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
짧게 한마디 덧붙여 보겠네.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건 경찰에 체포되기 딱 좋은 소리야. 무기 소지, 무단침입, 사람처럼 보이는 괴물 습격 등등이잖아. 두서없겠지만 까먹기 전에 짧게나마 충고 몇마디 해주지.
-
첫째로, 경찰하고는 싸우지 마. 절대. 경찰이 자네를 죽이려 한다는 확신이 들고 또 들기 전까지는 절대 손가락 하나 대지 마.
저항도 하지 말고. 괜히 그랬다간 경찰한테 자네를 쏠 구실을 만들어 주는것밖엔 안 돼. 경찰이란 놈들은 자기 동료가 죽은 걸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든. 그놈이 얼마나 썩었던지간에 말이야.
- 법적 권리를 알아둬. 자네가 사는 동네의
무기휴대/소지법이 뭔지 미리 찾아봐. 가능한 한 그걸 잘 따르려고 해봐. 자네 집에 탄약이나 폭발물을 쌓아두지도 말고. 경찰이
자네를 테러리스트라고 의심하게 되면 얼마든지간에 자네를 철창 안에 잡아넣고 있을 수 있어. 무기고를 차리려거든 가짜 이름을 하나
만들고 그걸 써서 창고를 마련해둬.
- 흔적은 최소화하되, 완전히 자취를 감추지는 마. 법망 안에 있어야 법에 보호를
받을 수도 있을 거 아니야. 거 영화처럼 지문을 지지고 깎아내고 그럴 필요는 없어. 지문이란 건 TV에 나오는 것처럼 쉽고
깔끔하게 뜰 수 있는게 아니야. 뭔가 만져야 될 때면 손가락을 주욱 미끄러뜨려서 지문을 흐려. 탄창을 갈 때는 꼭 장갑을 껴.
무기는 수시로 닦는 습관을 들여.
- 담배는 피우지 마. 아니면 최소한 핀 다음 아무데다 버리고 다니지 마. 그렇지
않으면 DNA고 뭐고 아주 자네를 찾으라고 광고하는 거하고 똑같으니까 말이애. 마약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걸세. 경찰이 자네를
잡아갈 구실이 하나 더 느는 꼴밖에 안 되니까 말이네.
- 흡혈귀니 괴물이니 하고 떠들지 마. 그보다는 자네의 법적
권리랑 미란다 원칙같은 거에 대해 떠들라고. 법률 제도란 건 아주 그냥 개판이야, 미로 같은 거지. 경찰도 법적인 절차를 다 밟고
나서야 자네를 요리할 수 있는 걸세. 높으신 분이 직접 명령을 내린다 하더라도 자네를 구금하려면 적법한 혐의와 근거가 필요해.
흡혈귀 놈들이 사회의 규칙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악용할 수는 있지만 규칙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거지. 경찰 주요 인물들한테
입김이 닿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자기 집인냥 경찰서에 들어와서 지좆대로 굴 수는 없는거야.
- 적어도 누군가는 자네의
행방을 알고 있어야 해. 전화 한 통만 걸어도 사람들한테 자네 행방이 알려지도록 연락망을 만들어놓게. 자네가 어디갔는지 찾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네가 급작스럽게 실종될 가능성도 줄어들어. 밖에서 자네를 찾을 사람이 없으면, 안에서 시끄럽게 굴라고.
구치장은 CCTV로 녹화되지. 경찰 전부가 놈들한테 조종당하는 건 아니니까, 누가 자네가 영 이상한 대접을 받는다는 걸
알아채면, 놈들이 자네를 처리하려고 해도 부담이 되겠지. 최소한 법정 구경까지는 시켜줄 만큼은. 많은 사냥꾼들이 전직이나 현직
경찰이니까, 누가 아나, 운 좋게 잘 풀릴지.
- 마지막으로, 뭔가 증거를 잡았으면 어디 안전금고 같은 데 맡겨놓게. 없더라도 있다고 뻥을 쳐. 수틀리면 확 풀어버리겠다고 위협해.
자네는 혼자가 아니야
똑똑한 친구들은, 아니 최소한 하룻밤보다는 더 오래 살고 싶은 사냥꾼은,
혼자서는 그리 오래 못 간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요점은 누군가 자네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거야. 자네 입에서 나오는 온갖
미친 헛소리를 믿어줄 사람을. 자네처럼 그런 걸 봤거나, 사냥하는 중에 만난 자네랑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거나. 자네가
살고 있는 이 끔찍한 세상에 대해 약간이나마 감을 잡은 사람도 좋고. 내 경우에는 이게 자네가 되겠구만.
조심해야
돼. 이건 이견의 여지가 없지. 자네의 가장 친한 친구라도 이런 말을 들으면 자네가 돌았다고 생각할거인데다가, 너무 많이 묻고
돌아다니면 찍힐 수도 있네. 놈들한테. 밤잠을 아주 못 자게 만들어버리려는 건 아니네만, 놈들의 눈과 귀는 사방에 깔려 있어.
높으신 분들이고 찌끄레기 놈들이고 동물이고 어디에나. 그래, 이제부터 눈에 뵈는 똥개랑 고양이랑 쥐새끼를 죄다 의심하면서 재미있게
살라고.
어쨌든 이짓을 오랫동안 혼자 하긴 힘들 테니 뭔가 방도를 찾아야겠지. 다른 사냥꾼이랑 어떻게 접촉할
텐가? 음, 나처럼 떠돌아다니면서 사냥할 수도 있겠지. 마을에서 마을로 여행하면서 그 동네 모기놈을 찾고 혹시 자기처럼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친구가 있는지 보는 거야. 헌데 나는 전부 잃은 지 오래지. 발목을 잡을 게 없었으니까 그쪽으로는 좀 덜
힘들었어.
