이런걸 본적이 없는 어른들이 봤을 때는 말그대로 저렇게 보였을 수도 있나보다 했다. 애들한테 어쩌다 그렇게 된건지 듣기 전에는.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일화가 웃기더라.


종교-O시간은 위에서 언급된 싸가지없는 또라이가 아닌 이상 졸업한다고 억지로 듣는 것을 선생들도 다 알고 있기에 패스해준다. 그래서 다 문자질을 하거나 넷북을 가져와서 다른 과목 과제를 하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1주일에 두 세번은 되는데, 


그 시간에 RPG를 한 백돼지들이 있었다. 학교 와서도 매직 더 게더링인가 매일 하고 있고 해서 애들 사이에서도 nerd로 통했던 애들이었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라 선생들이 평소에도 아니꼽게 바라봤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그 시간에 (내 짐작으로는) D&D를 해버린 것이다. 남자 새끼들이 장난감을 가져와서 지도를 펼쳐놓고 유치하게 주사위를 흔들며 뻘짓을 하고 있었다는 한 여자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가슴 한 쪽은 그때도 씨발...


암튼 그렇게 RPG를 즐기던 새끼들에게 선생님이 다가와 책을 뺏고 쭉 읽어들다 선생님은 기겁을 하셨다고 한다. MM읽었으면 뭐 저런걸 쳐읽냐고 했었을걸...

도대체 얼마나 용감하길래 그 중 가장 뚱뚱한 nerd가 대들기 시작했고 이는 반쯤 몸싸움으로 번져 아이들 전부 교무실로 불려가서 가져온 물품을 한 달여간 압수당했다고 한다.


참 대단한 깡을 가진 아이라 장군의 기개를 지녔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그럴 깡 없었으니 나라고 하지 마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