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묘사만 노력해서 하면 된다고 생각 혹은 그런 쪽을 지향


'제 캐릭터는 이러저러한 동작으로 이러저러한 느낌의 대사를 합니다' 이 정도면 됐지 뭐 꼭 플레이어 본인이 캐릭터를 연기할 필요는 없다고 봄


왜냐하면


1. 턀하는 플레이어 대부분은 과체중에서 경도비만~고도비만이거나 아사하기 직전 노르드 뼈다구, 인간적으로 생겼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하는 외모. 이런 사람들이 천재 캐릭터 고독한 암살자 캐릭터 이런 거 연기한들 몰입감이 생길 일이 거의 없음


2. 애써서 아무리 떠들어 본들 천재로서의 인생도 뒷골목 늑대의 인생도 안 살아왔고 책이나 영화로 절절하고 깊게 간접 경험을 한 사람도 드물어서 딱히 리얼함이나 디테일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음. 간접 경험을 꽤나 한 사람의 경우 디테일은 잘 느껴지지만 이때는 높은 확률로 1번이 발목을 잡아 몰입감이 안 생김


3. 괜히 쇼하느니 그냥 '제 캐릭터는 이러저러하게 이러쿵 저러쿵 해서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렇게 넘어가는 쪽이 각자가 상상하기 훨씬 편하고 좋음.



그리고 내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진지하게 '연기' 한다는 플레이어 중 정상을 못봤음. 특히 첫 스타트가 아주 끝내줬지


아직도 절절하게 기억나는데 남바완은 나이 30넘게 먹고 'ㅎㅎ제가 턀 경험 좀 했죠' 이러면서 크툴루 코어룰북에 실린 유괴 시나리오 그거 하러 온 양반이었는데 그 사람의 모든 존재요소가 하드보일드한 고독한 탐정의 대척점에 있었는데도 계속 하드보일드한 탐정 연기를 해서 너무 고통스러웠음


남바투는 무려 위에서 말한 탐정과 같이 온 친구인데(세상에나) 귀하고 곱게 자란 쇼타 도련님을 '연기'했음 하지만...글쎄, 솔직히 겉모습만 보면 에드워드 혼다를 연기하는 쪽이 더 적합하지 않을 까 하는 여성 분이셔서, 어쨌든 이쪽도 고통스럽기는 매한가지.


아무튼 이 두 사람의 '연기' 가 너무 끔찍하고 고통스러워서 난 예정 된 시간 보다 2시간 먼저 일어나서 약속이 있다고 핑계를 치고 도망쳤다. 수호자는 정상인이셨는데, 제발 30분이라도 있다가 가시면 안되냐고 하시던 공포와 두려움에 빠진 얼굴이 아직 기억에 남음


그 후로도 난 저 두 사람 정도가 되지 않을 뿐 자칭 '연기' 를 한다고 하는 인간들 중 정상이 없었기에 아주 학을 떼게 됨. 그래봐야 10명 좀 될까 말까 하게 겪었다만, 그 한 명 한 명들이 마스터피쓰라서.




마지막으로 그냥 3인칭으로 묘사해도 충분히 캐릭터 개성을 부각시키면서 플레이 가능함. 목사 아드님하고 플레이 한 적이 있는데 성기사 플레이 하면서 '제 캐릭터는 신성한 주문을 외면서 검을 크게 휘둘러요. 막 주기도문 같은거...'가장 어두운 곳을 걸을 때 주께서 나와 함께하시고...' 이런 것도 외칩니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괜찮다고 봄.


좀 심심하지만 '제 캐릭터는 굉장히 똑똑하죠. 지능 점수가 6점이니까. 그래서 아주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거든요. 법전같은거. 그거를 막 펼쳐보고 중얼거리고 그래요. 셜록 홈즈가 증거를 관찰하는 느낌으로.' 이정도도 괜찮다고 봄


턀 하면서 적절한 캐릭터 연기를 위해 연기를 배운다, 성악을 배운다, 심리학을 배우고 있다, 역사학을 배운다 이런 소리 하는 사람 가끔 만나는데 나는 솔직히 그런 노력들이 바른 결과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하지 않았으면 바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