어떻게 다른 치들을 찾느냐
두리뭉실하지만 일말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붙여. 이상한... 걸 본 친구들한테 연락해봐. 자기 애들이 뭔가 변했다는 걸 눈치챈 동네 다른 집 부모한테 말을
걸어 보라고. 욕실에서 너무 자주 넘어지는 - 안색이 너무 안좋은 - 애한테 가서 뭐 기억나는게 있냐고 물어보게. 영문도 모르게
죽은 사람이 있는지 사망기사를 살펴보고: 너무 어리거나, 너무 갑작스럽거나, 너무 이상하거나. 자네가 제일 처음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보았던 것들을 키워드로 인터넷을 뒤져봐. 아니면 자네 여동생이 됐든 처남이 됐든 아무튼 자네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따로 불러서 얼마나 의리가 있는지 시험해 보거나.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몇이 되는 식으로 자네 말을 들을 사람이 늘어갈 걸세.
자네를 믿는 사람들이 말이야, 자네처럼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우선과제
그룹이 하나
생겼으면 다음은 기본 규칙을 만들 차례야. 최대한 빨리 하게, 아직 냉정할 수 있을 때 말이야. 그룹에 딱 두명밖에 없더라도
말이지. 이건 필수야. 내 이건 백프로 장담하는데, 규칙을 만드는 그룹이 안 그러는 애들보다 더 오래 가. 언제나.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고 서로 동의하는 답안을 구해.
- 목적과 실행방법은? 자네가 완수하고 싶은 게 뭐지? 자네 아이들을
되찾고 싶은 건가? 시민회관을? 자네가 사는 구획을? 도시 전체를? 복수 때문에 사냥을 하는 건가? 정보는 모으고 있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있나? 자네가 사용하는 방침은 뭐지? 이 전부에 서로의 의견이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나아가기 전에 먼저 충분한 합의점을 찾아내게.
이 시점에서 서로가 생각이나 의견이 맞는지 아닌지 알아내는 게 좋아.
- 책임자는 누구지? 보스든 뭐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사람을 뽑게. 둘을 뽑아도 좋고, 그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면. 아니면
그룹의 구성원 전부가 각자 자기 전분분야에 한해서는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권한을 가질 수도 있고: 그룹 리더, 현장 리더, 보급
책임자, 보안 책임자, 의료 책임자 등등 말이야.
- 결정이 내려지는 방식은? 리더가 명령을 내리나? 구성원
전체가 참여해서 표결에 붙이나? 누구한테 특별한 권한이 주어지나? 리더가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찬반 동수일 때 최종결정을 내리나?
다수결 방식인가, 만장일치 방식인가? 표결에 붙이려면 최소 몇 명 이상이 참여해야 하나? 분쟁이 생겼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나?
- 일의 분담은? 할 일의 우선순위는 누가 결정하지? 계획은 누가 짜고? 누가 어떤 무기를 쓸 건가?
현장에서 각자의 역할은 뭐지? 자기의 강점과 약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하네. 총을 못 쏘면 못 쏜다고 말해. 흡혈귀 심장에
말뚝을 박아넣겠다고 헛소리 툭툭 내뱉지도 말고. 왜냐면 그걸 해야되는 끔찍한 상황이 정말 닥치게 되면 그때는 생각이 바뀌고 뭐고
없는 거니까.
- 어디서 만나지? 계획을 짤 때는 어디서 만나지? 긴급상황이 닥쳤을 때는? 만일 흩어지게 되면
어디로 가고? 이 질문 각각에 전부 다른 장소가 답으로 나오는 게 이상적이겠지. 한 곳에 물자 전부를 몰아놓지 말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2차 지점을 준비해둬.
- 알리바이는 어떻게? 경찰한테 잡히면 뭐라고 할 건가? 아니면 누가 너무
많은 걸 캐묻기 시작하면? 구성원 중 하나 이상이 경찰에 잡혀가게 되면 어쩔 거지? 보석금을 낼 수 있나? 아니면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나? 전부 다 줄줄이 엮이는 걸 막기 위해 서로 모르는 체 할 건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
누가 넘어가면 어떻게 할 거지? 이건 절대 빼놓지 말게. 그때 가서 생각할래도 괴롭긴 마찬가지야. 미리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세워놓고 그거에 철저히 따르라고. 자네가 놈들에게 조종당하거나, 놈들의 피에 중독되거나, 아니면 놈들로 변해버리면 어떻게 하지?
유서를 쓰듯 미리 적어놓으라고. 신속한 죽음을 바라나? 몸을 완전히 태워주길 원하나? 가족이나 친구들이 자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았으면 하나? 재활, 갱생이나 구제를 바라나? 자네한테만 말해주는 거네만, 개인적으로는 거 갱생이니 재활이니 구제니
이런 건 추천하지 않아. 그러다가 완전히 좆되는 꼴을 너무 많이 봤는데다가, 그게 제대로 잘 끝난 건 한번도 본적이 없거든.
자네는 다를지도 모르겠다만...
일치점
그룹을 한 데
붙들어놓으려면 그냥 서로 알고 있는 것만으론 부족해. 가족끼리 뭉쳤든 공통적인 목표가 있는 거든 아니면 그냥 순수하게 서로의
이익만 따지는 관계이든 뭔가 서로를 하나로 묶어놓을 게 필요하지. 꼭 근사한 이유로 엮여야 할 필요는 없어: 그게 욕심 때문이든
경쟁심리 때문이든 서로간에 공통적으로 죽이고 싶은 놈이 있는 거든 엮이기 시작할 이유로는 충분해.
신뢰:
제일 드문 경우지만 그만큼 귀중한 거이기도 하지. 가족, 절친, 전우 등등이 이런 걸로 엮여. 이런 사이는 그리 쉽게 부서지지
않지. 사랑이나 정으로 묶인 사이면 서로를 위해 자기 목숨도 아끼지 않을 거야. 죽은 엄마의 원수를 갚으려는 아빠와 두 아이나,
끔찍한 일을 함께 경험했던 사람들, 혹은 같은 괴물의 손에 고통받은 사람들 등등이 있겠지. 구성원 각자의 목적이 서로 전부 합치될
거야.
