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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어났나.
자, 자, 자, 그렇게 버둥거리지 말게. 그러지 마. 그래봤자 다치기나 할거니까. 그래, 자네는 의자에 묶여 있네. 겁에 질린 것도 다 이해해. 그래도 좀 진정해 봐. 내 약속하지, 자넬 다치게 하거나 죽이려는 건 아니야.
이건 그저 우리 둘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야. 나를 믿을 필요는 없어. 나라도 안 그러겠지. 자네야 이게 다 끝나고도 자기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나서야 이해하겠지만 말일세.
알았나?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네. 그래, 자네 입에 재갈도 물려놨지. 미안하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재갈은 그냥 자네 입 좀 닥치게 만들려고 물려놨네. 내 말을 전부 다 끝낼동안 말이야. 자네 머릿속에 넣어줄 건
넘쳐나는데, 자네 입에서 나올 현실부정이나 "왜-나한테-이런-일이-벌어지는-거야" 따위 헛소리로 낭비할 시간은 전혀 없거든.
내 말이 끝나면 다 이해가 될 거야. 내 약속하지.
날 믿을 필요는 없어. 그냥 내 말을 잘 듣게.
그래, 사냥꾼이 됐단 말이지
밤의 외로운 사투에 뛰어든 것을 환영하네.
내가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척 하지 마. 그 단계는 지났잖아. 그럴 시간은 벌써 옛날옛적에 없어진 지 오래라고. 자네가 그
좆같은 괴물을 본 그날 그때부터 없어졌지. 흡혈귀. 뭐건 간에. 염병할 부기맨이라고 부르던가, 그래서 뭐 달라질 게 있다면
말이야. 놈들은 그저 놈들일 뿐이야.
속이 뒤틀리지 않나? 안 그래? 그딴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우리 사이로 괴물들이 말하고 걸어다니면서 온갖 살육을 저지르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고 있어.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알지? 그런데 자네는 그러지 않았어. 자네 눈을 보면 알지. 자네에게 남은 거라면 이제
희망 말고는 없어. 이 염병할 싸움에서 아직 좆같은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쬐끄만 희망 한 조각 말이야.
자네도
괴물 한 놈은 잡을 수 있어. 동네 한 구석은 되찾을 수 있네. 노예 한 명을 산송장 주인님의 손아귀에서 구출할 수 있지. 이
병든 세상에서 암 한 덩어리를 떼어낼 수 있어. 놈들에게 맞서게. 땅에 선을 딱 긋고 놈들이 어느 편에 서 있는지 알려. 자네
혼자서, 만이라도 말이야. 사실 여기서부터는 자네는 정말 혼자라네.
굳이 맞다고 대답해줄 필요는 없네. 자네 얼굴에 다 씌여 있으니까. 옛날 내 얼굴하고 똑같이 말이야.
좋은 소식을 알려주지. 자네는 할 수 있어. 나쁜 놈을 죽이고, 동네 한 구석을 되찾고, 꼬마애를 구하고, 그런 거 말야.
하지만 대가를 치뤄야 할 걸세.
뭔 대가냐고? 전부지. 가족, 친구, 신용, 햇빛을 볼 시간... 자네 딸도. 자네 인생도. 전부.
뭐? 아니라고? 여기서 고개를 젓는 건가? 여기서 돌아설 수 있을 것 같아? 좆같은 흡혈귀를 추적해서 죽여 놓고는, 어쩌려고?
다음 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직장에 나가서는 "좋은 아침이에요, 팸, 도날드는 어때요? 피부병은 좀 나아졌어요?"
그럴라고? 신문을 저기 밀어놓고는 이제 흡혈귀는 전부, 남김없이 멸종했으니까 다 괜찮다고 자위할 거야?
뭐가 문제지? 아, 이제 뭘 해야될지 모르겠다는 거구만. 그렇지? 사실 그걸 죽일지 말지도 결정을 못한 거구만. 맞지? 음? 아직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도 못한 건가?
하! 내가 뭘 알겠나. 혹시 모르지, 자네는 그냥 등을 돌릴런지도. 그런 게 자네가 처음은 아닐 거야. 그런데 내 생각은 달라. 자네는 놈을 보고 뭔가 해야 된다는 걸 깨달았어. 뭔가를.
자네는 이제 사냥꾼이야. 나처럼.
어떤 인간들은 자기들을 '조사자'라고 부르지. '진리추구자'라거나 '감춰진 비밀의
탐구자'라 부르는 치도 있네. 전에 자기들을 계몽가라고
부르는 놈들도 한번 만난 적 있네. 지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요란한 이름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네. 그걸
자네가 뭐라고 부르든 중요하지 않아. 자네가 "그냥 궁금할" 뿐이기만 해도. 자네는 그 흡혈귀를 쫒아가서 놈에 대해 조금씩
기록하겠지. 놈이 번쩍번쩍거리나, 엄마가 있나, 뭐가 됐든 말이야. 그것만으로도 자네는 사냥 중인 거야. 자네는 사냥꾼인 거야.
다를 게 없어. 자네가 그놈 대가리에 총알을 꼽든 말든 말이지. 최소한 나한텐 말야.
어찌됐든 간에, 나는 자네를
돕고 싶어. 나는 여태까지 운이 좋았지. 사냥꾼으로 늙을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 운이 평생은 가지 않을 거야. 벌써 내가
치루고 싶었던 것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뤘어. 이제 내게 남은 거라곤 여태껏 쌓아온 지식 뿐이고, 이걸 무덤까지 가져가서 좋을 건
하나도 없겠지.
그러니까 자네는 거기 앉아서 이 늙은이가 가르쳐주는 걸 새겨듣게.
음, 사실 자네에게는 선택의 여지란 게 없지. 어쨌든 고맙네.
