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 교육.
안내방송 같은 것은, 세명의 드림스피커의 귀에는 들리지조차 않는다. 한국 내의 현실교란자들은 모두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나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던 메이지들은 하나하나씩 도살당했다. 밤중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리무진. 그 안에서 걸어나오는 클론들. 그들을 지휘하는 요원들. 그들의 표적이 되고서 살아남은 자들은 몇 없었다. 이제는 유니언이 자신들의 존재를 눈치채기 전에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 팽배했다. 이들은 그 생각에 편승한 자들 중 하나다.
그들 중 제일 작은 체구의 남성이 초조하게 문이 열리는 것을 기다린다. 셔틀트레인의 문이 열리자마자 그가 뛰어들듯이 그 안으로 들어선다. 나머지 둘은 서두르지는 않지만, 조심스럽게 탄다. 휴가철은 지난지 오래였기에 그들 주위에는 비지니스 목적으로 온 듯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문이 닫힌다는 안내방송. 천천히 셔틀트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뛰어든 자가 손에 든 작은 부적 같은 것을 연신 문질러댄다. 그 중 한명이 그에게 쏘아 붙인다.
“좀 진정해라. 나까지 불안하다.”
그러나 그말은 별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셔틀 트레인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조명으로 밝혀진 터널 안을 움직인다.
“철컹.”
불길한 소리. 갑자기 터널 한쪽벽이 열린다. 원래는 그저 벽이여야 할 부분이 안쪽으로 접혀들어가며 새로운 길을 드러낸다. 셔틀 트레인이 급히 방향을 꺾으며 그 안으로 들어간다.
“-안돼.”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드림스피커 중 한명이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들이 트레인 안을 돌아본다.
승객들이 자신들의 얼굴에 손을 가져간다. 고무가 당겨지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얼굴에서 가면이 떨어져나온다. 그 뒤에 있는 것은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한 유니언의 전투용 클론이다. 클로닝 시설에서 제작되어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 전투병기. 그들이 품에 손을 넣어 권총을 꺼내든다.
그들이 동시에, 한치의 차이도 없이 고개를 들어 드림스피커들을 응시한다. 공허한 응시의 끝에 걸친 드림스피커들. 그들 중 한명이 조용히 중얼거린다.
“...좆됐네.”
“-에 도착합니다. The train will be arr-”
안내방송과 함께 셔틀 트레인이 멈춰선다. 문이 열리고 안에서 어색할 정도로 뜨거운 공기가 훅, 하고 불어 나온다. 희미한 화약냄새가 희석되어 사라져버린다. 탑승동에서부터 타고온 승객들이 내린다. 자세히 관찰하면, 그들 중 몇명이 부상을 입은 듯 불안한 걸음걸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왜 셔틀 트레인이 이렇게 지연됐는지, 하고 투덜거리는 승객들이 다른 쪽 문 밖에서 기다린다.
셔틀 트레인 정거장에 쓰여진 “제1터미널로 이동한 후 탑승동으로 다시 돌아오실 수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유난히 선명하게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수세에 몰렸다.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던 AP-5 아말감에 대한 대항 계획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난주에는 해외로 탈출하려던 메이지 셋이 사살 당했다. 지난 1년 정도 유니언의 부재를 틈타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넓혀나가던 그들은 인천공항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이런 일은 계속 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대항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겨우 몇명의 요원으로만 하은이 있을 시절의 AP-5 아말감이 운용될 수 있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한국처럼 도시에 기능이 집중된 곳에서는 유니언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세명으로는 역부족임을 깨닫고 다른 자들을 합류시켜보려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늦은 모양이다. 모두가 도망갈 생각 밖에 없다.
어떻게 하지?
하은이 고객에게 필요한 서류를 내밀며 말한다.
물론 지금까지 잘 도망쳐온 자신을 생각하면 -그 와중에 매주 AP-5 아말감의 감독관과 육체적 관계마저 맺고 있는 것까지 고려했을때- 선방하고 있는 편이겠지.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곧 자신도 도망쳐야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하은이 핸드폰을 내려다본다.