협력: 앞서 말한 것보단 덜 끈끈한 경우지, 하지만 훨씬 더 흔하다네. 결속도 좀더 무르고
관계도 좀더 느슨해. 서로간의 이익을 위해서 협력하고는 있지만, 관계가 아주 철통같지는 않은 거야. 동지라기보단
동료인 거지. 이 경우에도 서로 가족이나 친구 관계일 수도 있어. 단지 아무도 정신나간 마이크 삼촌을 구하려고
자기 목숨을 기꺼히 바치진 않을거란 거지. 그룹 바깥에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애들이라거나, 뭐
그런 거 말이야. 사냥으로 한데 뭉치기 전엔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신뢰가 싹틀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엔 협력이란 관계로 만족해야 할 걸세.
이념: 어떤 그룹은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뭉치는 반면에, 특정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뭉치는 그룹도 있어. 이 경우에는 종교든 정치색이든 다른 사회적인 편견이
됐든 뭔가 특정한 이념이나 사상을 가진 치들끼리 뭉치는 게지. 죄사함을 내리려 하는 치들도 있고, 전향을 시키려는 치들도
있는데다가, 아니면 그냥 지들의 적을 말살하려는 치들도 있어.
지엽적인 관심: 그룹이 다른 것보다 특정한 곳 하나에 더 중점을 두고 있을수도 있어. 자기들이 사는 동네나, 아니면 자기들이
소속된 어떤 전문분야 같은 거 말이야. 이런 경우에는 딱히 뭐 세상을 구하겠다 이런 목적으로 뭉치는 건 아니지. 예를 들어서
자기네들 동네에서 괴물들을 쫒아내려고 모인 주민들이라거나, 사건의 뒤에서 수상한 냄새를 맡고 실마리를 짜맞춰가는 경찰 두셋이 될
수도 있겠지. 수상쩍게 종결된 사건의 뒤를 캐는 거라던지.
그룹 전술
임무를 설정하고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게 제일 먼저야. 그걸 어떻게 달성할지를 구상하는게 그 다음이지. 사냥이란 건 뭔가를 죽이는 게 전부가
아니야; 그건 그저 내가 제일 잘하는 분야일 뿐이지. 모름지기 사냥꾼이라면 사냥에 나설 때 여러가지 전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야해.
관찰과 보고:
상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를 퍼뜨리며, 다음 사냥꾼들에게 남겨줄 무언가를 만드는 부류야. 괴물
연구자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진지하게 상대에 대해 알아내려고 하는 거야. 예전에 흡혈귀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을 실은 팜플렛을
암중에서 펴내는 애들을 몇 만난 적이 있네. 사람들이 그걸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였을지 난 모르겠네만, 그 애들은 진지하게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것 같더구만. 어떤 그룹은 인터넷에서 익명 닉네임으로만 교류하면서 자기들이 아는 정보를 올려놓고 있더군. 괴물
퇴치 위키 뭐 그런 식으로.
무력조직: 어떤 치들은 단단하게 짜인 상하구조, 지휘체계, 엄격한 규율
같은 데서 안정을 찾곤 하지. 이런 치들은 대부분 전직이나 현직 군인, 전문직 종사자, 아니면 기관의 일원이기 마련이야. 꼭 이런
공적인 데 종사하던 치들만이 이 부류에 들어가는 건 아니야. 생존주의자나 민병대원이나 수렵인 같은 사람들이 조직의 일원이 되기도
하니까. 마피아나 갱단, 마약 카르텔같은 범죄조직 내부에서 이런 무력조직이 생겨나기도 하는 것 같더군.
네트워킹:
어떤 그룹은 여론이나 사회적인 압력을 무기로 쓰기도 하더군. 흡혈귀 놈들의 숨어 지내려는 습성을 이용하는 거지. 사회체제 내에서
이런 기생충을 - 자기말고 다른 기생충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 솎아내려는 정치인이나 법조인, 로비스트 등이 이쪽이라고 할 수
있지. 놈들과 협상하거나 거래를 맺는 치들도 있을 수 있고. 어떤 그룹은 괴물하고 싸우는 것보단 괴물에게 희생되는 사람들한테 더
관심을 갖기도 하지. 이것도 중요한 일이라 뭐라 폄하하고 싶지는 않네만, 그래도 나는 더 확실한 방법이 좋더군.
무리 사냥
등 뒤를 대신 살펴줄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어도 사냥에 쓸 수 있는 전술의 폭이 몇 배로 늘어나지.
자네 피를 미끼로 흡혈귀를 꾀어내서 자네 친구가 뒤통수를 칠 수 있게끔 만들어. 너무 수상해 보이지 않도록 구역 몇 개마다
미행하는 사람을 바꿔. 십자포화를 퍼붓거나,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공격해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상대의 주의를 분산시켜서
능력 사용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어. 괴물놈의 주의가 흩어져 있으면 가슴에 말뚝을 박는 것도 훨씬 쉬워지지. 사람이 한둘 느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죽일 방법이, 보호할 방법이, 정보를 얻어낼 방법이 훨씬 늘어나는 거야.
수는 많을수록 좋아.
적어도 어느 시점까지는. 좁은 공간에 미숙한 사냥꾼이 너무 많이 몰린 채로 뱀파이어를 상대하게 되면, 오인사격이 나오거나, 서로를
방해하게 되거나, 아니면 흡혈귀한테 사냥꾼이 죽을 확률이 오히려 더 높아지지. 사냥에는 셋에서 여섯까지가 제일 적당해. 사실
전에 더 많은 수로 사냥하는 치들도 본 적 있고, 단 둘이서 죽여주는 호흡으로 사냥하는 치들도 보긴 했어. 그러니까 평균적으로는
어떻다는 걸 이야기하는 거지. 나한테는 셋에서 여섯까지가 제일 괜찮은 수였네.