거 좀 가만히 있어. 다친다니까?
아냐, 아냐. 재갈은 아직 물고 있자고.
자, 처음부터 이야기해주겠네.
왜 이런 걸 하지?
해야 되는 일이니까 하는 거지.
우리가 다 그러듯이 말이야.
놈들이 자네 가족을 죽였어. 놈들이 자네 아들을 놈들로 만들었어. 놈들이 아이들을 납치했어. 놈들이 그 낡은 집에서 마약을
팔거나 장기밀매를 하거나 더 끔찍한 짓을 해. 놈들이 정부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어. 놈들이 자네 일에 끼어들어. 놈들은 괴물이야.
놈들이 자네를 조종했고, 자네는 놈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놈들은 사람들을 해쳐.
이유가 뭐든간에, 자네가 해야 되는 일이니까 하는 거야.
아무도 하지 않을 테니까 자네가 하는 거야.
동기
내가 자네한테 저기 물탱크에 들어가서 상어랑 싸우라고 하면 어쩔 텐가? 그냥 들어가서 한 방 날리라고 말이야.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안 그래? 아니... 굳이 안 그래도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요점은 말이지, 자네는 물 속에서 살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야. 자네는 상어만치 세지도, 빠르지도, 날렵하지도 못해. 상어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있는 것도 아니지. 상어란 새끼는 물
속에서 물고 찢고 난리를 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자네는 제대로 수영을 하지도 못한다는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지? 응?
자네가 지금 하려는 게 그런 거야. 내가 하는 게 그런 거지. 내가 여태까지 만난 스물 몇 명인가 됐던 사냥꾼들이 한 게 그런 거야. 대체 뭐가 자네가 나 같은 사람들이 그 물탱크에 들어가게 만드는 걸까?
내가 들은 동기 몇 개를 정리해주지.
복수:
제일 큰 동기지. 정확히 얼마라고는 말 못하네만, 우리 거의 전부가 절대 잃고 싶지 않았던 누군가를 잃었다고 생각해도 좋을
거야. 가족, 친구, 연인. 살해당했을 수도 있고, 놈들로 변해버렸을 수도 있고, 아직 살아는 있지만 구울로 - 노예 같은 걸세 -
종노릇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 뭐든간에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건 똑같아. 그래서 그 모기새끼한테, 아니면 모기새끼란 새끼는
전부 다한테 복수해야되는 거지. 간단하게 말해서, 네가 내게서 앗아갔으니 나도 네게서 앗아가겠다라는 거지. 네가 나를 해쳤으니
나도 너를 해치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독선: 한놈도-살려두지-마라같은 종류야. 흡혈귀라는 게
불경하고, 불결하고, 불순하고, 아니면 그냥 옳지 않다는 거지. 종교적인 문제든 인종적인 문제든, 이런 동기를 가진 놈들은 그딴
괴물들이 자네나 나같은 사람들하고 같은 땅을 밟고 있다는 걸 견딜 수가 없어. 옳지 않다는 거지. 그리고 이런 생각을 굽힐려
그러질 않아. 흡혈귀가 있다는 걸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주먹이 꽉 쥐어지는 거야. 놈들을 말살하는 데는 그 어떤 대가를
치뤄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종류야. 무고한 사람들이 말려들었다? 상관없어, 계속해라. 이러는 거지. 우리 중 그 누가 정녕
무고하다 하겠나? 이봐,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내가 아니라 그치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니까. 그치들하고 정치나 종교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거야. 그래도 사냥은 다른 치들만큼 잘 한다네.
의무: 무슨 책무를 진 종류야. 언제
무슨 맹세를 했거나, 그냥 단순히 옳은 일을 해야만 하는, 그런 거지. 경찰, 군인, 의사, 기자 - 전에 한번 정신과의사도 본
적이 있지 - 뭐가 됐던 사냥이 자기가 진 책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여기는 거지. 의무가 동기인 치들은 거의 전부가 자기보다 더
큰 무언가를 섬기고 있다고 생각해. 그게 그냥 이상이 됐건 뭐가 됐건간에 말야. 자기가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하는
치들이지. 누구하고 언제 약속을 한 거야. 사실 꼭 하느님이나 무슨 단체나 아니면 어떤 사람하고 약속하지 않았어도 상관없어.
흡혈귀가 약자를 괴롭히는 걸 봤고 자기 자신을 강자라고 생각해서 흡혈귀에 맞서는 거일 수도 있지. 아니... 좀 덜 약하다고
해야되나. 어쨌든간에.
힘: 자기가 벼락맞을 동네의 염병할 왕초가 아니면 견딜 수가 없는 치들도
있어. 흡혈귀들이 밤을 지배한다고? 어디 두고보자고. 돈 많고 센 놈들은 자기 구역에 다른 미친년이 들어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
뭐, 종합격투기 하는 친구가 제일 센 놈을 상대로 자기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거일 수도 있지.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애가 있을 수도 있고. 웃긴 건 말이야, 이런 치들이 저 건너편으로 제일 많이 건너가더군. 어떻게든
놈들의 눈에 띄여서 절대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받는 거야. 더 많은 힘 말이야. 이 치들 전부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많이들
그래. 이런 치들 앞에서 뒤통수를 보여주지 말게. 뭐 그래도 자네 대신 놈들 주의를 끌어주긴 할걸세.
호기심:
커튼 뒤를 엿보고 나서, 거기서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종류지. 어떤 치들은 순수하게 학문적인 이유로 이 짓을 해. 다른 치들은
개인적인 진실을 찾으려고 하더군. 흡혈귀가 하나만 있는 건 아닐 거야. 얼마나 많은 거지? 번식은 어떻게 하는 거지? 피는 왜
마시는 거지? 흡혈귀는 추악한 괴물일까 불운한 희생자일까? 사람들과 교류는 어떻게 하는 거지? 나하고 데이트해 줄까?