수현에게 온 메시지가 떠있었다.
[얘기해요.]
“하은씨.”
“무슨 일이죠?”
하은이 계단참의 작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며 말한다. 요원 시절의 버릇이다. 근무중인 은행 지점 근처의 이 건물은 관리인이 뒷문을 잠그지 않았지만 애초에 별로 쓰이지 않는 건물이라 엿들을 사람 없이 전화를 할 수 있었다.
“하은씨를 향한 추적망이 좁혀오고 있어요.”
“추적망이라뇨?”
“유니언이요. 아마 국민연금 쪽이랑 다른 정부 기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기록에 허점이 있는 자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것 같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는 명확하다. AP-5 아말감의 옛날 기록에서 알아내지 못했더라도, 연금 수납 기록들을 조회해보면 기록이 이상한 자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는 행정오류겠지만, 하은의 경우는 다르다. 리스트에 오르자마자 들킬 것이다.
“유니언측의 배신자가 알려주더군요. 준영이가 최선을 다해 막고는 있지만, 들키는건 시간문제입니다.”
처음으로, 다급해지는 것을 느낀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은씨.”
“네?”
“어쩌면 도망가야할지도 모릅니다.”
둘 사이에 잠깐의 침묵이 내려앉는다.
“그럼 어쩔 수 없죠.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겠네요.”
“적극적이라니요?”
“정보를 받아서 행동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해요. 직접 유니언의 기지를 공격할거에요.”
“말이 됩니까?”
직설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수현. 당연한 소리다. 미치지 않고서야 유니언의 컨스트럭트에 테러를 저지르다니?
“정면 공격한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에요. 유니언 쪽의 배신자를 통해서 침입해야죠.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해요.”
“하은씨. 너무… 지나친 것 아닙니까?”
“아뇨. 그들을 멈추려는게 아니에요.”
“그러면?”
“반격할 수 있다는걸 보여줘야죠.”
“유니언에게 말입니까?”
하은이 작게 한숨을 쉬며 말한다.
“아뇨. 도망가는 트래디션 쪽 사람들에게요. 한번도 싸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해는 해요. 최소한 동기부여정도는 해줘야죠. 할 수 있다고 말이에요.”
“그게 불가능하다면?”
“당신들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저부터 도망가 있겠죠.”
핸드폰 너머로 허탈하게 웃는 소리가 들린다.
“알겠습니다. 연락하라고 전해두죠.”
“고마워요.”
통화가 끊긴다. 하은이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업무 유니폼이 어딘가 어색하다. 그녀의 잠깐이나마 일상으로의 복귀를, 그녀 스스로의 손으로 끊어버릴 모양이었다. 그럴 이유가 있을까, 하고 묻는다. 그냥 도망가는게 더 쉽지 않을까. 어차피 이곳에는 연고도 없고 기껏해봐야 문화와 언어가 익숙한 정도니까.
그러나 지금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분명히 추적당한다. 그냥 도망가 버리면 퇴사 기록까지 합쳐져서 배신자로서 수배되어 어떤 곳으로 가도 추적당할 것이다. 배신자를 포획하는 것은 꽤나 큰 공이니까. 여기서 AP-5 아말감을 멈추는데 성공하면 유야무야 묻혀버리겠지. 아니, 그래야한다.
하은이 자신의 원룸에서 조용히 전화를 기다린다. 이내, 벨이 울린다. 재빨리 전화를 받는 하은.
“노하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하은씨.”
변조된 목소리가 들려온다. 유니언측의 내통자다. 그 -아니면 그녀- 는 유니언 내의 작전 정보를 조금씩 유출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정보를 유출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목표가 되는 메이지에게 하은 일행이 들키지 않고 먼저 연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
“정보는 감사했습니다.”
“아닙니다.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는 정보니까요. 무엇을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AP-5 아말감 컨스트럭트에 직접 침입하려고 합니다.”
당황한 것일까. 대답이 없다.
“목적은?”
“혼란유발과 동기부여...라고 해두죠.”
변조된 목소리 너머로도 망설임이 느껴진다.
