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오랫동안 했던 룰의 신판이 나와서, 리뷰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느낀점 써봄.

플레이테스트 내용물 보니 아마 난 정식으로 2판 나와도 안 할 것 같지만...




- 판정


이번 PF 2판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 중 하나가 판정이라고 생각함.

2판에서는 여전히 d20을 쓰지만, 계산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

공격, 내성, 스킬, AC 모두에 '숙련 보너스'가 들어가는데, (레벨+등급에 따른 보정치)로 계산함.

미숙련은 -2, 숙련은 0, 익스퍼트는 +1, 마스터는 +2, 레전더리는 +3 이라는, 꽤 낮아보이는 보정치인데...


2판에서는 모든 판정에 크리티컬과 펌블이 존재하고, 크리티컬이나 펌블 효과는 일반 성공 또는 실패와 다를 때가 많고,

기준은 크리티컬이 20 또는 DC +10 이상, 펌블이 1 또는 DC -10 이하로 책정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체크 보정치가 1 변동할 때마다 크리/펌블 확률이 똑같이 변하는 것.

기존에 18-20 크리티컬 무기가 왜 좋았는 지 겪어본 사람은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인 지 알 듯.

레벨에 따라 자동 보정을 받기 때문에 같은 레벨이면 수치상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1~2 정도의 작은 차이라도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


4판 연상하기 딱 좋은 계산법이라서 실제로도 4판같다는 소리 많이 듣고 있음.




- 액션 시스템


2판에서는 3액션+리액션을 쓰는데, 언체인드에서 쓰던 것과 거의 똑같음.

구판의 스위프트 액션이나 무브 액션이던 행동은 1액션, 스탠다드 액션이던 행동은 2액션,

풀라운드 액션이던 행동은 3액션, 이미딧 액션이던 행동은 리액션으로 변경하는 게 기본 틀.


언체인드 때도 그랬지만 액션 시스템의 변경은 시전자에게 불리하고 비시전자에게 유리한 쪽이 됐음.

공격은 기본적으로 1액션이고 공격한 뒤에 액션이 남으면 다른 행동도 멀쩡히 가능한데,

대부분의 스펠은 2액션 이상을 요구하는데다 이젠 퀴큰이 크게 약화됐지.

시전자가 1액션으로 할 수 있는 건 1액션 스펠 시전이나 이동이 보통이지만 비시전자는 옵션이 더 많은 편.

언체인드 때도 크게 호평받은 시스템이라서 이걸 기본으로 잡은 건 매우 좋은 변화라고 본다.


그러나 5판처럼 이동의 기회비용이 사라진 건 아니라 붙박이하는 현상 자체는 해결할 수 없음. 언체인드 때도 그랬고. 

(이동에 사용할 1액션으로 공격 등의 다른 행동을 하는 게 어지간하면 더 좋기 때문)



- 캐릭터 생성


캐릭터 제작에서 종족을 기원(Ancestry)으로 바꾸고 배경이 추가되었는데,

기원은 기원 능력을 기존의 종족처럼 제작 시점에서 모두 주는 게 아니라, 레벨 구간마다 하나씩 나눠서 주는 구조라서

좋게 말하면 기원에 잠재된/기원에 기원한 능력이 서서히 성장하는 구조를 구현해낸 거고,

나쁘게 말하면 기원을 잔뜩 너프해서 찔끔찔끔 해금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지.

그 와중에 하프엘프나 하프오크는 졸지에 인간에 종속된데다 성능도 영 좋지 않게 되어버림.

능력치 분배는 언뜻 보기에는 바뀐 거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덤핑이 불가능한 포인트바이와 같다는 걸 알 수 있음.


최근 들어 D&D류 게임에서도 캐릭터의 배경을 캐릭터 스탯에 연관시키기 시작했는데,

2판 역시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함. 배경 관련 스킬에 약간 보정이 붙고 능력치를 주는데,

능력치는 제법 자유롭게 분배할 수 있고 배경으로 주는 스킬은 빌드질할 정도의 요소는 아니라 적절한 듯?




- 클래스


클래스는 차트만 보면 뭔가 많아진 거 같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공통적으로 받는 스킬 숙련 증가, 스킬 피트, 일반 피트, 능력치 상승, 기원 피트를 모두 떼면

클래스 자체의 능력은 전부 구판의 로그나 바바리안 같은 느낌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음.

