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월이나 기타 등등 캠페인 배경이 (말 그대로 플레이 중에 만들어져도 될 만큼) 헐렁한 룰도 있고, 섀도우런처럼 배경 설정을 모르면 반병신같이 플레이할 수 밖에 없는 룰도 있지.


섀도우런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섀도우런같은 경우는 마스터가 배경설정을 요약해서 주면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만큼 빡빡한 배경설정으로 유명하지. 섀도우런의 배경은 6시대인데, 이전의 12345시대는 이미 좆망하고 갈아엎어졌고, 마법이 어쩌구, 용이 어쩌구, 각성이 어쩌구... 국가가 기업에 논리에 따라 어쩌고... 어쨌든 룰북 읽다보면 내가 가상의 역사책을 읽는건지 룰북을 읽는 건지 헷갈릴 정도임. 


종족도 똥닌겐만 있는게 아니라 오크 트롤 엘프 드워프 각양각색인데 엘프 중엔 불멸자가 있어서 뒈지지도 않고, 각 종족마다 사회적으로 받는 대접이 따로 적혀있고 여튼 읽다가 집어던지는 사람들 정말 많음.


근데, 이런 배경 설정 없이 하면 존나 참극이 벌어짐. 이건 실제로 겪은거임.


라그나 : 음...어쩔 수 없군요. 저는 집 밖으로 나섭니다.


GM : 당신은 비내리는 시애틀의 거리로 나섰습니다. 주머니엔 누옌 한 푼 없고


라그나 : 누옌이 뭐에요?


GM : 섀도우런 세계관의 화폐요.


라그나 : 아항


GM : 어쨌든 누옌 한푼 없고, 돈을 빌릴 친구조차 없는 형편이지요. 밀린 월세는 벌써 6개월 째, 집주인은 당신이 보이기만 하면 찢어죽일 기세입니다.


GM : 결국, 당신은 당신이 그토록 도망나오고 싶었던 섀도우러너들의 뒷골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지요.


GM : 그렇게 길거리에 서 있던 당신의 어깨를 거대한 트롤이 툭, 치고 갑니다. 당신을 양 옆, 그리고 앞뒤로 3배 쯤 잡아당기면 그 정도 덩치를 가지게 될 것 같군요.


라그나 : "트...트롤! 시애틀에도 이런 놈들이 출몰하는건가..."


GM : 라그나 님. 그 트롤이...반지의 제왕 이런데 나오는 트롤이 아니라...원래 인간이었던 애들이 이 세계에 돌아온 마법 때문에 변이한거에요. 그래서 꽤 흔하게 보이고요...


라그나 : 아;


라그나 : 그럼 지능이나 뭐 그런건 좀 딸리나요? 엘프들이 상류층에 있고 트롤같은 애들이 육체노동한다든가


GM : 종족에 따라 지능 페널티 이런건 딱히 없어요. 상한선이 있긴 한데 플레이 중에 부각될 정도로 지능 지수가 심하게 차이가 나지도 않구요...


라그나 : 아 그렇군요;


GM : 여튼 당신의 어깨를 치고 간 트롤은 당신을 위 아래로 훑어보더니, 당신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고개를 돌려 사라졌습니다.


라그나 : 음...저는 섀도우런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죠.


GM : 보통 픽서에게 연락을 받거나, 픽서에게 연락을 하지요.


라그나 : 픽서가 뭔가요.


GM : 섀도우러너들의 일감을 물어다주는 브로커요.


GM : 아니 근데 제가 님한테 이런 엄청 기초적인 설정들 정리한 종이 보내드렸잖아요. 기본적인 용어라든가 최소한의 배경 설정같은거요. 안 읽어보셨어요?


라그나 : ㅈㅅ;;;;



머 대충 이렇게 됨. 배경 설정이 안빡빡한 룰이면 진짜 플 전에 잠깐만 이야기해줘도 상관 없는데, 좀 빡빡한 룰이면 플레이 맥 존나게 끊김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