“너무 위험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아니, 다른 방법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알겠습니다.”
잠시 후, 그가 수락한다.
“제가 이용하는 시설의 위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쪽으로 찾아오십시오. 아무래도 얼굴을 보고 얘기 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 같군요. 어뎁트 분들을 통해 위치를 전달하겠습니다.”
“네. 그럼.”
통화가 끊어진다. 하은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한번 심호흡한다. 분명 써먹 수 있는 약점과 정보가 널려있는데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역시 도망가는 것은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현실을 두고 싸우기 이전에,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먼저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해야한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렇게 결심한 하은이 가만히 생각을 정리하며, 수현에게서 올 정보를 기다린다.
하은이 조심스럽게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수현과 준영을 통해 전달된 위치에 있는 건물이다. 과연 유니언의 시설답게 철저하게 숨겨져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을 기계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 안쪽으로 들어가자 건드리기만 해도 녹이 떨어질 것 같은 설비들이 보인다. 하은이 그것들을 지나쳐 바닥에 덩그러니 붙어있는 해치를 연다. 그것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다. 의외로 쉽게 열리는 것으로 보아 최근 몇번 사용된 모양이었다. 하은이 낡은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그 안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삑, 삑, 삑-”
비프음이 울린다. 하은이 지하 시설 안으로 들어선다. 좁은 공간 안에 잔뜩 늘어선 콘솔, 빛나는 모니터들. 이곳저곳에 널부러진 철제 의자들. 구식에 소형이지만 분명 유니언의 시설이 분명했다. 지휘통제실은 기껏해야 교실 두개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고, 붙어있는 부대 시설들까지 합하면 좀 더 커지겠지만 가동률이 어떨지는 의문이다.
여긴 배로 치자면 제 2함교 같은 곳이다. 서울 한복판에 숨겨진 AP-5 아말감이 만약의 사태로 파괴될 경우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아마도 DA를 거치면서 망실된 시설이겠지. 아니면 여기가 AP-5 아말감의 초기에 사용하던 시설이고 지금의 AP-5 아말감 컨스트럭트가 새로 지어진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설의 역사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시설로 무엇을 들여다볼 수 있는가, 이다.
하은이 모니터를 살핀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앉아있었던 의자. 키보드에는 방금까지만 해도 사용한 흔적이 있다. 구식의 모니터를 살피는 하은.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이건 AP-5 아말감의 전술 데이터링크가 분명하다. 클론 부대의 이동, 정우재 감독관의 위치, 그 부관의 위치, 작전의 우선순위, 소규모 VI끼리의 전술 조언 네트워크 등, 그 모든 것이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전혀 친절하지 않다. 그래프나 무언가를 강조하는 색색의 텍스트, 3D 그래픽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직 검은색 배경에 스쳐지나가는 녹색의 글씨들 뿐. 하은이 이제는 서서히 잊어가는 VDAS 사용법을 응용해 몇몇 정보를 캐치해내지만, 그 뿐이다. 이 텍스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압축된 정보를 머리속에서 실시간으로 해제할 수 있을만큼의 체화가 필요할 것이다.
“삑, 삑, 삑-”
정상을 알리는 비프음이 계속 울린다.
하은이 감탄한다. 이 정도 정보량을 실시간으로 해석해 전달할 수 있는 자라면 비록 전술적 식견은 떨어지더라도 대단한 수준의 계몽된 정신을 지닌 것이 틀림 없었다. 클론 오퍼레이터 10명 정도가 있어야 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해석에만 정신이 없어서 전술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데, 대체 왜 내통자가 이런 곳에 근무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곳을 AP-5 아말감이 파악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럼 내통자는 사실 AP-5 아말감에 근무하는 자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처지인 요원인 걸까. 그렇다면 더욱 쉽지 않아진다. 아니, 그 전에 이곳은 어떻게 발견한거지?
갑자기 의심이 솟구친다.
설마, 함정인가.
