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시대>는 던전 매거진에서 꼬박 1년동안 연재된 12권짜리 대형 어드벤쳐 패쓰입니다.



수천년 전, 보다 세상이 어렸을 적에, 카이우스Kyuss라는 이름의 사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회에서 낙오된 자들을 끌어모아 거대한 무리를 만들고, 남쪽 대양을 건너 다른 대륙의 정글 속으로 순례를 떠났습니다. 그 머나먼 열대 대륙의 해안에서, 순례자들은 거대한 모노리스들이 세워져 있는 고대 도시, 그리고 덩굴에 휘감긴 채 남아있는 생전 처음 보는 신을 묘사한 석상들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에서 카이우스는 기이한 환상에 대해 말했습니다. 문명의 붕괴에 대한 예언이 적혀 있다는 석판을 찾으라는 계시를 받았다면서요. 그의 추종자들은 어두운 정글 속을 뒤져 그가 말한 석판을 찾아내었고, 그가 말했던 종말의 예언이 사실이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석판에는 오래 전, 이 정글이 생겨나기도 전에 사라진, 여섯 팔을 가진 타락한 주문엮음이spell weaver들의 종말신화의 일부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것은 암울한 혼돈만이 존재하는 파멸과 부패의 시간, "벌레의 시대" 에 대한 예고였습니다. 비록 석판에 적힌 것은 지금은 사라진 더욱 웅대한 예식의 일부분일 뿐이었지만, 카이우스에게는 이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무더위에 찌든 정글 속 그만의 낙원에서, 이 카리스마적인 광인은 자신의 손으로 석판이 예고한 장엄한 새 시대를 열기로 맹세했습니다. 수백 명의 추종자들이 그의 영광스러운 계시를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였고, 뒤틀린 예언자는 자신이 "벌레의 시대의 전령" 이라 선언했습니다.

더욱더 강력한 힘을 손에 넣기 위해, 카이우스는 고대 도시에서 발굴된 "그림자 첨탑"이란 이름의 무시무시한 건물 속 현무암 기둥에 자신을 옭아매었습니다. 그의 생명력이 모노리스를 타고 흐르자, 그 안 공허로부터 들려오는 맹독과도 같은 속삭임이 카이우스에게 모노리스의 매끈한 표면 안쪽으로의 숨겨진 길을 드러내 보였고, 망각 속으로 오라며 손짓했습니다. 속삭임을 받아들인 카이우스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모노리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럼으로써 카이우스는 인간 이상의 것이 되었지만, 그의 정수는 끔찍한 이차원 안에 붙잡혀 영원히 모노리스에게 속박되고 말았습니다. 수백년이 지나고, 정글은 한때 장엄했던 카이우스의 왕국을 집어삼켰습니다. 남아있는 것은 오직 지붕처럼 우거진 나뭇가지를 뚫고 외로이 서있는 그림자 첨탑 하나뿐이었습니다.

또다시 수백 년이 흐르고, 드라고사Dragotha라는 이름을 가진 강력한 레드 드래곤이 우뚝 선 첨탑의 꼭대기에 자리를 틀고 앉아 카이우스의 꿈이 자리한 무너져가는 유적을 조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배우자인 티아마트 - 크로매틱 드래곤 중 으뜸이요, 지옥 일층 아베누스Avenus의 대문을 지키는 자 - 로부터 강력한 사령술의 힘을 가진 모노리스에 대해 전해들었던 바 있었습니다. 늘 그러하듯, 티아마트는 자신의 이번 배우자에게도 등을 돌렸고, 이 뛰어난 드래곤은 티아마트의 배반으로부터 자신을 영원히 방호할 수단을 얻으려던 것이었지요. 이를 위해, 드라고사는 현무암 기둥을 뽑아 먼 북쪽, 리프트 캐년Rift Canyon 안 자신의 보금자리로 가져갔습니다. 모노리스와 연결된 명계와도 같은 차원에 갖혀 있던 카이우스는 드라고사에게 속삭였습니다. "나를 풀어다오." "그리하면 너는 영원히 살리라." 그 말을 들은 드라고사는 카이우스를 해방시킬 의식을 행했고, 카이우스는 이 세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티아마트는 드라고사를 찾아내어 과거 그가 저지른, 이제는 반쯤 잊혀진 죄를 들먹이며 드라고사를 죽였습니다. 그리고 카이우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수 일부를 드라고사의 뼈에 불어넣어, 드라고사를 강력한 드라코리치로 부활시킨 것이었지요. 카이우스는 자신이 했던 말 그대로를 (속뜻은 달랐더라도) 지켰고, 이 과정에서 드라고사는 카이우스의 의지에 완전히 속박되고 말핬습니다. 거대한 언데드 드래곤은 카이우스의 군대의 첨병이 되었고, 이 군대는 협곡에 살던 주민을 몰살시키는 것으로 새로운 악의 제국으로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대륙 전체에서 학자들이 "벌레의 시대"라는 고대 신화에 대해 속삭이기 시작했지만, 남쪽 정글에서 카이우스가 벌였던 일을 아는 자는 소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카이우스의 군대 앞에 놓인 자들 전부가 짓밟힌 건 아니었습니다. 고대로부터의 유산을 이어온 대드루이드들은 언데드 군대를 약화시킬 계획을 짜내었습니다. 그들은 어떠한 방법을 통해 드라고사의 성구함phylactery을 훔쳐내었고, 웜크롤 피셔Wormcrawl Fissure로부터 멀리 떨어진, 알려지지 않은 어느 장소에 그것을 숨겼습니다. 그러자, 촉발된 드라고사의 자기보호본능이 카이우스에 의해 강요된 충성심을 억눌렀고, 드라코리치는 전장을 떠났습니다. 이 승리에 고무된 드루이드들은 카이우스를 웜크롤 피셔 안으로 몰아넣었고, 다시 한 번 그를 모노리스 안에 가뒀습니다 - 이번에야말로 그가 영원히 갖혀 있기를 바라면서요.