특히 시전자 클래스의 경우 주문 목록, 클래스 피트, 1레벨 능력 빼면 클래스 성장이 모두 같다고 보면 됨.


클래스마다 중요 어빌리티가 정해져 있지만 사실 2판은 능력치를 여유있게 주는 편이고,

말 그대로 그 능력치를 주로 쓰는 클래스에 맞춰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음.

문제가 되는 쪽은 시그니쳐 스킬이지만 그건 스킬에서 이야기함.


해당 클래스가 고정적으로 받는 능력들은 존재감이 꽤 엷어진 편임.

바바리안의 레이지라던가 팔라딘이 스마이트를 받는 레벨, 로그의 정말 처참한 스닉어택 데미지 같은 걸 보면,

클래스의 특징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돋보이는 능력들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 쉬움.


그리고 클래스 피트는 레벨대마다 정해져 있는 파워 목록에서 가져가는 방식인데,

이거 아무리 봐도 4판의 느낌이 또...

참고로 클래스 피트는 구판 시절 클래스 능력과, 클래스에 맞는 기존 피트들을 적당히 합쳐놓은 방식임.

게다가 (기회공격이나 카운터스펠 같이) 기존에 모든 캐릭터가 공통적으로 쓰던 게 클래스 피트로 바뀌기도 함.


(기존에 여러 클래스에서 쓸 수 있던 피트들을 클래스별로 분리해놨으니) 빌딩 옵션이 구판에 비해 늘어난 게 아니라 줄어들었음에도,

클래스를 조립식으로 짜 놔서 오히려 캐릭터 제작 과정이 뭔가 더 복잡해진 듯한 이상한 현상을 불러일으키더라.


멀티클래스나 아키타입은 클래스 피트를 소모해서 찍는 걸로 변경됨.

이것도 4판의 멀티클래스 피트 시스템과 똑같아서 4판의 느낌을 주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언체인드에서 나온 변형 멀티클래싱도 나름 괜찮은 점이 있었는데 왜 굳이 이 방식을 골랐는지는 글쎄?

게다가 멀티클래스가 지나치게 약한 것도 4판과 마찬가지라 더욱 4판의 인상이 짙어짐.


클래스 밸런스 잡는 건 파이조에게는 별로 기대를 안 했으니까... 넘어가자.




- 스킬


스킬 시스템은 위에서 말했듯이 모든 체크에 레벨만큼 보정을 받기 때문에 스킬 수치 자체는 차이가 왕창 벌어지지 않음.

그 대신 숙련 등급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나눠서 구분을 두는 방식을 채택함.


이건 생각보다 꽤 문제가 많은데, 가장 심각한 게 위에서 언급한 시그니쳐 스킬임.

시그니쳐 스킬로 지정되어 있는 스킬만 랭크를 마스터 또는 레전더리로 올릴 수 있음.

입을 잘 터는 파이터나 위저드를 하고 싶다구요? 그래봐야 익스퍼트 이상으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함.

왜냐면 시그니쳐 스킬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특화할 수 있는 스킬을 클래스 별로 제한해버린 거임.


숙련 등급별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한다는 건 합리적으로 보이는데 사실 단점도 있음.

기존에 딱히 등급이 어쩌구 하지 않아도 할 수 있었던 행동을 모조리 등급 끊어서 스킬 피트로 쑤셔박은 경우도 있거든.

가령 어떤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던가, 남이 시전 중인 주문을 알아낸다던가...

상당수의 스킬 피트는 호평을 받았던 언체인드의 스킬 언락 같은 느낌이라 이런 점 수정만 해 주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특정 스킬을 이용해서 일반적으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을 해내는 용도로 쓰는 식)


그리고 스킬 크리티컬이나 펌블 도입 때문에 참 골때리는 상황이 하나 생겼는데,

DC보다 10 이상 낮으면 펌블이기 때문에 펌블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 수정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캐릭터에게 판정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것.

물론 다른 시스템에서도 되도록이면 수정치가 높은 쪽에게 스킬 체크를 먼저 시키는 건 마찬가지지만,

2판의 경우에는 수정치가 낮을수록 실패할 가능성과 그 리스크가 동시에 급속도로 커진다는 게 문제임.

D&D에서 '얼마 차이로 실패했는 지 따져서 그에 따라 페널티를 먹이는' 방식을 광범위하게 채용하는 건 아니잖아?