그 의심을 확인이라도 하듯 갑자기 낡은 환기구에서 초록색 가스가 뿜어진다. 하은이 들어온 방향으로 달려나간다. 그러나 늦었다. 문은 잠긴 상태다. 하은이 입을 틀어막은 상태에서 탈출구를 찾는다. 그러나 밀폐된 시설에 그런것이 있을리가 없다. 현실교란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도 전에 마취가스가 효능을 발휘한다.
털썩, 하고 쓰러지는 그녀.
어두워지는 그녀의 시선.
그 끝에,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난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마치 유령처럼, 방금까지만 해도 없었던 곳에 원래부터 있었다는 듯이 그 존재를 주장하는 누군가.
그가 하은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그녀의 시야가 어둠에 잠긴다.
“...”
하은이 서서히 고개를 든다.
온몸이 구속되어 있다.
이런 일을 겪은적이 있다. 류 국장에게 잡혔을 때다. 진실을 묻어버리기 위해 하은을 인간이 아닌 무엇으로…
아니, 그렇지 않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하은은 류 국장이 만들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기억의 원래 주인은, 자신이 죽여버렸다. 심지어 그 아바타마저 먹어치워버렸다.
“...”
그러나, 그런 존재론적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는 듯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깨어났습니까?”
불안감이 허리를 타고오른다.
이 목소리는-
“다행이군요. 준비는 이미 다 끝났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선글라스를 벗는 남성. 눈 대신, 짓물러진 살점이 대신하고 있는 눈구멍. 평온하면서도 모든 것을 경계하는 듯한 표정. 광인과 합리적인 음모론자 사이의 어딘가에 놓여 있는 에이전트Agent, 퀸란 윌로우 1세가 보기만해도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째서 당신이?”
하은이 위협적인 목소리로 묻는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기껏해야 허세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전혀 움직일 수가 없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적당한 시간이 되면 다시 뵙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가 구두로 바닥을 탁탁, 하고 차며 말을 이어간다.
“적당한 시간이라는건 언제나 찾아올 수 있죠. 그리고 바로 오늘이 그 때 입니다. 예상보다 빨랐다는 답변은 사양하겠습니다만.”
그가 하은의 뒤쪽으로 돌아가 스트랩을 점검한다. 풀릴 기색이 없다.
“자, 고정은 다 되었군요.”
“뭘 하려는거지?”
하은이 온몸이 고정되어 있음을 알아차린다. 손목, 다리, 어깨, 심지어 눈꺼풀까지 고정된 상태다. 눈에는 지속적으로 인공눈물이 떨어지며 그때마다 섬뜩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전혀 움직일 수가 없다. 입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팔에는 링겔이 달려 있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교육의 시작입니다.”
그가 즐겁게 말한다.
“무슨…?”
그가 낡은 철제 책상을 밀어 하은 앞에 둔다. 바퀴가 삐걱거리는 불안한 소리를 낸다. 그 위에는 마찬가지로 구식의 모니터가 네개 놓여있었다. 그 뒤에서 뻗어나온 두꺼운 케이블들이 천장의 기기들에 연결되어 있었다. 모니터들이 대기 상태로 켜진다.
“뭘 하는거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구에 내려온 이후로 변절자들의 전술 네트워크를 좀 들여다보았습니다. 이곳 뿐만 아니라 좀 더 상위 조직의 것도 훔쳐보았지만.. 실망스럽더군요.”
그가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잇는다.
“너무 많은 자산이 망실 되었더군요. 단지 물리적인 것 뿐만 아니라 지적인 것도 포함해서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서로 의심하느라 예전 만큼의 효율성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하은의 시야 밖에서 각종 기기들을 켜기 시작한다. 기계음과 함께 낡은 기계들이 터질것 같은 소리를 내며 작동을 시작한다. 그가 하은의 머리에 헤드폰을 씌우자 소음이 먹먹해진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퀸란의 목소리는 전혀 줄어들지 않은채로 선명하게 들려온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다행입니다.”
무엇이 다행이라는 것일까. 하은이 물으려하지만 그 전에 퀸란의 말이 먼저였다.
“거기에, 하은씨까지 있으니말이죠.”
