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데이터를 즐겁게 낭비하는 것 같으니 나도 좀 끼어보자.

일단 400페이지가 넘는 CoC 룰북 같은 거 다 읽는 놈들이라면 대개 A4 기본 규격 3페이지 정도 설정을

읽는 데는 귀차니즘 말고는 딱히 지장이 없을테니까, 그 정도 분량마저도 읽기 고통스러워하는 21세기의

산물들에게 어떻게 이 캠페인 / 시나리오에서 사용할 설정을 설명할까를 두고 이야기하는 게 맞을 거 같음.


자작나무는 함부로 태우지 않기

그냥 있는 거 갖다 쓰기도 버거운 입장이라면 굳이 자작 세계관 그런 거 들먹거리지 마. 훨씬 더 귀찮아짐.


지금 필요한 부분만, 가능한 간결하게 설명하기

시작 전에는 가능한 간결하게 설명하고, 나머지는 플레이를 통해서 풀어나가면 됨. 이것도 필요한 부분만

설명하는 게 좋음. 굳이 추가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설명을 길게 늘일 필요가 없어. 예를 들어서

마스터가 '던위치' 마을의 지도를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주면서 간단하게 이 마을에 대해서 설명한다고 치자.

그런데 충격과 공포스럽게도 던위치 마을 서플먼트에는 집집마다 누가 사는지 뭐 하는지 설정이 되어있음.

아무래도 미친 것 같지만 그렇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이 집에는 누가 살고 저 집에는 누가 살며

뭐 그렇게 집집마다 자세히 설명하고 시작하려드는 미친 놈은 없겠지? 플레이어들의 선택과 시나리오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잡화점이나 우체통 뭐 그런 거부터 일단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

적당히 설명하는(혹은 까먹은 놈들에게 다시 설명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심상을 공유할 소재 활용해 보

뭔가 설정을 설명할 때는 간단하게 심상을 공유할 수 있는 소재들을 예로 들면서 설명하고 넘기면 좋음.

특히 독서량이 점점 줄어드는 현 상황에서는 TV 같은 데서 나왔던 소재 등을 빗대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듣는 놈들이 알 법한 소재를 통해서 설명을 시도하는 게 나름 효과적임. 예를 들어 A4 용지 기본 규격으로

3페이지도 전부 읽기 힘들어하는 달빠라도 시로나 청밥 같은 캐릭터를 예시로 들면서 설명한다면 그나마

안 그럴 때보다는 잘 따라올 거다. 아, 요새는 흑잔이 더 인기 있다던가? 이 부분은 달빠들이 설명해 주겠지

나는 잘 모르거든.


핸드아웃(시각 매체)를 활용해 보기

위의 심상을 공유할 소재와 비슷한 개념인데, 때로는 길고 자세한 말로 설명하는 거보다 간단한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훨씬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음(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특히 지도나 인물간

관계도 같은 경우 그럼. 어찌보면 자커 같은 데서 그림 그리고 그러는 것 역시 이런 것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지. 아닌가? 아닐지도 모르겠군. 뭐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시나리오나 뭐 그런 데서 정보를 표현하는

핸드아웃을 주는 거임. 같은 선상에서 윳툴루 뭐 그런 게 흥하는 거도 이런 시각적 요소가 활용되는 것하고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함(물론 사실상 '대본형 소설'에 가까운 리플레이가 대개 그렇듯이 이야기

전개 같은 것의 영향도 적지 않다고 보지만). 물론 이런 게 전달해야 할 내용을 알아볼 수 없게 나오거나

너무 질적 문제가 심각하면 역효과가 나니 그 부분은 좀 주의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