쏼라쏼라쏼라. 미안하네, 개인적으로는 얘들을 정말 싫어해서 말이야. 이 치들은 거의 다 사냥을 무슨 관광으로 알아. 아니면
흡혈귀랑 떡이라도 쳐볼라는 종자거나. 개인적인 의견이네만. 뭐, 가끔 가다 대박을 물어올 때면 괜찮아 보이기도 해.
스릴:
이런 종류는 그냥 맛이 간 것 같아. 들어보게, 사냥에서 살아 돌아오면, 심장이 뛰고 땀으로 범벅이 되고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고... 흥분에 젖겠지. 뭐 그건 이해해. 그래도 스릴 하나 때문에 이 짓을 하는 거라니. 여태까지 타고난 특권을 누리면서
갖고 싶은 건 다 가지고 살다 보니까, 죽음까지 한 발짝만을 남겨놓고서야 제대로 된 흥분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비뚤어진 종자가 된
거야. 산송장하고 맞서는 게 스릴이 된 거지. 오줌을 지릴 만한 거면 뭐든 좋아라 하겠지만. 드라큘라가 집에 없(다고 생각할
때) 그놈 욕조 안에 들어가서 기타를 칠라고 자네를 죽게 만들 종자니까 조심하게.
정신이상: 그리고
다른 치들이 있지. 미친놈들 말이네. 내 말은, 씨발, 사냥에는 대가가 따른단 말야. 우리 전부가 사실 조금 돌아있긴 하지만,
거기서 좀더 더 돈 치들이 좀 있어. 어떤 치들은 그냥 죽기를 바래. 어떤 치들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흡혈귀 놈들한테 쏟아내는 편이
좋을 욕구를 갖고 있지. 어떤 치들은 천사나 악마나 무슨 저 너머의 거시기를 본다더군. 자네가 내가 볼 땐... 그, 흡혈귀인데
말야. 대충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겠지?
내가 이런 미친놈이 아닌 줄 스스로 어떻게 아냐고? 뭐 내 정신상태에
대해 증언해줄 증인도 몇명 있고, 사실 여기까지 오게 되니 더 이상 미쳤는지 아닌지도 신경 안 쓰게 되더군. 거기다가... 쯥,
나는 그냥 내가 안 미친 걸 알아.
자네는 어떻게 알지? 자네는 몰라. 아직은 말야.
누가 이런 걸 하지?
왜 이런 걸 하는지 스스로 대답해보는 건 좋은 출발점이야. 중요한 거지.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말이네. 이 짓에도 알맞는
사람이라는 게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범죄에 희생되지만, 모두가 염병할 반 헬싱이 되는 건 아니잖나? 흡혈귀가 사람을 덮치는 건
매일 밤 벌어지는 현실인데, 왜 한번도 뉴스에 난 적이 없지? 그딴 걸 조용히 묻어버릴 수는 없는 거 아냐. 피를 빨리는 게
얼마나 기분좋은지, 놈들이 얼마나 기억을 잘 조작하는지 내 알바 아냐. 우리같은 사람이 더 있어야 해. 그런데 왜 이리 조용하지?
왜 아무도 분개하지 않지?
아무도 소리내어 말하고 싶어하지 않아서야. 다들 그저 집에 가서 한숨 자고 잊어버리고 싶어하지. 아무도 그걸 믿고 싶어하지
않아. 아무도 감히 소리내어 말했다가 다치고 싶어하지 않아. 자네와 나와 몇몇 다른 이들 말고는 아무도. 우리는 잊어버릴 수
없어. 우리는 그걸 떨쳐버릴 수 없어.
정도의 차이란 게 있기 마련이라 이 짓을 하는 치들을 전부 하나로 싸잡아서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겠지만, 대충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몇 개 큰 뭉텅이로 나눠볼 수는 있네. 예를 몇 개 들어 보지.
자네가 사냥하면서 마주칠지도 모르는 치들에 대해서 말야. 뭐, 이걸 들으면 자네가 좀 덜 혼자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자네도
이런 짓을 하는 자네만의 이유를 찾아야 할 텐데, 이걸로 자네가 어떤 사냥꾼이 되고 싶은지 대강 감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어떤 사냥꾼이 안 되고 싶다던지. 아마 이게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군.
절박한 자: 비밀을 아는 건 자네뿐이야. 자네는 혼자야. 자네는 너무 많은 걸 봤어. 자네는 너무 많이 알았어. 놈들은 자네가 누구인지 알아. 놈들은 자네 아이를 데려갔어. 놈들은 자네를 가뒀어. 이제 시간이 없어.
절박한 자는 두려움 때문에 싸워. 우리 모두가 이 짓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는 거지만, 놈들은 자네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어. 자네는 이 짓으로 내몰린 거야. 놈들은 자네가 본 것 때문에, 혹은 자네가 입 밖으로 낸 것 때문에, 자네의
것을 앗아갔거나 자네를 잡으러 오고 있어. 어쩌면 자네는 놈들이 왜 자네를 잡으려 하는지 아예 모를 수도 있어. 놈들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자네를 잡으려는 걸 수도 있지. 자네는 그저 좋지 않은 때에 가서는 안 될 장소에 있었던 거야. 놈들이 자네를 -
어쩌면 말 그대로 - 막다른 골목으로 몰았어. 이제 자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예: 궁지에 빠진 쥐, 동네 참견꾼, 유일한 생존자, 내부고발자, 편집장애자
맹목적인 자: 자네는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치룰 사람이야. 실패했을 때 치뤄야 할 대가가 너무 크거든.