털컹, 하는 소리와 함께 기계가 켜진다.
“아아악!”
참을수 없는 비명이 터진다.
소음.
어마어마한 소음.
소리가 큰 것이 아니라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종류의 무엇인가. 동시에 모니터가 켜진다. 안구의 세포를 한겹한겹 외과적으로 벗겨내는 듯한 원색적인 패턴의 조합. 도저히 인간의 두뇌가 처리할 수 없는 강렬한 빛과 무늬가 하은의 눈에 새겨진다. 뇌를 쥐어짜는 듯한 감각의 폭주에 모든 생각이 사라져버린다.
동시에 링겔로부터 계몽과학으로 만들어진 각성제가 주입된다. 과도한 감각으로 인해 기능을 정지해야할 두뇌가 각성제로 인해 깨어나 그 감각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머릿속을 휘저어, 그 파동을 따라 모든 생각이 조각나버린다.
“아악!”
그 과정 하나 하나가 어마어마한 고통을 수반한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자신의 이름, 이곳에 온 방법, 목적, 아는 사람, 직업, 과거, 경험, 버릇, 그 무엇을 떠올리려해도 머릿속에 엉망진창으로 쑤셔넣어지는 노이즈와 색의 파도에 밀려나버린다.
안돼.
안돼.
안-
이제는 그것마저도 생각나지 않는다.
무엇이 안되는거지, 라는 생각. 그것도 사라진다.
하은의 뇌가 새하얀 캔버스처럼 변해간다. 그 위에 칠해져있던 모든 것이 밀려나, 새하얘진 캔버스.
“아-”
그녀의 비명이 멎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뿐.
노이즈만이 가득했던 감각 사이에 새로운 것이 느껴진다.
정보.
노이즈가 아닌, 의미가 담긴 무엇인가. 노이즈가 하은의 생각을 밀어내고, 그렇게 밀려난 공간에 정보가 쑤셔넣어진다.
정보.
무기를 다루는 법에 대한 정보.
추적되지 않는 법에 대한 정보.
망실된 자산에 대한 정보.
이용할 수 있는 조직구조에 대한 정보.
음모에 관한 정보. 현실교란자들에 관한 정보. 컨트롤의 통제 코드에 관한 정보.
세뇌 기법에 대한 정보. 심리전에 대한 정보. 실전된 전투방식에 관한 정보. 가능성에 대한 정보. 증오에 관한 정보. 배제법에 의한 불가능성에 관한 정보.
논문에 관한 정보. 독살에 관한 정보. 음모론에 대한 정보. 생체 실험에 관한 정보. 소문에 관한 정보. 진짜 음모와 가짜 음모를 구분하는 것에 대한 정보. 가짜 정보의 생산에 관한 정보. 정보의 확산과 통제에 관한 정보. 인간의 의식을 하나의 거대한 프로그램으로 보아 해체하여 재조립하는 것에 대한 정보.
확산하는 통제의 정보에 관한 방법론을 중심으로한 음모에 관한 정보에 대한 역정보. 인간인식과 한계 그리고 그 초월에 관한 정보를 통제하고자하는 음모론에 관한 심리전에 대한 정보를 밀어내는 데 필요한 작전에 관한 정보와 그 기저에 깔린 이론적 배경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 학자들에 대한 정보.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역전에 관한 모노리스적 인식은 어떤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자들을 암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탈취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작전 요소 및 정보 요소에 의한 정보.
퀸란 본인의 인격에 대한 정보. 퀸란이 아는 것에 대한 정보. 퀸란의 가족 관계에 대한 정보. 숨김에 대한 정보. 통제에 관한 정보. 불빛. 우주. 초월. 종말. EDE. 그가 목적하는 것에 대한 정보. 그의 수단에 대한 정보. 그의 성향에 대한 정보. 그것을 일반 인식에서 분리하여 무의식 및 심층의식에 숨기는 방법에 대한 정보.
고통.
머리 속을 죄어오는 듯한 고통. 한꺼번에 부어진 엄청난 정보가 순식간에 휘발한다. 하은의 뇌에는 없어져가는 정보의 편린만이 남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쑤셔넣어진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그 모든 정보가 사라져 기껏해야 한 문장에서 한 글자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정도였다.