더 중요한 건 자네가 미친 게
아니란 걸 재확인시켜주고, 자네가 본 염병할 것들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을 사람들이 생긴다는 거지. 마음의 평화란 건 아주 소중한
거야. 거기다가 밤중에 그렇게 쥐죽은 듯 혼자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네.
아, 이건 당연히 자네와 자네의 파탄-직전의-피해망상적-정신상태가 다른 치들한테 칼끝을 돌려서 그룹이 파탄나지 않는다는걸 전제로 하는 말이네.
서로 죽여대지 않기
그렇게 놀랐다는 표정 짓지 마. 사냥꾼의 사냥 원인으로 흡혈귀랑 어깨를 나란히 하는게 다른 사냥꾼이니까. 솔직해져봐. 자네도
지금 날 죽여버릴 생각을 하고 있지? 그거의 적잖은 이유가 내가 자네를 죽일 거라 생각해서고. 꼭 한 놈이 다른 놈을 의자에
묶어놓은 게 아니더라도 사냥단hunting party 내에서는 그게 일반적이야. 내가 자네를 의자에 묶어놓은 이유기도 하고. 이제
왜 그런지 알겠나?
서로 붙어다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공포가 마음을 사로잡아가지. 맨 처음에 혼자로
시작해서 자신만을 믿는 데 익숙해져 있었으면 더더욱. 그룹이란 건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골칫거리가 되는 거이기도 하다네.
저녀석 갑자기 어디 가는 거지? 날 엄호하기로 되있는 거 아녔나? 베로니카는 요즘 하는 짓이 이상해. 제리 녀석 좀 물렁하지
않나? 설마 날 팔아먹는 거 아냐? 그 여자를 만난 다음부터 마이클 놈 예전같지 않은 것 같아. 씨발, 그년도 괴물이구나.
아마도.
사소한 의심이 점점 커지다가 나중에는 머리 전체를 채워버려. 여차하면 버려도 되는게 누구일지를, 놈들한테
전부 몰살당하기 전에 누구를 조져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지. 한술 더 뜨는 건 그렇게 생각하는게 자네 혼자만이 아니라는 거야.
전부 다 속으론 그걸 생각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자네들 중 하나는 맞게 돼.
전에 마주친 그룹 하나는 흡혈귀 한 놈을 잡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서로 갈겨대더군. 결국 이긴 건 괴물 놈이었고 놈은 아예 자길 잡으려던 놈들이 있는줄도 몰랐어.
산송장하고 마주치기도 전에 자기들 얼굴부터 날려버리는 그룹만 있는 건 아닐세. 둘씩 짝을 지워주거나 해보라고. 서로 자주 만나서
질문을 던져. 이리저리 캐묻고. 그걸 불편해하는 놈이 있으면 잘못됐을 땐 씨발 대체 어찌되는지 상기시켜 주라고.
든든한 그룹을 만들었고 모든 게 잘 굴러가는데다가 사냥에 나가서도 거의 매번 대부분이 살아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자네는 결국에는
여전히 혼자야. 그래, 자네를 이해하는 사람이 몇 생겼긴 하지. 내 말했든 그건 엄청나게 소중한 거고. 그렇다 하더라도 넓게
보면, 사회라는 큰 그림에서 보면, 자네는 여전히 좆된 거야.
군중 속의 고독
행여나 자네가 세계 최고의 흡혈귀 사냥꾼이 된다 하더라도, 그걸 누가 알아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말게. 자네가 아무리 잘 해도 그걸 누가 치하해 주는 일도 없을 거라네.
혹시 다른 사람한테 진실을 일깨워줄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 자네가 무슨 큰 은혜를 베푼다고 느끼면서 말야. 그럴 때 사람들이
진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한다고 해도 너무 놀라진 말게나. 설사 그게 놈들을 직접 보고 겪은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지. 자네의 가장
믿음직한 친구가 자네랑 똑같은 걸 보고도 자신이 본 걸 끝끝내 부정할 수도 있는 거야. 미처 몰랐던 친구의 약한 일면을 깨닫게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는 말게. 그 친구와 더는 모든 걸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더라도 말이야.
더 큰
문제는 자네가 윗사람한테 이런 걸 말하려고 할 때 생기지. 왜, "옳은 일을 한다"면서 말야. 윗쪽으로 올라갈수록 흡혈귀 놈들의
입김이 미치는 인간한테 닿을 확률이 점점 높아지기 마련이야. 경찰서장이 놈들의 끄나풀이 아니면 국장이나 시장 같은 치를 놈들이
손아귀에 쥐고 있기 마련이지. 자네가 아무리 청원을 넣어도 들어주지 않을 건 자명한데다가, 그러는 걸로 놈들은 자네가 누군지를
알아버렸는데 자네는 놈들이 누군지 모르지.
뜬금없이 무기를 사재기한다거나 인터넷에서 요상한 것들을 검색하기
시작하면 자네는 놈들의 주의망에 올라. 클럽에 가서 술을 홀짝거리면서 눈을 부릅뜨고 짐승놈들을 찾고 있으면 드라큘라가 아닌
사람들이 먼저 질겁할 테고 업주는 꼭지가 돌겠지. 사냥감을 미행해서 둥지를 찾아내고 구울을 해치운 다음 거기를 불태웠다? 바로
다음 날 방화나 살인 혐의로 체포될지도 몰라.
혹시 정부나 종교계같이 더 큰 단체는 놈들에 대해 아는지 궁금해할지 모르겠는데, 그래, 그 치들도 알아. 적어도 얼마 정도는 말이지.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해 보자고.
조직 양반들
조직화된 대규모 사냥꾼 그룹도 존재한다네. 그런게 있으면 우리가 이 짓거리를 할 필요도 없지 않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 치들은 지들 규칙 운운하면서 지들 일밖에 신경쓰지 않으니까 그냥 마주치지 않는 편이 나아. 이봐, 혹시 기회가
되면 이 치들 한둘하고 같이 일해본 다음에 직접 판단하라고. 나 같으면 이 치들하고 딱히 친하게 지내려 그러진 않겠어. 알아는
두되 너무 친하게 지내려 들지는 않을 거란 말이지.