수정치가 높든 낮든 실패하면 똑같이 실패한 거지, 얼마 차이로 실패했다고 그냥 실패를 펌블로 만들지는 않는다는 이야기.

스킬이나 스킬 피트 중에 크리티컬이나 펌블의 효과가 붙어있는 게 생각보다 많아서 스킬 처리도 머리아프게 됨.


사족으로 클래스 피트나 스킬 피트가 아닌 일반 피트의 경우,

(내성 피트처럼) 아무나 찍거나 (너무 구려서) 아무도 안 찍던 피트들을 몰아놓은 듯.

2판에서는 스킬 피트 자리가 넘쳐나니까 일반 피트는 어지간하면 다들 내성이나 체력 증가로 도배할 것 같다.




- 주문


2판에서는 여전히 정통 밴스식 마법, 그러니까 슬롯마다 주문을 하나하나 지정해서 쓰는 방식으로 유지되었다.

게임 내 용어 선정은 D&D 3.75판 이미지 벗으려 하는 게 뻔히 보이던데 이건 왜 굳이 그대로 끌고 가는지...?


2판에는 시전자/비시전자를 딱 끊어서 구분해서,

팔라딘, 레인저, 알케미스트는 시전능력이 사라지고 바드는 풀캐스터로 변함.


2판에서는 스폰테니어스 캐스터, 즉 바드와 소서러가 엄청나게 불리함.

스펠 슬롯 수는 프리페어드와 똑같은데 스펠 노운의 제약은 스폰테니어스만 받기 때문.


주문 목록은 아케인, 디바인, 오컬트, 프라이멀의 4종류임.

클래스마다 저 중에서 뭘 쓸 지 결정하는데, 소서러는 특이하게 혈통(Bloodline)에 따라 주문 목록이 정해짐.

바드는 오컬트 캐스터가 됐고, 드루이드는 프라이멀 캐스터가 됐음. 힐 능력이 있는 건 디바인과 프라이멀뿐.


주문은 거의 대부분이 너프됐음. 스펠 슬롯 수도 크게 줄어들었고. (슬롯 레벨마다 3개씩 받는게 최대치)

save or die (내성 실패하면 즉사급) 계열 능력들은 내성에서 펌블을 내야 그렇게 되도록 변했고,

비전투 계열은 효과가 모조리 깡으로 너프, 데미지 능력은 시전자 레벨이 짤리면서 5판처럼 고정 피해가 됨.

그리고 주문마다 크리티컬이나 펌블을 내면 주문 효과가 강화/약화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거 때문에 내성에서도 +1 정도의 수정치 차이가 매우 중요해짐. 2판은 내성에서도 DC 기준 ±10이 크리/펌블이니까)


액션을 추가로 쓰거나 높은 주문 슬롯을 써서 주문을 강화하는 방식의 경우 5판과는 달리 꽤 복잡한 편임.

미리 주문마다 효과와 사용 방식이 규정되어 있는 메타매직이라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그런데 스폰테니어스 캐스터는 같은 주문인데 다른 레벨로 스펠 노운 습득을 따로 해야 하이튼을 사용 가능하다는 게...


주문 집중은 조금 바뀌어서, 1액션으로 그 주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주문이 다음 턴 마칠 때 자동으로 끝나고,

피로 상태가 아니어야 함. 10분 집중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끝나고 피로 상태가 됨.

만약 집중 행동에 반응해 발생한 리액션이나 프리 액션으로 레벨 이상의 피해를 받으면 주문이 깨진다.

(데미지로 주문 깨는 건 주문 시전 시에도 마찬가지임. 구판의 레디액션이나 주문 시전 시의 기회공격으로 주문 깨던 걸 생각하면 될 듯.)


캔트립은 구판처럼 여전히 사용 제한이 없지만, 5판처럼 캐릭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자동으로 스펠 레벨이 오르도록 강화됨.


10레벨 스펠은 말은 거창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위시, 미라클, 타임 스톱 같은 기존 9레벨 스펠 중 강한 걸 떼어놓은 것이었음.


뭐랄까, 간략화하려는 시도는 했지만 개발진 생각만큼 간략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 장비


무게 룰은 벌크(Bulk)로 변형됨. 무게 단위를 소수점~백 단위까지 계산하던 걸 좀 더 간략화했음. 이건 괜찮은 듯.

그리고, 장비마다 등급이 있어서 (노멀 - 익스퍼트 - 마스터 - 레전더리 순) 등급이 높을수록 능력치가 더 좋음.