“좋습니다. 정말 좋군요. 버텨내실 줄 알았습니다.”
하은이 헐떡거린다. 순식간에 고통이 사라지고 다시 하은의 의식을 이루고 있던 정보의 바다가 합쳐진다. 새로이 쑤셔넣어진 것은 그 파도에 휩쓸려 편린이 되어버리고 만다.
모니터가 꺼지고 노이즈가 사라진다.
그 가운데로 퀸란의 목소리만이 선명하게 들려온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쯤이면 혼자의 힘으로 AP-5 아말감을 박살내셨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닌 것 같더군요.”
그가 하은의 앞으로 다가온다. 눈동자라고는 썩어버린지 오래. 그러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
잠시 후, 그가 그 시선을 거두고는 옆으로 걸어나온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당연하더군요. 경험이 부족한데다가 멘토가 없었으니까요. 그레인저 감독관은 분명 괜찮은 요원이지만, 아무래도 그 능력을 다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한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더 교육이 필요합니다.”
딸깍, 하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온다.
“걱정마십시오. 이 교육이 끝나면 좀 더 실용적인 시선에서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패러다임에도 십분 부합하지요. 자, 준비 되셨습니까?”
“준...비 라니…”
하은이 간신히 말을 내뱉는다.
고통은 없지만, 마치 자기 자신이 사라지는 것 같다.
“무슨 준비라니요, 이걸 수십번 더 반복하는 것에 대한 준비죠.”
그 말과 함께, 또다시 노이즈가 시작된다.
노이즈.
감각의 폭주.
머리를 쪼개는 것 같은 고통. 자기 자신이 산산조각나는 듯한 고통. 그 사이로 무엇인가 밀려들어오는 고통. 조각난 자아가 강제로 접착되어 순수 타의에 의해 자아를 되찾는 고통.
“아아악!”
하은의 비명만이 작은 방에 울려퍼질 뿐. 퀸란 윌로우 1세는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
몇번을 반복했을까.
몇번을.
부서지고 다시 조립되기를 몇번이나 거쳤을까. 절대로 적응되지 않는다. 아니, 적응이라는 것 자체를 매번 지워버리는 일. 냉전시대에나 쓰일 심리조작의 극에 달한 프로시져.
몇번이나 덮어씌워진 기억과 지식과 버릇. 하은의 정신을 온전히 보존하면서도 그것에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더하는 일.
NWO의 숙달된 심리전술가 정도는 되어야, 그리고 그 대상이 되는 자의 정신이 강인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그 두가지가 동시에 갖추어져 있었다.
“끝났습니다.”
공허한 목소리.
딸깍,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스위치 소리와는 다르다.
구속장치가 모두 풀려난다.
하은이 손으로 눈에 부착되어있던 장치를 거칠게 들어올리고는 퀸란에게 달려들려는 듯이 일어선다. 그러나 그녀는 세발자국도 가지 못한채 쓰러진다.
머리속이 터질 것 같다. 아직 정제되지 않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가 하은의 뇌세포사이를 달리며 그 위치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머리를 감싸쥔채 괴로워하는 그녀. 그 모습을 퀸란이 내려다본다.
그답지 않게, 그 모습은 수척 하다.
그가 비틀거리며 걸어가 낡은 철제 의자에 앉는다. 하은이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그를 노려본다.
“...그럴 것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공허할 뿐만 아니라, 마치 죽어가는 사람 같았다.
“이제 이 육체는 그 목적을 다했습니다.”
그가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권총을 꺼내든다.
왜일까. 그는 모든 정신력과 체력을 소진한 듯 보였다.
그가 천천히 권총을 올려 입에 넣는다.
“탕!”
하은의 눈에, 뒤통수가 터져나오는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공기중에 발산하는 살덩이, 뼛조각. 파편이 되어 벽에 부딪히는 세포와 체액. 사라지는 의식.
사라지는… 생명?
한번의 눈깜빡임.
