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뻘글은 아래에 나온 글을 내 맘대로 흉내내 본 버전. 

불편한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솔직히 디씨에서 그런 거 알 게 뭐야. 


계층 분류

기준은 당연히 플레이하는 룰의 이해도 / 원하는 룰에 대한 접근성이다. 둘 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퇴행할 리 없으니

(플레이하는 룰 / 원하는 룰이 바뀌지 않는 이상) 대체로 높을 수록 좋다고 보면 됨. 따라서 계층 이동도 상향식으로

이루어지는 게 정상임.


플레이하는 룰의 이해도 = 높음 / 원하는 룰에 대한 접근성 = 높음

대개 2개 국어 이상을 독해할 수 있고 수 년간 TRPG를 해온 계층. 기본적으로 불모지를 자력으로 헤쳐 온 양반들이라 

그냥 해외에서 사서 보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TRPG 시장의 성장은 되면 좋고 안 되도 그만이라

 "삼두회가 망했대요" "그렇군요, 그런데 Drivethrurpg에서 새 번들이 나온 건 들으셨습니까?" 이럴 놈들이 적잖음. 

일부 사악한 놈들은 다른 계층 또는 한국 TRPG 업계에서 벌어지는 "삽질"을 낄낄거리며 구경할지도 모름. 

 

플레이하는 룰의 이해도 = 높음 / 원하는 룰에 대한 접근성 = 낮음

한국어만 되는 / 혹은 영어가 안 되는 경력있는 (혹은 이해력이 좋은) TRPG 플레이어. 자기가 읽을 수 있는 룰이라면

잘 읽고 따라할 역량이 있지만 대개 얘들이 원하는 룰은 얘네가 읽을 수 없는 상태이므로 대체제를 찾아서 헤메거나

자기가 아는 룰을 손봐서 대체제로 쓰거나 뭐 그런 나름의 고충을 겪게 됨. 원하는 룰이 번역되거나 구글 번역을 끼고

사투를 벌이는 등의 방법으로 접근성 문제가 해소된 경우 비교적 손쉽게 계층 이동이 일어날 수 있음.


플레이하는 룰의 이해도 = 낮음 / 원하는 룰에 대한 접근성 = 높음

분명히 원하는 룰은 나와있는데 본인의 역량이 후달려서 플레이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 계층.

짬먹고 이해도를 올리면 다른 계층으로 이동하겠지만, 이해도가 안 올라가면 이 계층에서 죽치고 앉아서 문제를 계속

만들게 됨. 짬을 먹는 거 자체가 플레이할 때 경력이라는 매리트로 작용하거든. 그러니까 던전 월드나 크툴루의 부름

그런거 플레이하면서 허구한 날 문제만 일으키는 게 이 계층과 아래 계층에 속하는 애들 중 일부라고 보면 될 듯.


플레이하는 룰의 이해도 = 낮음 / 원하는 룰에 대한 접근성 = 낮음

외국어도 안 되고 룰북의 마스터 세션 항목은 읽기 어렵고 뭐 그런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계층. 그나마 원하는 룰에 

접근하긴 쉬웠던 위의 계층에서 한 발짝 더 가서 내가 아는 룰이 별로 없는데 원하는 룰이 그 중에 없으면 아는 룰들을 

에뮬레이터화하고 그러기도 함. 이해도가 높은 애들이라면 그나마 봐줄만한 결과라도 내겠지만 이쪽은 말을 말자.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의 TRPG 계에는 이 계층이 수가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됨. 


뉴비(플레이하는 룰의 이해도 = 없음 / 원하는 룰에 대한 접근성 = 모름)

쌩-뉴비. TRPG에 관해서는 백지의 어린 아이와 같음. "경력있는 뉴비" 는 따로 위의 4계층에 속하는 걸로 간주하자.

얘들은 첫 단추를 어떻게 꿰냐에 따라서 위의 4계층 중 하나로 편입됨. 근데 아마 정보를 구하는 원천에 따라 갈릴 듯. 

턀갤럼들은 다소 사악하지만 일말의 양심이 있어서 뉴비를 네캎으로 보내는 전통이 있는 듯.


계층간의 교류와 괴리

그러면 왜 이 계층들이 서로 쉽사리 하하호호하지 않는 것 같을까? 그야 당연히 서로 생각하는 게 다 다르기 때문임.

일단 턀갤의 주요 장작인 "마게"를 보자. 마게는 사실 룰북이 700페이지에 달하는 개흉악한 책이며 여기서 마게 글

쓰는 고닉 놈들은 대개 저걸 읽었으니 이해도와 접근성 모두 낮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 문제는 여기에는 그런 놈들만

있는 게 아니라 꺼라위키에 적힌 마게맨과 테키의 프로파간다로 마게를 배운, 쉽게 말해서 이해도와 접근성이 모두 

낮은 애들도 들락거린다는 거임. 그러니까 얘들 사이에는 "옛말에 삼국지 세 번 읽은 사람하고 룰북 안 읽은 새끼는 

상대하지 말랬다" VS "아 그런 어려운 책 못 읽겠고 아무튼 [출처 : 내 머리]로는 그런 거임 ㅡㅡ" 뭐 이렇게 괴리가

생기기 쉬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두 계층은 양 극단이고, 훨씬 차이가 적은 계층끼리는 "대화가 된다면" 좀 더 교류가 쉽다는

것임. 예를 들어 PbtA(AWE)를 잘 알고 히어로물 플레이를 하고 싶은데 월즈 인 페릴로 만족할 수 없는 플레이어가 

해외 룰 좀 아는 틀딱에게 물어보고 Magpie Games의 마스크(Mask)를 추천받는다거나 반대로 월즈 인 페릴으로 

히어로 물을 하고 싶은데 AWE의 마스터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고생하는 마스터를 도와준다거나 뭐 그럴 수 

있겠지. 물론 위에서 말했듯이 "아 몰랑!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라고 대화를 거부하면 그런 거 없고, 요새는 

점점 그런 애들이 늘어나는 게 아닌가 생각됨. 근데 그러면 다른 계층도 굳이 대화를 할 필요가 없거든? 짝짝짝.


3줄 요약

개인적으로 접근성 / 이해도 + 쌩뉴비로 다섯 계층을 분류함. 

이 구조에선 계층을 올라갈수록 TRPG 플레이가 편해진다고 봄. 

근데 계층간의 소통 / 이동이 점점 잘 안되는 게 아닌가 생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