아카넘: 학창시절에 자네를 졸게 만든
고전문학 선생을 한 번 떠올려보게. 그 선생이 한 백명으로 불어났다고 생각해봐. 그럼 대충 감이 올 걸세. 이 치들은 그냥 더
알려고 사냥해. 그리고 자기들이 알게 된 걸 자기들끼리만 돌려보지. 이 치들은 그냥 팔다리 달리고 걸어다니는 책이랑 똑같애.
그리고 솔직히 나라면 이 치들보단 진짜 책하고 같이 사냥하겠어. 이봐, 듣자하니 이 치들은 꽤나 정확한 정보를 쌓아놓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방면에 관심있는 사냥꾼 중에 그런 걸 쓸모없다고 내칠 놈은 얼마 없다고. 오해하진 말게. 똑똑한 건 사냥에서
얼마든지 쓰일 데가 있지. 머리 쓰는 걸 무시하고 나대다가 골로 간 놈들은 수도 없이 많아. 그래도 힘쓰는 일을 해야 할 때가
결국 오기 마련인데, 이 백면서생들은 그런 분야에 약해.
인퀴지션: 그래, 잘못
들은 게 아냐. 지들끼리는 레오나드 수사회인지 뭔지라고 하더구만. 그래도 본질적으론 거 600년쯤 전에 마녀들 태워 죽이던 카톨릭
광신도들이랑 똑같아. 이 치들은 정말 미친듯이 사냥해. 그런데 이 친구들은 정도라는 걸 몰라. 자네가 나를 좀더 잘 알았다면
여기서 뭔가 감이 왔을 텐데. 듣자하니 이 치들은 지들 눈에 성이 안 차면 우리 같은 사람들도 주저않고 조진다고 하더라고. 이
치들이 자네한테 찾아오면 최대한 빨리 떨궈내게.
프로젝트 트와일라잇: 자네도 정부가 알면서도 숨기고
있다 그런 말 들어본 적 있겠지? 그래, 보아하니 그게 썩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정부 전체가 그렇다는 건 아닐세. 우리 동네
우체부가 그 음모의 일부가 되어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순경 양반도 아니고, 아마 대통령도 아닌 듯해. 자네가 상상할 법한 그
예산을 물쓰듯이 쓰면서 자네 하나쯤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어둠의 부서인 게지. 자네가 흡혈귀든
무소속 흡혈귀 사냥꾼이든 이 치들한테는 그냥 '허용 범위 내의 손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거야.
------ 다른 편에서의 관점 -----
아카넘:
어둠 속에서 헤메는 무지몽매한 아이들. 우리가 그들에게 촛불을 내밀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리라. 그다지. 아카넘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무턱대고 칼을 휘드르는 길을 잃은 영혼들을 위한 피난처 따위가 아니다.
우리는 오직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과 적절한 성정을 갖춘 이들만을 받아들인다.
레오폴드회: 오직 의욕과 횃불만을 지니고 어두운 밤과 싸우는 이들에게 복 있을지어다. 개중 몇몇은 하나님의 값진
도구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대부분은 장난감 병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을 도발해서 아직 우리가 발을 들일 여유가 없는
곳으로 보내라. 괴물 하나나 둘을 죽이고 같이 쓰러진다면, 더 좋은 일이다. 그들의 가엾은 영혼을 위해 기도할지라.
프로젝트 트와일라잇:
풋내기들 몇몇은 우리가 자기들이 '돕는' 걸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육개월 동안 공들이고 있던 작전을 어떤 병신이
죽창 하나 들고와서 다 망쳐버리는 걸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보자고. 그놈들은 자기들을, 몰라, 성스러운 전사나 어둠의
세계와 빛의 세계를 가르는 경계선 같은 걸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내가 보기엔 그놈들은 날아간 육개월하고 시말서 더미밖에 안 돼.
알고 있는 거
나는 뭐 괴물들이 지들끼리 뭐라고 부르느니 끼리끼리 어떻게 뭉치느니 이런 거에 크게 관심두고 그러진 않아. 그래도 말이지, 아무
것도 모르는 것보단 뭐라도 아는 게 낫잖아? 그러니까 내가 아는 것 몇 가지만이라도 말해주겠네. 특히 중요한 것만 말이야.
놈들이 지들 중에서 특히 못생긴 놈을 '노스페라투'라고 부른다는 걸 알아봐야 자네 목숨을 구하는 데는 별 쓸모도 없겠지. 동네에서
힘깨나 쓰시는 흡혈귀를 상대해야 할 때 도움이 될지 모르는 것만 짚어보겠어.
놈들은 사회생활을 해. 인간처럼
정치질도 하고 인프라를 만들기도 하면서. 정치질을 한다는 건 놈들도 편가르기를 한다는 거겠지? 흡혈귀 놈들이 지들끼리 등쳐먹기를
밥먹듯이 하긴 하지만, 놈들도 쪽수가 곧 힘이란 건 알고 있어. 물론 혼자 노는 놈들하고 마주칠 수도 있겠지. 좋은 소식은 그런
놈이 없어진다 한들 아무도 신경을 안 쓸거라는 거고, 좆같은 소식은 놈이 혼자 놀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강하다는 거야.
카 뭐시기
지들이 고상하다고 착각하는 놈들이야. 그놈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맨날 까먹는다니까. 스페인어인지 이탈리아어인지 뭔지였는데.
카마룬인가, 카타마란인가, 이게 아닌데 말이야.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카로 시작하는 거였어. 어쨌든지간에, 놈들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전부 규칙을 정해놓고 다녀, 정말 뻔한 거에까지도. 그렇게 살면 지들이 덜 괴물인 것마냥 느껴지나보지, 아마. 자네가
사는 동네가 정말 더럽게 시궁창스럽지 않으면 아마 이놈들이 윗전에 앉아 있을 걸세. 놈들은 '군주'라는 그지새끼한테
복종하는 모양이야. 그래, 군주. 도시마다 하나씩 있는것 같애, 내 생각에는. 혹시 거 황제 폐하는 안 계시는지 내 들어보진
못했어. 이놈들은 의회 같은 걸 구성해 놓고는, 아랫것들이 전부 제 분수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람들 눈에 안 띄고 숨어있도록
통제해.