그것과 함께 그가 사라진다.
그의 육체가, 정신이, 그가 있었던 흔적이 사라진다.
마치 원래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의자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핏자국도, 살점도, 그가 입고 있던 옷도, 그 어떤 것도 없다.
하은이 간신히 일어나 다가간다.
그곳에는 그가 자살을 하기 위해 쓴 권총만이 있었다. 탄흔도 있다.
그러나, 그의 흔적은 없다.
내가 무슨 일을 겪은거지.
원룸에 돌아온 하은이 털썩, 걸터앉는다.
의외로 몸은 멀쩡하다. 배가 고픈 것을 빼고는. 퀸란의 ‘교육’은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완벽하게 속았다.
설마 내통자가 그일 줄이야.
그러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제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자살과 함께 정보를 얻어낼 길은 사라졌다. 버추얼 어뎁트들에게 맡길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전술네트워크를 해석할 프로그램을 단시간에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역시, 도망가는 것 만이-
“윽!”
하은이 머리를 감싸쥔다.
갑자기 머리속에서 정보가 폭주한다. 그녀의 머리속에 쑤셔졌던 것들이 악몽처럼 떠오른다. 그러나 도저히 폭주하는 정보를 정리할 수가 없다. 그것을 꺼내 쓸 수만 있다면-
“그렇게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하은씨.”
퀸란의 목소리.
하은이 소름끼치는 기분과 함께 벌떡 일어난다. 두통이 씻은듯이 사라진다.
그러나 퀸란은 없다.
분명히 그는 자살했을텐데.
아니, 정말 그런걸까.
“그렇습니다, 하은씨. 제가 자살하다니요.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귀를 막아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프로시져는 성공적이었군요. 하은씨의 두뇌에 제 의식을 그대로 복제하는데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교육이 아니었다.
냉전 시대 때 고문에 가까운 시청각적 자극을 이용해 정보를 무의식 레벨에 새겨 넣는 프로시져의 발전형. 아예 다른 자의 인격을 완전히 복사하여, 또 하나의 인격을 심어버리는 프로시져.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하은씨의 사생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저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뭐, 분리할 방법을 찾으면 되겠죠.”
하은 본인이 쑤셔넣어진 정보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 정보는 하은이 알아야할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퀸란의 의식을 위한 것이니까.
“원하는게 뭐지?”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 곧 아시게 되실겁니다. 저와 하은씨의 목적은 일치합니다. 다만, 하은씨의 목적은 아직 스스로도 모르고 계시겠지요. 그 동안 머리속을 좀 뒤져보았습니다.”
소름이끼치는 말을 즐거운 듯이 하는 퀸란의 인격.
“역시… 리스크는 있겠군요.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하은이 머리를 감싸쥔다. 고개를 흔든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쯧쯧쯧. 소용없습니다. 뭐, 곧 제 존재가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척추를 기생충이 타고오르는 느낌. 기생당한 그녀의 정신. 하은이 침대 위로 무너진다. 왜,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지, 라는 의문을 던진다. 그러나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홍콩의 한 재즈 라이브 바. 미국의 20세기 중반 정도의 재즈 바의 분위기를 흉내낸 테마가 돋보인다. 수요는 적지만, 분명 있긴 하기에 -특히 그곳에서 근무하는 외국인들- 언제나 영업은 잘 되는 편이었다.
아주 살짝이지만 중국어 화자의 억양이 묻어있는 영어 발음. 조용히 마이크를 통해 번져 나가는 노랫소리. 희다기 보다는 창백함에 가까운 피부색, 버건디 색 드레스, 고혹적인 표정. 민려의 노래가 재즈 바를 빗방울처럼 적신다. 만약 음악에만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곡의 분위기에 관계없이 그녀의 목소리에 희미한 우수가 깔려있음을 느낄 것이다.
한 곡이 끝난다. 몇몇 사람들의 박수가 대화소리에 묻혀 사라진다.
“...?”
민려가 클럽의 입구쪽을 잠깐 바라본다.