물밑에서 오가는 게 돈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아챈 반정부주의자 민병대원이라거나, 흡혈귀의 종복이 된 자식들을
되찾아오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애엄마라거나, 입맞춤받은걸 기억해내고 다시 그 쾌감을 느끼려고 하는 클럽 죽돌이 같은
사람이지.
맹목적인 자는 싸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싸워. 절박한 자하고 다른 건, 이 치들은 자기에게 위협이
닥쳐와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시간에 쫒기고 있지도 않다는 거지. 조심스럽게 거리를 재본 다음, 사냥감을 조용히 쫒아가서,
공격계획을 다 세워놓고, 아주 그냥 집 하나를 통째로 태워버리는 인간들이야.
예: 생존주의자, 음모론자, 운동가, 관심병자
신용을 잃은 자: 이제 아무도 자네가 하는 말에 귀기울이지 않아. 그냥 헛소리 취급하지. 자네가 헛것을 보는 거라고 하고.
이거야 늦든 빠르든 우리 전부한테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나는 사회 시스템 사이에 낀 불쌍한 친구들 얘기를 하는거야.
사회적으로 잃어버릴 신용이라는 게 있었고 결국 다 잃어버린 친구들 말야. 자기가 본 걸 떨쳐버리지 못해서 결국 어디서도 안
받아주게 된 기자 양반이라거나, 이상한 걸 발견하고 보고했지만 윗선에서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화답을 들은 경찰이나 군인,
가난한 환자들이 흡혈귀 먹잇감으로 던져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병원 잡역부 같은 사람들.
신용을 잃은 자는 예전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싸워. 자기가 옳다는 걸 밝혀내려고. 아마 자기는 몰랐지만 상부의 누군가가 괴물에게 홀려 있었던 건지도
모르지. 그냥 입 싸물고 조용히 있지를 못했던 건지도 몰라. 이유가 뭐였든, 이 친구들은 원래 삶을 잃어버렸어.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예: 탐정, 군인, 학자, 기자, 의사
소외된 자: 자네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아무도 자네한테 신경쓰지 않는 거지. 흡혈귀는 누가 없어져도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그런 동네에 많아. 자기 애들을 죽인 게 갱단이 아니란 걸 아는 빈민가 아줌마라거나, 왜 이제 아무도 다리 밑으로 안
가는지 알게 된 거지라거나, 자기 구역에서 딴 놈이 고객님을 뺏어가는 걸 두고보지 않으려는 마약상이나, 자원봉사 하면서
노숙자들한테 배고픈 거 말고도 딴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학생이라거나, 그런 치들이 이 부류에 들어가지.
소외된 자들은 아무도 자기 대신 싸워주지 않기에 싸워. 경찰도 오지 않는 동네야. 알콜중독 부랑자의 말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공무원 놈들은 고아원 애들이 왜 아픈지 알아보겠다고 말만 하지 아무것도 안해. 그래서 싸워.
예: 노숙자가 된 제대병, 사회복지사, 싸구려 창부, 자원봉사자
유별난 자: 자네는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 그 시커먼 옷 입고 댕기는 고스족 애들 같다는 게 아냐. 아 뭐 걔들도 이
부류일 수도 있지만, 내 말은 진짜 다르다는 거야. 나쁜 일이 곧 벌어질 거라는 걸 '느끼는' 여자애라거나, 불이 날라치면
머리가 아파오는 아저씨, 유령을 보는 꼬마, 뭐 이런 거 말야. 거 그런 표정 짓지 말게. 자네가 믿냐 안 믿냐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 치들은 자기한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어. 거기다가, 그 치들은 그런 능력인지 저주인지 환상인지 뭔지를
써먹으려 해. 아니면 자기가 미쳤다는 걸 인정하거나.
유별난 자는 이 세상에서 달리 갈 곳이 없어서 싸워. 한 번만 더 부탁들 들어주면 머릿 속 목소리가 없어질지도 몰라. 나쁜 놈들을 벌하는 데 내 능력을 쓰겠어. 사람들을 도와주면 나를 받아들여 줄지도 몰라... 그런 부류지.
예: 영매, 초능력자, 외톨이, 자폐아, 자경단원
실성한 자: 괴물이라고 불릴 놈들이 흡혈귀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 썅, 놈들이 가진 나쁜 면면이 오히려 놈들을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하니까. 그래서 말야, 놈들같은 괴물이 괴물같은 인간이랑 마주치면 어떻게 될까? 자기 보스의 영역에서
깝치는 게 감히 누구인지 조사하다가 올록 백작이랑 마주치게 된 갱단 부두목이라거나, 다음 사냥감으로 밤의 괴물을 고른 연쇄살인마
같은거. 자네 그 연쇄살인마인 경찰이 나오는 드라마 본 적 있나? 그런거 말야. 흡혈귀 피맛에 들려서 피를 빨려고 놈들을 사냥하는
구울이나, 벌레 날개 뽑는데도 싫증이 났고 노숙자란 노숙자는 다 구워죽여서 심심한데 흡혈귀란 놈들은 찔러도 찔러도 계속 재생하는
걸 알고 좋아라 하는 미친놈이라던가 그런 종류지.
실성한 자는 이미 어둠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데다가, 거기에 누가 들어온다거나... 경쟁자가 생기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싸워.
예: 연쇄살인마, 혈액중독자, 광인, 스킨헤드, 사교도, 새디스트
그 밖에: 내 말은, 이건 그냥 수박 겉핥기 식으로 흝어본 것밖에 안된단 거야.
당연히 우리 전부가 여기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지. 맹목적이었다가 절박해진 다음 신용을 잃고 결국 실성하게 되고 그러기도
해. 어떤 때는 유별난 놈이 실성한 놈일 때도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있고.... 알아서 종류를 짜 맞춰 보라고. 난 별별
인간들을 다 봤어.