이놈들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는 헛생각을 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 뭔 주제로 얘기하고 있는지
생각해봐. 괴물이야 괴물, 흡혈귀 말이야. 그 새끼들은 사람 피는 얼마까지 빨아도 되는지, 동네에서 죽는 사람은 몇 명으로
제한하는지, 그런 규칙을 만들고 논다고. 알겠어?
규칙만 잘 지키면 이 카 뭐시기는 자기네 놈들이 피를 빨고 놀든
사람을 죽이고 놀든 뭔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 모양이야. 뭔가 잘못 돌아가기 전까지는 끼어들지도 않고. 물론 그 잘못 돌아간다는
거에는 자네나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게 포함되지.
행여나 자네가 이놈들한테 찍히게 되면, 놈들은 아마 자네를
죽이기 전에 먼저 대화로 서로간의 "오해"를 풀자고 그럴 거야. 왜냐고? 이놈들은 죽은 흡혈귀 몇 놈보다는 백주대낮으로
끌려나가는걸 더 무서워하거든. 놈들의 제안을 따져보고 받아들일지 말지 선택하는 건 자네 몫이지만, 놈들하고 놀 때는 조심해야 해.
자네한테 웃어보이면서 친한 척 하는 놈하고 노는 거면 더더욱 말이야. 뭐 자네가 놈들을 정말 야마돌게 만들면, 군주란 놈이 제일
총애하는 자식을 죽인다던가 말이지, 대화고 뭐고 때려치우고 자네를 부숴버리려 그러겠지.
죽일 수 있는 놈은 죽이고, 정 어쩔 수 없으면 놈들하고 거래도 하고, 그리고는 좆빠지게 도망쳐. 나한테는 이게 먹히더라고... 최소한 얼마간은 말이지.
다른 놈들
이놈들이 자기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나는 들어보질 못했어. 그래도 나처럼 오래 구르다 보면 자기가 상대하는 놈이 어느 조직
놈인지는 대충 알게 되지. 아까 말했던 조직 놈들은 최소한 지들이 저주받았다는 척은 해. 왜, 정부를 장악하고 중심가에 삐까뻔쩍한
둥지를 틀면서 말이야. 근데 말이지, 이 새끼들은 지들이 신이라도 된 줄 알아. 자네가 신을 믿는지 안 믿는지는 모르겠네만...
그러니까 기분 나빠하진 말고. 어쨌든 그렇다는 건 이놈들이 정말 제대로 미쳤다는 말밖엔 안 돼.
이놈들은 지들이
얼마나 우월한 종자인지 시도 때도 없이 떠드는데, 그래봤자 햇빛 좀 보일라 치면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가는건 딴 놈들이랑 똑같아.
불을 갖다대면 질질 짜면서 살려달라 빌어대고. 이 대가리에 똥만 찬 새끼들이 앞에 놈들이랑 다른 점은 말이야, 그놈들은 지들이
괴물이 아니라는 척이라도 하는데, 이 새끼들은 그냥 신경을 안 써. 자네가 이놈들의 정체를 알아내고 치고 들어가면, 이놈들은
위장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자네 목을 따러 정면으로 달려들 거야. 그런데다가 이놈들은 절대 혼자 다니는 법이 없지.
내가 만난 놈들 중에는 그렇게 나이 많이 먹었거나 강한 놈은 없었어. 많이들 죽어나가나 보지, 아마. 나만치 오래 이 짓을 하다
보면 지금 싸우고 있는 게 병사인지 아닌지는 구분이 가게 돼. 아마 이놈들한테는 대장이나 장군 같은 게 있을 거야. 이
씹새끼들이 자라서 된 게 그거면, 자네가 궂이 마주치고 싶지는 않을 놈들이겠지.
전에 들은 바로는 이놈들이 동네에
몰려와서 꼬꼬마 흡혈귀를 수십 마리씩 뽑아대고는 나몰라라 한다더군. 내가 직접 본 적은 없는데, 누군진 몰라도 이거 덮어버리느라
고생 깨나 했을거야. 어쨌든 이 새끼들을 상대할 땐 그런 놈들이 있을 거라는 것 정도는 알아두라고.
그 밖에
흡혈귀 놈들이 깔끔하게 딱 두개로 편갈라 먹고 우리 같은 치들이 분석하고 일하기 쉽게 좀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라만은, 현실은
절대 그리 만만하지 않지. 흡혈귀들 사이에서도 잊혀져서 저 어디 빈집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놈들도 있고, 어린 잡것들이 규칙
따위 쓸모없다면서 멋대로 막나가기도 하고, 사교도니 방랑자니 흡혈귀 마피아에 흡혈귀 마법사에 진짜
괴물에다가 걸어다니는 시체고 뭐고 정말 별의 별게 다 있어. 천태만상이지 아주.
늑대로 변하는 모기새끼도 있다는
것만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한술 더 떠서 뱀으로 변하는 놈도 있고 거 영화에서처럼 박쥐로 변하는 놈도 나오더구만. 그 뒤로는
뭐가 더 있는지 생각하길 그만뒀지. 그러니까 내 말은, 뭐가 나오든 상대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걸세. 그래서 내가 이것도 또
설명해줘야 되는 거고.