아무도 없다. 하지만 뭔가 본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 익숙한, 아니, 보고 싶은 누군가의 형상이. 하지만 그럴리가 없다. 잘못봤겠지.
그녀의 생각이 드럼스틱의 마찰음에 휩쓸린다. 다시 한번 그녀의 노래가 시작된다.
“휴.”
민려가 종업원 출입용의 뒷문으로 나온다.
홍콩의 맑지 못한 공기. 그러나 별 상관은 없다. 그녀가 담배를 꺼내들어 입에 문다. 우스운 일이다. 그녀에게는 니코틴이 주는 나른한 감각 따위는 느껴지지 않으니까. 그냥 흉내에 불과하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담배를 피우는 것도, 직업을 가지는 것도, 그냥 흉내에 불과하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잘 지냈어요?”
사람의 기척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누군가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사냥감이어야할 인간이 사냥꾼을 기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척을 숨길 수 있다면…
“하은 아가씨?”
“네.”
천천히 걸어오는 하은.
“여긴… 어떻게? 전 어떻게 찾았어요?”
“다 방법이 있죠. 보러왔어요.”
“저를요?”
“네. 부탁할게 있어서요.”
하은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녀의 엄지와 중지가 그때처럼 민려의 쇄골 사이에 놓인다.
“날 도와줘요.”
“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제 도움이요?”
민려가 묻는다.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니. 그녀는 괴이한 자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한때 민려도 그들과 동등한 힘을 다루었지만 그녀는 동류와 만날 기회가 없이 궁지에 몰려 뱀파이어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지금은 사냥꾼도 아니고, 그저… 가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을 끝내고 다시 와요. 원하면 나랑 살아도 돼요. 사냥당하지 않게 해줄게요. 당신도, 저도.”
“그...런.”
하은은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민려의 집착에 가까운 연심을. 사랑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아마도 뱀파이어에게서만 볼수 있는 인간성에 대한 집착의 연장이겠지.
그렇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에 집착하는 뱀파이어들을 이용하는 것은 쉽다. 어디를 찔러야 할지만 안다면. 당연히 같이 산다, 같은 말은 거짓말이다.
아니, 거짓말이겠지.
그녀의 역할은-
“그렇습니다. 정우재 감독관은 굉장히 유능합니다.”
하은의 머리속에서 퀸란의 목소리가 말한다.
“거기에 본거지에서라면 그를 처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죠.”
그 말은 사실이다. AP-5 아말감의 병력 뿐만 아니라 서울 전체의 인프라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는 몇겹이나 되는 방패Ward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리고 이제는 패러독스의 위협마저 받는 하은으로서는 AP-5 아말감의 작전을 방해할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그를 끌어내야한다.
그리고 그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의 -잠자리에서 그가 스스로 고백한-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이용하는 것이 최고다. 그의 완벽주의에 흠을 낸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유일하게 놓친 목표인 민려일 것이다. 그녀를 포착하면 무리해서라도 잡으러 오겠지.
다시 말해, 그녀를 미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제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기쁘군요.”
“...”
하은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주어진 조각만 가지고, 퍼즐을 맞춘다.
그 점에서 퀸란은 완벽한 조언가다.
그러나…
“...”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꺼림칙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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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
개조.
전향.
테크노크라시.
sensory overload 머꼴
크으... 하은이 인생 박복하다...
핫산 어째서 쾌락 세뇌가 아닌것이지?
무슨 토템 정령같넼ㅋㅋㅋ
이제 몰라티 다시 나올 일 있음?
ㄴ ㅇㅇ 있음
이거 인제 퀸란이 교관인거야?
ㄴ 그렇지는 않음 ! ㅎㅎ
늘 재밌게 잘 보고 있음.
ㅊㅊ
잼써요
아니 퀸란이;; - dc App
아니 남의 머리속에 ㅋㅋㅋㅋ - dc App
민려 ㅠㅠ - dc App
교관은 뭐하고 있길래 짝퉁 교관이 제자 머리통에 들어가는걸 방치하고 있나 암튼 이상적인 전개.. 악의 여간부 같은 꼴이 된 하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