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지와 욕망

알피지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때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재미를 원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픽션에 나오는 인물같은 멋진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혹은 본인의 마음 깊은곳에 내재된 이상성욕을 충족하고 싶은 착한 턀붕이들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영화 8마일에서 에미넴이 한 말을 인용하자면, '이상은 존나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거다.

알피지는 개인의 욕망을 배설하는 장소가 아니다. 알피지는 혼자하는 놀이가 아닌, 여러명이 하는 놀이이고, 지엠도 팀원도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욕망의 충돌

일단 팀 안에 들어가게 되면, 사람마다 지향하는 방향성, 즉 욕망이 다르다(흔히 니즈라고도 한다).

어떤놈은 간지나는 쿨시크 힘숨찐 중2병을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놈은 캐릭터끼리 물고빨고 개지랄하는 만담을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놈은 미소녀 로리 대마법사가 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알피지는 혼자하는게 아니라 여러명이 같이 하는 놀이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욕망들은 플레이가 시작함에 따라서 충돌하게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힘숨찐 쿨시크 중2병 캐릭터, 만담하려고 만든 개그 캐릭터, 그리고 미소녀 로리 대마법사 캐릭터가 한 팀이라고 가정해보자. 룰은 D&D이고 PC들은 지금부터 던전을 털어야 한다. 내 알파고적 계산에 따르면, 아마도 힘숨찐은 지가 얼마나 간지나는 놈인지 중2병 RP를 읊고 있고, 개그캐는 중2병캐한테 만담시도하고 있고, 미소녀 로리 대마법사는 "호에엥 무서운거시예요" 이지랄을 떨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앞에서 말한 욕망의 충돌이다. 서로 하고싶은게 다르니까 이런일이 일어날 수 밖에.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빌런화

이렇게 서로 하고싶은게 다른 플레이는 결국 파국에 치닫을 수 밖에 없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비대해진 일부 PL들은 자신의 욕망을 더 많이 충족시키기 위해서 빌런이 되어간다.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번째 유형은 속된 말로 '넌씨눈'이다(넌 씨발 눈치도 없냐의 준말) . 자캐딸에 매몰되다 보면, 종종시야가 흐려지곤 한다. 이런 유형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RPG가 여럿이 하는 게임임을 망각하고, 독선적으로 행동한다. 두번째 유형은 아예 입을 씻고 배째라고 하는 유형이다.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없으니, 초딩마냥 "나 안해!" 하고 좆같이 구는 아주 못된 놈들이지. 첫번째 유형이든, 두번째 유형이든 사악하기 그지없다.

너무 오바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병신 보존의 법칙이라고 5명이 모이면 1명은 병신이라는 지로보 선생님의 말을 기억하자.


충돌하는 욕망의 해결

그렇다면 이렇게 충돌하는 욕망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이냐?라고 물으신다면, 몇가지 해결책이 있다.


첫째, 만악의 근원인 사람을 잘 구하자.

사람을 구인할때, "어 씨발? 사람이다. 섹스섹스!" 하면서 파닥거리지 말고, 이놈이 네 세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열정이 있는 놈인지, 병신이 아닌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아니 선생님 욕망이 충돌하기 때문에, 빌런이 발생한다면서요. 정상인 구인해도 욕망이 충돌할 수 있는거 아녜요? 음...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빌런으로 변모하는건 대부분 이타심이 부족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이타심과 배려심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놈이라면,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타인의 욕망을 존중해주는 갓피엘일 가능성이 높다.

자정작용이 가능한 플레이어를 받는것이 중요하다.


둘째, 지엠의 중재.

근본적인 해결책은 첫번째지만, 만약 네 플레이에 비대한 욕망을 지닌 괴물이 들어왔다면, 지엠이 고생을 좀 해야한다.

자신의 욕망을 조절하고, 타인의 욕망을 존중해달라고, 지속적으로 환기를 시키자.

'제가 정신과 의사도 아니고 왜 이지랄을 해야합니까?' 라는 생각이 들면, 그냥 자르고 새로운 피엘을 구하자.

누누히 말하지만 구인단계에서 꼼꼼히 체크하면, 이런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결론: 아무튼 공개구인으로 아무나 막 받고, 플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