좋아. '왜'랑 '누가'는 설명했고, 이제 '어떻게'로 넘어가자고.
혼자 들이대기
우리 같은 치들 중에서도 혼자 사냥에 나서는 인간은 정말 소수야. 흡혈귀 놈들이 세계구급 씹새끼들이긴 하지만, 놈들은 목격자를 - 그리고 생존자를 - 최소한으로 줄이는 법을 잘 알아. 그건 인정해 줘야 돼.
그 불쌍한 여자애의 몸이 길바닥으로 쓰러지고, 여자애를 물고 있던 놈이 밤거리 속으로 사라지는 걸 보게 된 그 순간. 자네는 그때부터 쭉 혼자가 된 거야.
누구한테 말할 거야? 대체 뭘 말할 건데?
'안다'는 건 혼자 지기엔 정말 커다란 짐이지. 어둠과 단 둘이 눈싸움을 하는 것 같은 거야. 지금 당장은 그리 느껴지지
않겠지. 날 믿게. 의자에 묶인 채로 깨어나서 자네가 여태껏 품고 있던 의심이 사실이라고 확인받는 건 정처없이 밤 속을 쏘다니면서
자기가 제정신인지 혼란스러워하는 거에 비하면 씨발 축복받은 거야.
나홀로 사냥꾼은 편집증에 쩔어서 매일을
처절하게 살아가. 매일 밤 습관처럼 점검을 끝내고 자기가 제정신인지 고민하게 되지. 그게 정말 괴물이었을까? 혹시 뽄드에 쩔은
양아치하고 착각한 건 아닐까? 내가 미친 건 아닐까? 헛것을 보는 건가? 내가 틀렸으면 어쩌지? 아, 그래도 결국에는 똑같은
질문으로 돌아가게 돼지: 내가 맞으면 어쩌지?
자네는 이제 사냥꾼을 사냥하는 사냥꾼이 된 거야. 사냥감이 사냥꾼으로 바뀐 거지.
말은 그럴싸하지? 안 그래? 그렇지, 이제 대체 뭘 해야될지에 대해 생각이 미치기 전까진 말이야. 자네같은 쟈코 꼴랑 하나가 거대괴수같은 놈들하고 싸울 건데?
당연히...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지.
고양이와 쥐
흡혈귀 놈들한테 자네하고 나는 그냥 사냥감일 뿐이야. 아까 얘기했지? 물탱크에서 상어랑 물놀이 하는 거.
또 조악한 비유를 쓰게 되서 미안하네. 쥐가 고양이를 사냥하게 만들어진 건 아니지, 그치? 그래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되면
쥐도 자기한테 이랑 발톱이 있다는 걸 깨닫게 돼. 그래, 그래, 씨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어차피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을 텐데
말야. 중요한 건 그게 아냐. 중요한 건 고양이는 절대, 저얼대 쥐가 반항할 거라곤 상상도 못한다는 거지.
흡혈귀
놈들은 이기는 데 너무 익숙해. 매일 밤 사람들을 덮쳐서 피를 빨아먹으면서도, 얼굴에 손톱 자국 - 그것도 순식간에 없어지는 -
좀 나거나 옷깃 좀 찢기는 걸로밖에 안 끝난단 말야. '레스타트' 놈은 자네가 돌아서서는 자기 모가지에 도끼를 박아넣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한단 말야. 날 믿어, 나는 그놈들 표정을 직접 본 몸이니까. 공포와 분노와 황당함이 섞인 그 표정.
"감히 너 따위가!"랑 "떨어져! 떨어지란 말야!" 섞인 그 표정이란... 씨발, 끝내주지.
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네보고 당장 뛰쳐나가서 싸구려 손도끼를 챙겨들고 뒷골목에 숨어서 모기 한놈이 지나가는 걸 기다리라는 게 아냐. 너무 많은
사냥꾼이 최선의 전략이랍시고 바로 떠올리는게 그런 거지. 자네도 그랬지? 그게 바로 진실을 혼자 안다는 게 사람을 얼마나 멍청하고
돌아버리게 만드는지에 대한 산 증거지.
놈들이 자네가 누군지 알고, 자네가 놈들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알고,
아니면 바로 자네를 쫒아오고 있지 않는 이상에야, 자네한테는 시간이 있어. 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이. 흡혈귀는
몰라,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부터 있던 놈들인데, 자네가 지금 당장 책상다리 들고 뛰어나가 봤자 하루아침에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건
아니란 말이지. 그래, 지금 자네가 준비하기 시작해서 마침내 놈을 잡을 때까지 그 동안 사람들이 더 다치겠지. 당연해. 그럴로
양심의 가책을 받으면서도 계속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돼. 그래도 기억해, 자네가 지금 당장 달려들어서 죽어나가 봤자 흡혈귀
하나말고는 아무한테도 도움이 안 돼.
혼자 사냥하려면 영리해져야돼. 먼저 몸을 낮추고, 정보를 모아야지. 사냥에 딱
나서면 빠르고 세고 확실하게 쳐야 돼. 흡혈귀 놈들은 빠르고 강해. 보통 사람은 단방에 죽어나갈 상처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털어버리는데다가, 초자연적인 능력을 또 수십 개씩 부리지.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감추기도 하고, 자네를 자기한테 반하게 만들
수도 있고, 눈짓 한 번에 자네가 자네 이름도 기억 못 하게 만들거나, 떡 주무르듯 살점하고 어둠을 조종하기도 하지. 정말이야.
지금 그걸 듣고도 아직 바지에 지리지 않았으면 자네는 멍청한 거던지 아주 사이코인 거야. 어떤 사냥꾼이라도 절망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사실이지.
