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도 던월이 그닥 좋은 룰이라곤 생각 안 함.
마스터의 부담이 크다던가, 그때그때 순발력으로 채워야함으로써 나오는 엉성한 부분, 뭔가 체감이 되는 강함(파이어볼트 d8 굴리다가 파볼 8d6 굴려서 너덧명 확 쓸면서 나오는 재미가 던월에선 있다고 하기 어렵다.)이 없다던가.
그렇지만 HP 16의 용을 예로 들어서 던월을 까는걸 보면 참 얜 던월을 했냐부터가 궁금하다.
먼저 용의 스펙을 보면
용 외톨이, 거대, 끔찍함, 조심스러움, 보물지기
깨물기 (고[2d10]+5 피해, 관통 4) HP 16 장갑 5
몇걸음, 파괴적
특기사항: 원소의 피, 날개.
이 세계에서 가장 장대하고 무서운 존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용을 꼽습니다.
본능: 지배한다.
• 원소를 뜻대로 조종한다.
• 공물을 요구한다.
• 미천한 존재들을 업신여기는 행동을 한다.
일단 본능이나 맛글은 대충 용이란게 어떤건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내 생각엔 DnD의 레드 드래곤이 가장 유사할 거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무서워하고, 처녀와 보물을 요구하고, 인간(을 위시한 대다수의 생명체를) 깔보고, 날라다니고, 브레스를 뿜고...
여긴 별 이견이 없겠지만 대다수 던월까가 문제시하는게 고작 체력이 16이라 전사가 원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일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먼저 용은 거대하고, 조심스럽고, 지성도 있을 것이다. 지능적 태그가 없으니 아주 교활하진 않겠지만.
거기다 공격의 사거리가 몇걸음, 대충 몇 미터정도. 브레스는 훨씬 더 길테니 대충 중거리?
피해는 2d10중 높은 쪽에 +5를 받고 관통 4와 파괴적 태그를 받는다.
피해는 10정도에 관통 4면 가장 튼튼한 판금갑옷에 강철방패를 들어도 그걸 다 무시하고, 거기다 한 번 맞으면 대부분의 민가나 생명체는 짓이겨질 정도일 것이다.
모습만 봐도 흉악하고 끔찍하니 만났을 때 SAN체크라도 시켜서 혼비백산 도망치게 할 수도 있을테고. 아마 대다수의 NPC는 줄행랑을 칠테고 PC도 몇몇은 전의를 잃을 정도일 것이다.
일단 피해만 보면, 가장 튼튼한 전사가 제일 비싼 갑옷 입고 방패를 들어도 운 나쁘면 한 방에 즉사요, 보통은 간신히 목숨만 부여잡고 사지 중 한 곳은 찢기는 정도란 거다.
브레스? 파이어볼보단 강할테지만, 파이어볼이 평균 피해 7에 장갑무시, 광역임을 볼 때 운 나쁘면 뒤에서 서포팅해줄 법사나 도적이나 그런 놈들은 싹 쓸려나가고 전사도 무시할 수 없는 피해를 받을 것이다.
거꾸로 파티가 드래곤을 공격한다 치자. 일단 마법적인 공격부터 다 막힌다. 원소를 조종하니까 파볼같은건 안 통할테고, 엄청나게 크고 무시무시한 생명체니 마력 우리로 가둔다던가 하기도 곤란할 것이다.
전사가 용케 때렸다 쳐도 기본 피해 d10+ 고유무기를 전부 피해에 몰빵 2+ 무자비 d4+ 접근전 성공시 빈틈을 보인 대신 d6. 장갑이 5라 거의 대부분의 공격은 무시하지만 맥뎀이 뜨면 원킬을 낼 수 있다. 다합치면 22니까, 5 빼면 17. 체력은 16.
일단 맥뎀이 뜰 확률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점(계산해보니 1/240, 대충 0.4%) 을 내버려두고, 상황을 보자.
우리 팀의 전사. 말도 안되게 흉악하고 강력한 무기를 들고, 주인공이니 거의 선택받은 용사에, 팀원들의 도움으로 산만하고 끔찍한 괴물에 기적적으로 가까이 접근해서(날라다니고 저 멀리서 불을 뿜을테니 칼날이 닿게 하는 조건부터가 상당히 난관일 것이다.) 이판사판으로 목숨을 포기하고 돌격해서 신의 가호를 입어 엄청난 피해를 띄워 치명상을 입혀서 간신히 용을 죽였다...
이 정도면 길고 긴 세션 마지막의 장렬한 최후 정도가 아닌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못 죽이면 오히려 플레이어 입장에선 흥미가 떨어질 것 같은데?
사전에 몇 번 양념을 쳐둔다 치자. 그러기에도 상당한 난관이 따를 테지만, 아마 전사가 한 방에 반 피를 깎아서 원킬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이상할까? 그 왜, DnD 체력 보면 체력 50이어도 25까진 상처 하나 없고, 10까진 생채기만 나고, 1~5정도일때 받는 피해가 진짜 치명타지 않는가.
뭐 주저리주저리 적기야 했지만, 어쨌던 던월에서 용을 한 방에 잡는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난 때릴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그런 장면이 나온다는건 애초에 엄청나게 극적인 상황에서, 마지막 엔딩으로 나올 수준이란 거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다.
그냥 용 내고 "법사가 파볼 던질게요 피해 7. 전사가 접근전 할게요. 피해 15 죽였네요. 끝" 이런거면 할 말 없고... 애초에 저런 거라 생각해서 던월 용을 까는게 아닌가 싶기도 한다.
덧붙여 난 아직 댄디에서 용을 잡아본 적이 없으니 DnD 5판 데려가줄 DM 찾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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