마주치게 되는 게 전부 흡혈귀는 아니야
여건이 됐다면 이건
나중에 따로 설명해줬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을 테니 그냥 지금 한꺼번에 말해주겠네. 모기 새끼들 말고도 밤에 돌아다니는 것들이 또
있어. 확실히 말해두겠네만, 이놈들을 사냥하려 그러진 말게. 흡혈귀를 사냥하겠다는 것도 사실 제정신으로 할 짓은 아니지만,
이놈들을 사냥하겠다는 건 정말 제대로 미친 짓이야. 혹시 자네가 이놈들과 마주쳤을 때 바로 도망치거나 총을 쏴대지 않고 그냥 입만
헤 벌리고 있는 일이 없도록 대강 주의할 것들을 알려주겠네.
늑대인간: 그래, 이놈들도 진짜 있어.
아니, 내가 아까 말한 늑대로 변하는 흡혈귀 말고, 그건 그것대로 문제지만... 이건 진짜 늑대인간이야. 예전에 흡혈귀를
추적하다가 늑대인간 구역에 들어간 적이 있었어. 그날 같이 갔던 동료들 전부 목이 날아갔지. 보아하니 이놈들은 자기들 영역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것 같아. 좋은 소식은, 최소한 내가 겪었던 걸로 미뤄보자면, 이놈들은 대체로 자기 영역 밖으로는 나가려 들지
않는 것 같다는 거지. 이놈들도 우리만큼 흡혈귀를 싫어하긴 하는데, 그래도 나라면 이놈들을 우리 동지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어.
가능하다면 이놈들을 적으로 돌리지도 마. 내가 말했듯이, 이놈들은 자기 구역에 붙어있는 편이니까, 구태여 상대하려 들지 말고 그냥
거기 내버려둬. 내가 이놈들을 많이 겪어본 건 아니지만 말야, 이놈들이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지금 달이 보름달인지 초승달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건 말해줄 수 있네. 그놈의 영화하고는 다르게 말이지. 꼴리는 대로 변하고 그런단 말이야. 보아하니
말이지. 근데 영화가 전부 다 구라인 건 아니더구만. 은으로 지랄하고 그런 거 있지? 먹히더라고. 이놈들 은을 정말 싫어해. 혹시
모르니까 은제 포크라도 주머니에 넣어 다니라고. 아니면 그냥 숲에 들어가질 마.
마법사: 예전에
자기가 마법을 쓸 줄 안다던가, 예지를 한다던가, 초능력을 쓴다던가 떠드는 사냥꾼을 몇 명 만난 적 있지. 그걸 쓰는 걸 본 적도
있고 말야. 개인적으로는 초능력 같은 게 있다고는 믿고 있네. 애초에 우리가 쫒아다니는 게 흡혈귀인데 그런 게 없을 이유는 또
뭔가? 그런데 말이지, 예전에 그런 거하고는 다르게, 좀더 기이한 마법이 있다는 걸 들은 적이 - 나도 전해들었을 뿐이야.
다행히도 말이지 - 있어. 동전을 튕겨서 그게 모서리로 서게 만들거나, 잘려나간 손가락을 다시 붙이거나, 인지 저 편의 신과
대화하려고 쥐를 솥에 넣고 산 채로 끓이는 뭐 그런 거 말이야. 내가 다른 치들보다 더 오래, 더 많이 보고 살아왔지만, 솔직히
그런 나라도 이건 안 믿겨져. 마법사란 게 있을까? 적일까 아닐까? 이건 나도 모르겠어. 그리고 내가 자네라면 이런 거에는 정말
조심하겠네. 생각해봐. 이놈들은 무슨 이유에서건간에 자기들의 존재를 숨기고 있잖아, 맞지? 그리고 나는 그게 좋은 이유 때문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유령: 나쁜 소식이 있네. 그래, 유령은 진짜 있어. 좋은 소식은, 그놈들이
할 수 있는 건 좆도 없다는 거지. 최소한 내가 겪었던 바로는 그래. 그 왜 흔히 "내 집에서 나가!" 같은 폴터가이스트 같은 말
있지? 나도 얘기는 많이 들었네만 아직까지 나한테 손가락 하나 가져다 댄 놈은 없어. 이놈들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마주친 적 있네. 이놈들은 딱히 자기가 어떻게 죽었느니 하는 걸 얘기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데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아. 대가를
받으면 말이지. 그것도 괴상한 대가야. 뭐 엉엉 우느니 고함을 치느니 자기 유족한테 가서 떡갈나무 아래를 살펴보라고 전해주느니
하는 거더군. 내가 이놈들을 건드리려 들지 않으니 이놈들도 나를 굳이 건드리려 들지 않는 것 같더군. 그 정도로 타협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놈들이 도움을 청하면 바로 거절하진 말게나. 대가를 바로 받는 것도 잊지 말고.
악마:
나도 내가 천국이고 지옥이고 뭐고 하는 걸 믿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 자기가 지옥에서 지껄이는 놈들이 있으면 그냥 단순하게
악마라고 불러줄 용의는 있네만. 헌데, 예전에 인두껍을 뒤집어쓴 진짜 악마랑 마주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치들은 몇 명 본 적이
있어. 그치들이 그냥 진짜로 사람한테 빙의할 수 있는 유령을 본 건지, 무슨 괴상한, 몰라. 종교적인 흡혈귀를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두 가지는 확실히 말해줄 수 있네. 모든 사태에 대비하게. 그리고 누가 미소를 띄더니 갑자기 자네를
친구라고 부르면, 절대 가까이 가지 말게.
좀비: 그래, 나도 이건 안 믿어. 그런데 요즘 괴상할
정도로 소문은 자주 들리더군. 그냥 요즘 유행인 양 대중문화 매체에 자주 나오니까 사람들이 봤다고 착각하는 거겠지, 아마? 아마도
그렇겠지. 그래도 명심해두게. 흡혈귀도 꽤나 유행하는 소재지만 그렇다고 놈들이 픽션에만 있는 건 아냐. 어쩌면 이런 유행이란 게
세상이 우리에게 경고하는 방식일 지 몰라.
신내림: 이놈들을 달리 뭐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어.