그래서 방도가 뭐냐고? 나처럼 늙은 미친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고? 흠, 일단, 영화에
나오는 건 대부분 사실이야. 흡혈귀 놈들한테도 충분히 치명적인 약점이 몇 개 있지. 불, 햇빛, 심장에 박은 말뚝 박은 건 대충
그런 데 나오는 것 만큼 잘 들어.
한정된 예산으로 사냥하기
일 안하고도 살 수
있을만큼 잘 사는 게 아니라면야, 자네도 우리처럼 해야 될 거야. 사냥하는 시간하고 보통 사람처럼 행세하며 사는 시간을 나누는
거지. 사냥꾼이 됐다고 해도 빚도 갚고 전기세도 내고 해야 되니까,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지. 내가 직접 확인해 본 건
아니지만, 은행에서 흡혈귀 벙커 같은 걸 만드는 데 돈을 빌려줄 리도 없는 거 아니야. 행여나 진짜로 돈을 빌려준다고 해도 아마
당장 시체 친구들한테 달려가서 꼬바르겠지.
좋은 소식은 구하기도 쉽고 값고 싼 무기가 있다는 거야. 불 말야.
통제하기 쉽지 않은 무기기도 하지만... 거기다가 흡혈귀는 불을 존나게 무서워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말야. 살아있는 것들보다 훨씬
더. 놈들한테는 좀더 깊고 본능적인 공포라는 거겠지. 투쟁-도주 반응스러운 거, 눈 까뒤집고 끽끽대는 그런 반응을 보여.
초자연적인 괴물놈들을 완전히 쳐돌게 만드는 상태로 몰아넣는다고 들리면 맞는 거야. 그렇다고는 해도 불은 흡혈귀 놈들을 잡는 데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야. 낮에 놈들 둥지를 태워버리면 자네가 걱정할 거라곤 경찰한테 꼬리가 잡힐까 하는 것밖에 없지. 놈들 심장에
말뚝을 박은 다음에 가솔린을 뿌리면, 짜잔, 5달러에 성냥 하나로 밤의 공포를 하나 없애버리는 거야.
신호탄이나
폭죽도 위험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어. 불붙이기도 쉽고, 갑작스러운 빛과 소음 때문에 놈들이 아까 말한 패닉에 빠질 수도 있지.
운이 좋으면 초감각을 쓰고 있는 놈들 눈하고 귀를 완전 조져버릴 수도 있어. 잽싸게 도망칠 시간 정도는 벌어주...길 바랄
뿐이지.
햇빛은 완전 공짜지. 흡혈귀 놈들은 햇빛을 피하는 데는 아주 도가 튼 것 같아서 문제지만. 중요한 건
햇빛이 그냥 공짜 무기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거야. 자네를 지켜주는 방패이기도 해. 대낮에 햇빛 아래에서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큰 이점이라고. 놈들은 동틀 때만 되면 관짝 속으로 기어들어가야 하는데, 자네는 아니지. 놈들과는 새벽이 가까웠을 때
싸우게. 상황이 엿같이 되더라도 좀만 버티면 놈들은 도망가야 될 테니까.
놈들의 소굴은 밤중에 놈들을 쫒아다니면서
찾아야겠지만, 한번 찾아놓기만 하면 그냥 낮에 다시 오면 돼. 어떤 놈들은 뭔가나 누군가를 가지고 낮 동안 자기들을 지키게
만들지. 보통은 구울로 말이야. 아까 말했었지? 피에 중독된 종놈들. 그놈들도 강력하긴 하지만 그놈들 주인보다는 해치우기 그나마
수월해.
심장에 나무토막을 박아넣는 것도 잘 먹히지. 몸이 돌덩이처럼 굳어가지곤 흡혈귀 놈들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니까. 놈들은 본디 죽은 몸이니 그것만 갖고 완전히 해치웠다고 생각하진 말게. 놈들은 그냥 못 움직이게 될 뿐이야. 왜
그런지는 누가 알겠나? 아마 뭐 전설에 나오는 뭐시기 같은 거겠지. 존나 좋은 방법 같지? 그래, 성공하기 거의 불가능하단 것만
빼면 참 좋은 방법이지. 영화에서는 몸에 갈빗대라던지 가슴뼈 같은 게 있다는 걸 까먹는 것 같더라고. 주인공 모가지를 따려고 바로
코앞에서 눈을 번득이는 괴물도 없고. 내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수십 명쯤 만났는데, 이걸 하고도 살아남은
치는 딱 둘밖에 못 봤어. 그리고 그 치들 둘 다 자기가 성공한 게 졸라게 운이 좋아서였고 다시는 해볼라 그러지 않을 거라
그러더구만. 최소한 혼자서는.
쇠뇌나 활 같은 거 쓸 생각은 하지 말게. 그래, 알아, 알아. 그 좀비 드라마에
나오는 형씨 말이지. 그건 염병할 드라마야. 아 뭐 자네가 한평생 연습하고 나서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건 어디 감추는 게 불가능에
가깝고, 설령 자네가 운좋게 단속을 피해서 유치장을 면했거나 자기 좆에 화살을 쏘는 꼴을 피했다 그러더라도, 어디 좁은 데서
그런거 쏠려 그러다간 죽기 딱 알맞아. 이 짓에선 심장에서 아깝게 빗나가면 그냥 좆되는 거라고. 딱 1cm 차이로 빗나가더라도
일단 빗나가면 자네가 한 건 흡혈귀 한 마리를 열받게 만든 것밖에 안 돼.