이제 갑옷 중 일부는 터치어택도 올려주고, 화폐 기본 단위가 장비는 sp(은화), 마법템은 gp(금화)로 변함.

1gp가 10sp니까 마법템 가격이 전반적으로 뛰었다고 보면 되겠음.

(실드 마법을 포함한) 방패는 방패 올리기(Raise a shield) 액션으로 올려야 1라운드 동안 AC 상승이 적용되는데...

3액션 시스템에서는 공격을 여러 번 할 때마다 공격에 -5 페널티가 누적되고,

구판과는 달리 수정치 올리기가 힘든 편이라 방패 올리기의 1액션 부담이 생각보다 적은 편임.

다만, 체인셔츠가 AC +2/민첩제한 5, 풀플레이트가 AC +6/민첩제한 1인 동네에서 실드 AC가 +2라는 건 꽤 세긴 함.

(2판에서는 구판과 달리 마법이나 능력으로 수정치 1 올리는 것도 그렇게 쉽지는 않음)


무기 같은 경우에는 무기마다 특성이 중구난방이라 정말 골때림. 차트 보면 정말...

게다가 무기 분류마다 크리티컬 먹였을 때의 효과가 따로 있음.

무기가 복잡해 봐야 어차피 괜찮은 종류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히 마법무기를 갖게 되기 시작하면)

이건 너무 과도하게 복잡한 거 아닌가 싶다.


기타 비마법 장비는 딱히 할 말 없으므로 패스.




- 마법 아이템


대부분의 마법아이템은 가격 변화 + 액션/레조넌스를 소모하도록 하는 변경을 겪음.

레조넌스(Resonance)는 레벨+카리스마 수정치로, 마법 아이템을 발동시키거나 반영구 마법 아이템의 효과를 발휘하는 등에 소모함.

그러니까, 예전처럼 온갖 마법템을 둘둘 말고 다니면서 포션, 완드, 스크롤 떡칠을 하고 다닐 수는 없다는 이야기임.


'카리스마 수치에 연관되어 있으니까 시전자가 더 유리한 거 아니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가 않음.

스크롤이나 완드 같은 소모품 사용에도 레조넌스를 소모하는데,

2판에는 UMD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비시전자가 스크롤이나 완드를 쓸 일은 없어서

게다가 카리스마가 높은 클래스는 주문 옵션에 제약을 받는 바드나 소서러 뿐이라 딱히 논란이 될 정도는 아님.

물론 포션 빠는 경우에도 레조넌스를 소모하긴 하지만, 보통은 비시전자가 포션 빠는 거보다 시전자가 스크롤 쓰는 경우가 더 많았지.


그래서 마법 아이템은 적당히 너프된 거냐고?

마법 아이템은 밸런스가 제대로 파괴된 상태임. 마법무기+마법갑옷의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음.

농담이 아니라 레벨대에 비해 값이 매우 싼 템이나 소모템 같은 거 외에는,

다른 템 쌩까고 +X 마법무기랑 마법갑옷만 올리는 게 나을 정도.


마법 무기 같은 경우에는 기존처럼 명중과 무기 피해를 올려주는데,

피해량 증가가 +X가 아니라 무기 다이스 +X개임.

그러니까 +2 대검 같은 경우에는 데미지가 2d12 늘어남. 크리 터지면 이 추가데미지도 당연히 뻥튀기.


마법 갑옷은 AC와 터치 AC(TAC)를 동시에 올리는데다 내성망토 효과까지 붙음.

+3 브레스트플레이트는 AC +7, TAC +5, 모든 내성 +3이라는 이야기임. (원래 브플은 AC +4, TAC +2로 끝)


참고로 마법무기나 마법갑옷은 일정 등급 이상이 되어야만 인챈트가 가능함.

그리고 마법무기/갑옷 효과는 위에서 말한 장비 등급에 따른 효과와도 동시 적용됨.

따라서 마스터 +3 대검 같은 경우에는 명중 +5, 피해량 3d12 증가라는 효과가 되어버림.

+3 대검이나 +3 풀플이 1500gp 정도인데, 레조넌스 1점 떼고 능력치 2 올리는 템이 4500gp임.

마법무기/갑옷은 액션 필요하지도 않고 레조넌스도 안 쓰는데 왜 사용에 제약이 많고 불편한 마법템을 사겠음?

