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돌아온 오늘의 뻘글은.... 며칠 전에 조금 재미있던 뻘글이 올라왔었으니 한 번 글쓴이를 놀려먹을 겸 해서
이야기를 꺼내보도록 하자. 요약하면 플레이 내에서 제시되는 룰링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음. 재미있던 뻘글 내용은
대충 이럼.
어 그래. 여기까지는 좋다고 치자. 일단은 제목이 좀 묘했던 건 둘째 치고 말이지. 그러면 이제 여기 달린 댓글들 중
글쓴이와 동일한 IP의 덧글을 보자. 211.46은 내가 알기로는 통피가 아니니 글쓴이가 썼다고 봐도 될 듯.
OSR / AWE에서 상식이 자주 활용되는 이유는 사실 '상식'이 이 글쓴이가 원하는 '적당한 기준'을 잡아 주기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임. 상식이라는 것 자체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지식'이잖아? 그러니까 모두의 동의를
구하기에 나름 좋은 수단이 되거든.
물론 우리 글쓴이가 그걸 모를 정도로 멍청하진 않을테고, 아마 이 상황 저 상황에 대한 데이터가 다 있는 룰북으로
마스터가 그런 데이터를 참고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를 원한다는 의미겠지. 근데 잘 생각해 보자. 상황 기준을
'다' 제시해주는 그런 룰이 어딨냐? 현실적으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됨. 그러니 시나리오 안에 따로 중요한 기준에
대한 데이터들이 나와서 그런 공백을 메워주는 거. 그리고 AWE나 OSR의 경우 '창의적인 뭔가를 떠올리는 것'을
플레이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라고 본단 말야? 그러니까 얘들은 '일부러' 글쓴이가 원하는 방식의 구체적 기준을
잘 안 적는 거. 예를 들어서 OSR 어드벤처에서는 담 같은 거 나오면 대개 이게 대충 높이가 몇 미터고 재질은 뭐고
그런 종류의 실제적 데이터를 제공해 주지만 이걸 넘으려면 뭘로 어떻게 판정해야 하는지 그런 건 잘 안 적어 놓음.
그러면 이런 담을 넘는 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결국 마스터가 룰링(Ruling)을 해서 처리하게 되는 거지. 짝짝짝.
이제 남 놀리는 건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룰과 룰링(Ruling)
룰은 '규칙'이라는 걸 다 알 거야. 그럼 룰링은 뭘까? 쉽게 말해서 마스터가 꼴리는 대로 게임 내 상황을 판단하고
정의해서 우리의 플레이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임. 좀 사악하게 말했지만 사실이 이럼. 그러면 룰링은 왜
언제 사용할까? 물론 똑똑한 우리 턀갤럼들은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서버 데이터를 낭비할 겸 써 보자면...
1. 룰북에 게임 내의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안 나와 있을 때
당연히 이럴 때는 마스터가 상황에 대해서 판단하고 정의해서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해야할 지 / 혹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제시해야 함. OSR이나 AWE는 대개 그런 설명이 필요할 부분을 '의도적으로' 제대로 설명하지 않음으로서
마스터의 룰링에 적잖은 무게를 실어주고 있음. 잘 모르겠으면 월인페 떠올려 보면 됨. 네가 아마 '시박 이게 뭐야
기준이 졸라 애매모호해' 라고 생각한 부분은 사실 창의력과 룰링으로 해결하라는 의미가 담겼을 수 있다는 거지.
물론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ㅋ
2. 룰북에 현 상황이 나와는 있지만 설명이 내 마음 and / or 플레이어들의 마음에 안 들 때(하우스 룰)
룰은 결국 가이드라인이고, 마음에 안 들면 적당히 손을 볼 수 있음. 예를 들어서 CoC 구판의 기관총 규칙을 보자.
