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지금의 던전 앤 드래곤은 그저 20레벨 빌드하고 100층짜리 탑에 들어가서 매 층마다 나오는 인카운터를 차례차례 도장깨기 하는 게임이 아니다. 5판을 제대로 읽어봤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지.
하지만 어쨌든 던전 앤 드래곤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인카운터가 맞다. 운빨좆망 20면체를 굴리고, 파이터는 제일 위험한 적에게 혼자 붙어서 열심히 공격을 주고받고, 로그는 그 틈바구니에 암습을 넣었다 빠지고, 위자드는 잡몹들을 화염구로 청소하고, 클레릭은 전사 옆에서 치유 넣고 다른 놈들 팬다.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던전 앤 드래곤 아닌가?
레인저는 파이터나 팔라딘처럼 HD10의 높은 피통을 갖고 최전선에서 싸우는 클래스로 상정되었다. 그런 레인저의 드잡이질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능력들은 뭐가 있을까? 주문과 서브클래스 능력을 제외하고 능력이 10개쯤 되는데, 그 중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고받는 데 도움이 되는 능력은 '단 3개'다. 나머지는 설명만 번지르르하고 스킬체크 몇번에 못 미치는 모험용 능력, 그리고 로그보다 못한 은신 보조 능력과 은신 감지 정도가 간접적으로나마 인카운터에 도움이 된다.
주문 시전? 팔라딘보다 한참 못한 수준의 주문풀을 가진 놈이 아는 주문 수 제한까지 있다. 서브클래스 잘 고르면 되지 않냐고? 제일 좋은 글룸스토커같은 걸 골라도 쇠뇌 든 파이터보다 한참 못하고 그 밖의 대다수는 기본 클래스 능력과 맞먹을 만큼 구리다. 애초에 서브클래스 잘 추가해주면 뭐하나? 좋게 봐줘도 반의 반 레벨은 데드레벨이나 다름없는데. 각 서브클래스 능력이 엥간한 클래스 두배 효율이 나와도 제값을 할까 말까다.
이런 걸 넥스트 타이틀 걸어놓고 테스팅 기간도 거쳤으면서 안 고치고 내놨다는 건 솔직히 데이터 밸런스에 신경 안썼다고 광고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온라인겜 테섭 제공하듯 UA를 통해 개선안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