허나 이들이 승리를 위해 치룬 대가는 너무나도 컸습니다. 카이우스의 학살에서 살아남은 드루이드들은 그들의 명맥을 이어가기에는 너무 적었고, 고작 몇백년만에 이들은 역사로부터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드라고사는 결국 자신의 성구함을 찾아내지 못했고, 북쪽의 매서운 추위 속으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하지만 드래곤이 그곳에서 얌전히 지내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활을 통해 카이우스의 생명력이 그 자신의 것과 함께 묶이게 된 드라고사는 봉인당한 주인의 상태를 견딜 수 없었습니다. 수백년이란 세월을 거치며 드라고사는 카이우스를 다시 한 번 이 세상에 해방시키기 위해 부하들을 모으고 방대한 네트워크망을 구축했습니다. 애먼 영웅들이 작은 광산 마을, 다이아몬드 레이크에 모인 그때, 드라고사의 계획은 최종국면을 향해 치닫고 있었습니다.


벌레의 시대가 눈앞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름난 자유 도시, 그레이호크의 동쪽에 위치한, 지도에는 작은 얼룩으로밖에 나오지 않을 조그만 산골 마을 다이아몬드 레이크Diamond Lake 의 일원입니다. 마을의 주민 대다수는 땅 아래에서 고생스럽게 일하는 광부와 노동자들입니다. 일하지 않을 때, 광부들은 술집과 창관이 늘어선 지저분한 거리인 "광맥"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지요. 전반적으로 이곳은 불쾌한 격정이 터지거나 싸움이 벌어지기 십상인 우중충하고 껌껌한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수많은 모험의 기회를 품은 곳이기도 합니다. 마을 반대쪽, 호숫가의 고지대에는 고대 무덤들이 늘어서 있는데, 수백년 전부터 사람들은 이곳을 고분 언덕Cairn Hills이라고 불러왔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한가하게 주고받는 잡담에 따르면, 비싸 보이는 옷을 입은 모험가 한 무리가 마을에서 악명높은 여관인 "들개" 의 바를 수시로 드나든다고 합니다. 그레이호크에서 온 이 자신만만한 모험가들은 마을까지 오는 길에 겪은 고된 전투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마을에서 좀 떨어진, 남동쪽 호숫가에 있는, 버려진 장소인 "모기둥지 무덤Stirgenest Cairn" 을 탐사하겠다고 말했다 합니다. 어릴 때부터 이 마을에서 자라난 여러분은 그곳이 호기심 많은 동네 애들에 의해 몇 번이고 탐험된 곳이며, 텅 비고 무해한 곳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마을에서 하루 거리에 있는 다른 돌무덤은 모기둥지 무덤처럼 무해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무덤은 대략 50년쯤 전 고갈된 철광산 근처에 있는 곳인데, 여기 소유주가 죽고 나서 서류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아무도 찾지 않는 임자 없는 땅이 되고 만 것이었지요. 이 돌무덤은 무너져 내린 파편에 파묻히고 아무렇게나 자라난 잡초에 입구는 가려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몇년 전 어느 호기심 많은 십대 아이에 의해 재발견된 이 무덤은 마을의 청소년들에게는 서로의 용기를 시험하는 데 쓰이는 공공연한 비밀 장소입니다. 가끔 바람이 딱 맞게 부는 날이면 이 쓸쓸한 무덤 안쪽에서 귀신들린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지요. 이 장소를 아는 사람들은 여기를 "속삭이는 무덤Whispering Cairn" 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자유 도시에서 온 모험가들이 아무것도 없는 무덤에서 비밀 통로와 재보를 발견하려 벼르고 있는데, 속삭이는 무덤이라고 그런 모험과 재보가 기다리고 있지 말라는 법은 어디 있을까요? 거기에다 자포자기한 사람들이 돈많은 광산주들을 위해 노예처럼 땅을 파는 이 거지같은 광산촌에서 재화를 얻을 기회라는 건 곧 이 깡촌을 탈출할 기회라는 거지요.


마을의 혈기왕성한 젊은이인 여러분은 이곳까지 찾아온 모험가들의 소문을 전해듣고, 일상에서의 일탈을, 본 적 없는 모험을,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마을에서 벗어날 재보를 얻을 희망을 품고 속삭이는 무덤을 탐험하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