특수무기와 전술
방금 설명한 게 사냥꾼 3대 무기야. 뭐 자네도 몇 개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을런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괴물 놈들도 자기 약점이
뭔지는 잘 알고 있다는 거야. 자네가 놈들한테 불을 들이댄다고 그래도 놈들은 이미 그쯤은 예상하고 있을 거란 거지. 놈들을 정말로
몰아붙이고 싶나? 놈들의 능력을 공부해. 그리고 그거에 맞춰서 싸워. 흡혈귀 놈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고 있어. 개중 흔하게
쓰이는 능력에 대해서는 내 간편하고 싸게 먹히는 대응수단을 가르쳐 줄 수 있지. 사냥에 나설 때마다 대응수단을 전부 다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는 건 비효율적이야. 하지만 사냥감에 대한 정보를 약간만 갖춰도 놈한테 알맞는 도구를 찾기는 훨씬 쉬워지지.
동물 조종:
놈들의 동물 하수인은 그냥 죽여버리는게 제일 깔끔한 해결책이지. 자네가 뭐 동물을 죽이기에는 너무 마음이 약하다거나 그런 데
총알을 써버리기 싫다면야, 다른 방법을 써서 흡혈귀의 조종을 방해할 수는 있지만, 자네 명줄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건 기억해
두라고. 개 호각이나 특수한 음파장치를 쓰면 어지간한 동물 하수인은 전부 돌아버리게 만들
수 있어. 강한 페퍼 스프레이 같은 걸로도 그 불쌍한 잡것들을 깨갱거리게 만들 수 있지. 덫, 올무, 그물, 함정 이런 것들은
쓰려면 사전에 계획을 짜고 시간을 들여 설치해야 하지. 하지만 그게 자네 목숨을 구해줄지도 모른다네.
초감각지각:
수많은 흡혈귀들이 '증강감각'을 사용하지. 강력한 빛, 냄새, 소음, 아니면 그 전부 다를 써서
놈들의 감각에 과부하를 걸어버리게. 놈들의 능력 중 몇 개는 그 비슷한 흡혈귀 지랄을 쓰는 게 아니면 막을 수 없는 것 같아, 내
생각에는. 혹시 놈들이 자네를 읽고 있는 것 같으면, 반대로 놈들이 잘못 읽게 만들어. '명경지수'
상태로 들어간다던가, 감정이랑 생각을 뒤죽박죽으로 떠올린다거나. 속으로 노래 같은 걸 계속 부르는 것도 괜찮고.
속도:
자네가 놈들처럼 빨리 움직일 수야 없겠지만, 대신 놈들에게 기습을 걸 수는 있어. 인계철선. 함정. 예전에 나는 목 높이에
철선을 쳐놓고 날 쫒아오던 거머리 새끼가 제풀에 자기 목을 자르게 만든 적도 있어. 장애물을 이용해서 놈들의 이동경로를 통제해.
놈들 몸에 불이 붙어있으면 더 좋고. 옷을 여러 겹 입거나 헐렁헐렁한 자켓을 입어서 혹시 잡히더라도 바로 벗고 나올 수 있게
만들어.
정신조작: 놈들이 쓰는 정신조작 능력은 대부분 눈을 마주쳐야 효과가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절대 눈을 마주치지 마. 절대. 놈들한테서 눈을 떼는 것도 안 됄 말이니까, 상대의 입이나 손에 집중하라고. 놈들의 무게중심에서
눈을 떼면 안 돼. 어두운 색 안경을 껴. 귀에 이어폰을 꽂아놓고 노래를 세게 틀어. 놈들의 명령을 들어버리지 않도록 말이야.
투명화:
어떤 놈들은 그냥 눈앞에서 모습을 감춰버릴 수 있어. 중요한 건 놈들은 그 자리에 계속 있다는 거야. 자네가 보질 못할 뿐이지.
놈들이 있었던 자리에 대고 크게 휘둘러. 모래나 먼지를 써서 놈들이 움직인 자취를 남기게 만들어. 소화기나 진흙, 레이저
포인터, 페인트 스프레이 같은 걸 써서 놈들이 드러나게 만들어.
괴력: 흡혈귀 놈들은 전부 힘이
세지만, 개중에 몇몇은 특출나게 강해. 이 부분은 애초에 몸이 맞닿을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것밖에 해줄 말이 없구만. 올무를 쓰든
어쩌든 놈들을 지면에서 떨어뜨려 놓는다면 그 괴력도 별 문제가 되지 않지, 힘을 쓸 발판 자체가 없으니까. 달리 추천해줄 게
있다면 방탄복 정도일까. 케블라, 스펙트라, 아라미드, 뭐 이딴 것들이 충격점에서
충격을 분산시키는 소재지. 시중에서 구할 수도 있고. 이거 한 겹이 그냥 갈비뼈만 몇 개 부러지고 마느냐랑 심장과 폐가 뼛조각에
찔리느냐를 가를 수도 있어. 바이크 헬멧이나 진압용 헬멧같은 건 주변시야를 감소시키긴 하네만, 놈들의 한방을
자네 머리 대신 막아줄지도 모르지.
진짜 무기
불, 햇빛, 말뚝, 꾀바른 수단 같은 게
자네가 쓸 수 있는 무기 전부인건 아니야. 자네한테는 또한, 그, 무기가 있지. 흡혈귀 놈들은 자네나 나 같은 사람이면 그냥
골로 갈 피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 가슴에 갖다대고 영거리로 샷건을 갈겼다? 다진고기 꼴이 났더라도 눈깜짝할 사이에 씨발
새살이 솔솔 돋아나있지. 근데 내가 발견한 건 - 시행착오라고 하자고 - 그런 수법을 쓸 수 있는 횟수에는 한계가 있나봐.
놈들은 피를 단순히 맛이 좋다는 이유만으로만 탐하는 게 아냐. 놈들한테는 피가 필요해. 한번 죽은 시체를 움직이는 데 피가
필요하고,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피가 필요하고, 그리고 보아하니 그 미친 능력 대부분을 쓰는 데 피가 필요한 것 같아. 시간은
꽤나 걸리겠지만, 사냥꾼이 흡혈귀 몸에 대고 계속 쏴대면 결국에는 괴물놈이 메꿀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구멍을 뚫어줄 수 있을
거야.