이 규칙을 요약하면 명중 판정은 딱 한 번 하는 대신 '연사 발수에 따라' 명중 보정을 붙이고, 명중 판정에 성공하면
'연사한 발수 기준으로 대상이 몇 발이나 맞았나'를 판정한다는 구조인데, 그러니까 한 20발쯤 쏘면 명중률 만땅에
(최대 99%) 저거를 맞은 놈은 D20 판정에서 나온 수만큼 피해 판정을 해야 됐음. 당연히 총탄으로 받는 피해 감소
뭐 그런 대응책이 없으면 이걸로 한 탄창 긁혔을 때 대개 억 소리도 못 내고 죽었음. 사실 있어도 대개 잘 죽었지만.
그래서 룰을 고친다 / 기관총을 안 준다 / 총으로 못 죽이는 신화생물을 준다 / 사교도도 기관총을 사용해 너 죽고
나 죽자 모드로 들어간다 등의 선택지가 제시되고 그랬다가 7판에서 좀 많이 사람다운 연사 규칙으로 개정되면서
키퍼들의 악몽이 끝났음. 이 정도면 왜 멀쩡한 룰 놔두고 머리를 쥐어짜서 룰링을 하는 경우가 있나 이해하겠지?
3. 누군가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고 거기에 대응해야 할 때
그러니까 원래는 룰북에 멀쩡히 나오는 상황인데 누군가 창의적인 (병X같은 게 아니라 창의적인 거니 확인하자)
아이디어로 상황을 타개하려 하면 이제 이 상황은 룰북에 나온 것과 다른 의미를 갖게 될 수 있음. 그러면 당연히
그에 대한 대응은 룰북에 안 나올 테니 네가 처리해야 되겠지?
그러면 이제 룰링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간단한 예시를 보자.
<간단한 예시>
뭔가 참신해 보이지? 물론 CoC 룰북을 잘 읽었다면 '말재주(Fast Talk)와 설득(Persuade)은 그렇게 따지는 게
아니지 않나요' 해야 정상이라는 것을 잊는다면 말이야. 따라서 키퍼는 여기서 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음.
'아 지랄 노' 등의 생각을 하면서 컷하거나, 혹은 '하하 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봐 드림' 하고 말재주로 판정하게
하거나, '네, 말재주로 판정하실 경우 판정에 성공해도 몇 분 뒤에 쟤가 속았다는 걸 알고 대응할 건데 괜찮겠죠?'
라고 물어보고 선택의 기회를 다시 주는 것임. 뭐가 좋을까? 그거야 네 마음에 달렸지. 이런 게 룰링이라는 거임.
생각보다 쉽지?
3줄 요약
좋은 룰북이라도 모든 것을 말해주기에는 대개 한계가 있음.
그래서 마스터는 어느 정도 자기 잣대로 상황을 정의해야 함.
이게 룰링(Ruling)이고, 나름 마스터링 실력의 일부로 보면 됨.
아지랄노 하기에는 플레이어들 기분 상할까봐 겁남.. 룰링할때 가장 먼저 보는게, 플레이어 기분 안상하게 할 선택지가 있는가? 인거 같음. 룰북으로 보면 솔직히 아닌건도 비틀어서 조물조물 해줘야 좋은 마스터 소리 듣고. 안그러면 딱딱한 마스터 취급 받으니깐
그러니까 '나름 창의력을 발휘한' 선언을 컷할 때는 명확한 기준이나 상식 등의 '근거'를 제시하는 게 여러모로 좋음. 혹은 '그런 게 있지만(분명히 컷할 근거를 명시하고) 이번에는 봐 준다'고 넘겨서 관대한 마스터로 보이도록 하면서 동시에 다음에 또 이러지 않게 예방을 하거나.
현대를 다루는게 아닌 룰에서 상식 운운하는거만큼 웃긴게 없음
D&D 세계가 현대는 아니지만 금이 은보다 비싸다는 상식은 통용되잖아? 물론 다크 선에서는 도자기 조각이 화폐 중 하나로 쓰이고 그럼. 이렇게 시대가 달라도 같은 상식이 통용될 수 있고 반대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