예전에 어떤 남녀가 흉가 하나를 감시하던 게 보이더군. 아마 흡혈귀가 있는 곳 같았어. 먼저 말을 걸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보고만
있었지. 사냥감이 거기서 걸어나오더구만. 여자가 갑자기 자기 손하고 팔을 주머니칼로 그어대기 시작했어. 그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흡혈귀를 땅에 눕히더니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더군. 여자 몸집이 큰 것도 아닌데 흡혈귀랑 맞상대하고 있더라고. 그러는 사이에
남자가 무슨 햇빛처럼 빛나는 빠루를 꺼내더니 그놈 대가리를 한방에 날려 버렸어. 그리고 바로 내빼더군. 쫒아가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네. 내가 온갖 걸 다 보고 들었는데도, 그딴 걸 본 건 씨발 처음이었어. 최소한 그치들이 나쁜 놈 하나는 잡은 거니까 좋은
게 좋은 게지. 그치들이 더 나쁜 놈이 아니라면 말이지만...
이건 대체:
믿어 주게, 자네 놀려먹자고 하는 말이 아니니까. 듣자하니 사람도 아닌 게 돌아다니는 것 같아. 사람처럼 보이면서 돌아다니는
거든지, 몰래 사람하고 자리를 바꾼 건지, 대체 뭔진 몰라도 말야. 혹시 야곱의 사다리라고 영화 본 적 있나? 정신분열증 겪은
적은 없고? 아, 좆까라 그래. 넘어가자고.
세상이 망하려는 건지
악마? 좀비? 무슨
성령의 불꽃을 쓰는 인간? 나는 미신을 믿고 그런 사람은 아니네. 나한테 필요한 미신이 아니라면 말이지. 그런데 이짓을 오랫동안
해온 내가 보기로는, 요즘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어. 흡혈귀 놈들조차도 요즘 불안한 듯 싶더군. 미쳐돌아가는 날씨에, 자연재해에,
거기다가... 모르겠네. 멸망이 닥쳐왔다고 부르짖는 놈들이야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진짜일지도 몰라. 그냥 내가
늙어서 그런 헛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만큼 망상이 온걸지도 모르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자네는 내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험한
밤을 겪에 될 것 같다는 거지. 지금도....
음, 동틀때가 거의 다 되었구만. 그럼 이제 때가 되었네.
마지막으로 해줄 말
이제 자네를 풀어줄 때가 거의 다 되어가는군. 거의.
일단, 자네에게 말해줄 게 하나 더 남아 있네. 마지막으로 남길 경고하고 부탁 하나지. 아니, 부탁 둘이겠군.
그러니까, 자네가 이 짓에 능숙해지면... 만약에 자네가 이 짓에 능숙해지면... 그건 자네가 이 짓을 하면서 '죽지 않는'
부분을 잘 하게 되었다는 뜻이네. 어떻게 살아남을지, 어떻게 추적할지, 언제 물러날지, 언제 숨을지, 누구를 신용할지, 누구
뒤통수를 칠지를 - 그놈이 자네 뒤통수를 먼저 치기 전에 - 잘 알게 되었다는 거지.
충분히 오래 살아남으면 이걸 다 잘 할수 있게 되네. 자네의 적이 자네를 두려워하는게 아니라 자네를 존경할 정도로 잘 하게 되지. 적에게 있어서 자네는 살아있는 편이 더 유익한 존재가 되는 거야. 영원히.
몇 주 전에 잡혀갔었네. 이젠 나도 놈들이 됐어. 나를 문 그 개새끼를 바로 보내버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다시 돌아오지는 않았어. 영화하고는 다르게 말이지.
자, 이제 자네를 풀어주겠네. 그리고 자네가 여태껏 내가 주절댄 거에서 뭔가 배운 게 있긴 하면, 바로 나를 죽여버릴 거야.
나를 그 의자에 단단히 묶고, 저기 놓여있는 칼을 쥔 다음, 내 목을 딸 거야. 가급적이면 한 번에. 내 최대한 날카롭게
갈아놓았다네.
그리고, 자네가 내 부탁을 하나 더 들어주겠다면, 이 봉투를 받아주게. 주소 같은 걸 포함해서
자네가 알아야 할 것은 다 넣어두었네. 여자애 하나를 - 아니, 지금쯤이면 숙녀가 다 되었겠군 - 여자 한 사람을 찾아서, 봉투
안에 든 걸 전부 갖다주게. 그리고 그 아이에게.... 그냥 미안하다고만 전해주게.
씨발 날 동정하려 들지 마! 날
살려주겠다는 생각도 하지 마. 이렇게 죽지 않아도 될 거라고? 이렇게 되서도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좆까. 난
벌써 피를 입에 댄 몸이야. 사람 피를 말이야. 그 여자애를 붙잡은 다음 꿀꺽꿀꺽 피를 마셔댔지. 전부. 자네도 봤잖아, 기억 안
나나?
또 피를 마셔야 될 때까지 얼마 안 남았어. 이해할 수 있겠나? 아니, 절대 못 하겠지. 나는 배가
고파. 여태껏 느껴본 거하고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파. 굶주림이라는 괴물이 자네 목을 찢고 피를 마시라며 내
뱃속을 쥐어뜯고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그놈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게 느껴져. 자네가 날 죽이고 싶은지 아닌지는 상관 안 해.
자네가 내 목을 치게 만들 수도 있어. 내게도 놈들이 쓰는 능력이 생겼으니까. 나는....
너무 멀리 갔어. 이런 꼴이 되어버릴 때까지.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자네를 좀 더 준비시켜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뭐 어쩌겠나?
사냥은 결국 모든 것을 앗아가고 말아.
미친 달... 사냥꾼... 고거 완죤 달빛 갈퀴 아니여~
이거 내용 기억하고 있었는데 ㅇㅇ
헌터스 헌티드 이렇게 보니 개간지네. 그런데 카마릴라가 카뭐시기가 되고 사바트는 다른놈들이라니 ㅋㅋㅋㅋ 근데 '이건 대체'는 체인질링 말하는 거?
치들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