거리를 충분히 두고 기습적으로 공격하면, 홀로 행동하는 사냥꾼이라도 좋은 사격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흡혈귀를 상대할 수 있어. 그래도, 다른 모든 방법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사건현장에 바글바글 몰려들 테니까 도망갈 구멍은
여분으로 마련해두고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조심하게.
자네가 정말 절박한 상황이라면 샷건을 들고 그 씹새끼를
뒷골목에서 덮쳐서 탄창이 텅 빌때까지 계속 쏴버려. 목을 따고 뇌를 부숴버리면 놈들도 다시는 일어나지 못해. 그 짓을 하고도
어떻게 빠져나올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흡혈귀 놈은 확실히 죽일 수 있겠지.
목을 딴다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칼이나 다른 날이 선 무기만 쓰라고. 도끼나 손도끼나 마체테 뭐 그런 거. 삽날도 있겠군. 놈들한테
내부손상을 입히거나 놈들을 의식불명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몽둥이나 망치 이런 건 집에 모셔두라고.
흡혈귀를 TKO로 이기는 놈은 없다네.
무형 무기
흡혈귀의 존재가 비밀인 건 그냥 사람들이 놈들이 존재한다는 걸 믿고 싶어하지 않아서만이 아니야. 놈들은 요정이나 빅풋이나 뭐
그딴 게 아니라고. 놈들도 대중에게서 자신들의 존재를 최대한 숨기려고 좆빠지게 노력하는 거야. 딱히 친절해서 놈들이 그러는 게
아니야. 놈들도 명령받아서 그러는 거야. 놈들이 두려워해서 그러는 거지.
그래, 그래, 내 아까 고양이는 발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느니 했지. 맞아, 안 두려워해. 자네를 두려워하는 게 아냐. 나를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고. 놈들은 인간
하나하나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야. 그런데 놈들은 인간 대중은 두려워하는 것 같아. 아마 좋았던 옛날 쇠스랑이랑 횃불 맛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흡혈귀는 매일 밤 사람을 죽이고도 계속 안 들키고 있을 수 있을 만큼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고 싶어해. 그 점을 이용하라고.
공공장소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서 흡혈귀를 덮치지 말게. 최소한 여차할 때 뛰어갈 수 있을 거리는 되야 해. 골목에서
도망나와서 번잡한 거리로 나오면 자네는 놈들의 손을 묶어놓은 거나 마찬가지야. 진짜로 못생긴 놈들은 아예 자네를 쫒아올 수도
없고. 최소한 눈에 보이면서는. 그 초인적인 힘이나 속도도 쓸 수가 없지. 정신조작 명령을 내리려고 해도 소음에 묻혀서 잘
들리지가 않아. 눈을 마주치기도 더 힘들지. 자네가 정말 절박한 상황이라면 총을 쏘든 어쩌든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흡혈귀한테
상처를 내버려서, 놈이 아예 상처를 못 막게 만들거나 부상을 가장하게 만들어서 자네가 도망가는 걸 못 잡게 만들 수도 있겠지.
그리고 그 상황까지 가면 자네는 도망을 쳐야만 될거야.
놈들한테는 피가 필요해. 자네한테는 피가 있지. 위험하긴
하지만 그 단순한 관계를 힘으로 쓸 수도 있어. 최소한 교섭수단으로는 말이야. 분명히 말하지만, 씨발 내가 이걸 추천하는 건
아니야. 악마랑 거래하면 결국에는 영혼을 잃기 마련이니까. 자네가 쓸 수 있는 수단을 전부 말해준다는 취지인 것 뿐이지. 그걸
쓰고도 안 죽는 건 자네가 알아서 할 문제고.
마지막으로, 흡혈귀 놈들의 오만에 기대볼 수도 있어. 그래, 아까 그
고양이 비유야. 아무도 - 최소한 자네 따위가 - 자신들을 감히 건드릴 수 있을 리 없다는 프라이드를 이용하게. 보아하니 흡혈귀
놈들은 자기 시간 대부분을 편집증에 계속 시달리며 다른 흡혈귀랑 누구 좆이 더 큰가 다투면서 보내는 모양이야. 놈들은 시도때도
없이 자기 등뒤를 돌아보면서 그림자 속에 뭐가 있나 쑤셔보며 사는 거지. 그러니까, 자네가 대놓고 나가지 않는다면야, 놈들한테는
자네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걸세. 더 늙은 놈일수록 자네나 나 같은 사람한테 더 신경을 안 써. 억지로 놈들이 자네를 보게끔
만들지만 않으면.
자네가 너무 얼굴이 팔리지만 않았으면, 자네는 그냥 놈들 눈앞에서 숨어버릴 수 있어. 무리에서
빠져나온 소 한 마리일 뿐인 게지. 자, 그런데 자네가 문제를 계속 만들면, 음, 놈들도 자네를 처리하려 그러겠지. 그건 또
다른 문제인 거고.
그게 바로 다른 친구들을 만들어야 될 시점이야. 그것도 빨리.
4년 전에 한 원고인데 아직도 소식이 없으니 여기에나마 올려봄.
없을법하지 위험한 일 시키면서 유치원생 어르듯 말하고 있으니
그래도 잼네
콩빠1보소
유치한데
저거 다 가르쳐주는 양반은 무슨 수라장을... 아, 이 양반 마지막에 ㄱㅇ 되는 그 양반이던가.
우선 스크롤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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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헌터스 더 헌티드인가 그거 서머리 아님?
잼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