참고로 구판처럼 이미 있는 무기나 갑옷 강화도 여전히 가능함.


아이템마다 아이템 레벨이 생기기는 했는데,

그건 '그 레벨에 적절한 물건'이라는 의미지 '그 레벨 이상이 되어야 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서...

구판에도 크래프팅에 필요한 레벨 제한이 있었지만 그거 누가 신경쓰기는 했던가?

GM이 드랍 규제하거나 조정/금지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럴거면 처음부터 제대로 만드는 게 더 낫잖아.

사실 마법무기나 마법갑옷 없어도 구판처럼 결국 가장 좋은 마법템만 골라서 사는 문제는 여전하고.

언체인드에서 Automatic Bonus Progression 만들어서 내놓을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왜 이런 문제가 나는 지 모르겠다.




- 몬스터


몬스터는 5판이 연상될 정도로 줄어들었음.

기존에 몇 줄씩 잡아먹던 부분들이 대폭 축약되어 간략해진 게 바로 느껴짐.


트랩은 기존과 큰 차이는 없지만,

지정 DC를 넘기는 것 외에도 간파나 해체를 할 때 Perception / Thievery 등급을 요구할 때가 번번이 있음.

그 외에는, 트랩의 퍼셉션 DC를 '트랩이 안 보이는 정도'라고 생각해서 스텔스 DC라고 적어놨던데,

그냥 퍼셉션으로 두는 게 더 나았을 듯. 트랩이 능동적으로 스텔스를 하는 건 아니니까.


경험치 계산은 몬스터나 트랩마다 레벨(기존의 CR)이 따로 붙는데, 그게 경험치와는 무관함.

레벨에 무관하게 레벨업은 모두 1000 XP 로 고정되어 있고,

경험치 산정은 '해당 인카운터가 PC들의 현재 레벨대에서 어떤 난이도였는지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방식임.

그러니까, 뭔가 몹이나 트랩마다 XP를 주는 수치가 따로 정해진 게 아니라

GM이 인카운터가 얼마나 어려웠는 지 알아서 판단하고 그에 맞게 경험치를 줘야 해서 굉장히 추상적으로 변했다.

몹의 양과 질보다는 인카운터 수와 GM 주관에 지나치게 영향을 많이 받아서 여러모로 결점이 많다는 소리를 들음.




- 테스트 어드벤처


플레이테스트 읽어볼 겸 둠즈데이 던을 훑어봤는데, 평범한 파이조식 모듈이더라고.

그러니까, 대충 1레벨 PC들이 우연한 계기에 연속된 사건에 얽혀서 존나쎄가 되어가는 던전까기 어드벤처라는 거.


스토리는 빈말로도 좋다고는 못 해주겠다.

모듈 스토리를 일부러 지금까지의 AP 모두에 연관점을 주려고 한 탓에 메인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시간대 진행이나 내용이 꽤 뜬금없는 경우가 자주 보임.

어드벤처 난이도는 플레이 안 해봐서 생략.




- 그 외


뭔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대던 탐험(Exploration)/휴식(Downtime) 모드는 속 빈 강정이더라. 기존이랑 바뀐 게 없다고 봐도 됨.


D&D의 티를 벗으려고 하기라도 하는 지 기존의 용어나 명칭을 마구 바꿔댔음. 비스티어리 목록 보면 딱 눈에 들어올 것.


주문이나 아이템에 각각 희귀도를 설정해놨던데, 빌드질하는 친구들이 그걸 크게 신경쓰던가...?


PF 2판에서 가장 문제점이 크다고 생각했던 게 정말 떨어지는 가독성인 듯.

하도 축약용어들과 기호로 떡칠을 해 놓은 탓에 구판보다 훨씬 읽기가 불편했다.

레이스 포 더 갤럭시나 매직 더 개더링 같은 게임을 해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축약용어나 기호를 자주 쓰는 건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매우 편하지만 진입장벽이 엄청나게 높아짐.

구판을 즐기던 유저들보다는 새로운 유저층의 확보를 염두에 두고 2판을 짠 거라는 걸 생각하면,

이렇게 책을 구성하는 건 영 아니지 않나 싶다.




총평: 4판과 엄청나게 유사하고, 5판과 닮은 점도 약간 있음. 4.25라고 봐도 될 듯.

혹평을 들을 만한 룰은 아니지만 단점이 너무 많아 보인다. 기대는 안 하지만 1년 내에 개선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