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뻘글을 안 썼더니 정신이 어지럽군. 그러니 시간이 있을 때 뻘글을 써 보도록 하자.
어쩌다보니 서울 바이 나이트를 좀 보게 됐는데, 앞쪽 페이지를 조금만 읽어도 이걸 대체 무슨 생각으로
썼는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논카논 동인지였으니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해 보겠음.
근본적인 문제들
기초적인 실수들
오타라든가 뭔가 안 읽고 썼다던가 그런 느낌을 주는 부분이 곳곳에 보였음. 예를 들어서 뒷골목 세계를
그린 작품들을 보라며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작품들을 무턱대고 추천하거나 용어집에서는 Wan-Kuei와
Wan-Xian을 같은 의미로 적어놨다거나 그럼. 표지부터 오타를 냈던 '리트 오브 더 블러드'에 대해서는
그냥 말을 말자.
저것들이 왜 실수냐면 물론 데이빗 크로넨버그 선생이 '폭력의 역사' 같은 갱스터 영화들도 찍긴 했는데,
사실은 나이 먹고 독기가 빠져서 그런 거고 원래 정신줄 놓은 영화들만 찍은 감독이기 때문임. 그러니까
파리인간 나오는 플라이 1986년판이나 인간 머리통이 터지는 명장면으로 유명한 스캐너스 같은 물건이
원래 이 분 대표작임. Wan-Kuei와 Wan-Xian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 캐터피 / 단데기 / 버터플을 놓고
캐터피와 단데기를 각각 "버터플이 진화하기 전의 이름"이라는 똑같은 의미로 적어놓은 뭐 그런 수준임.
인귀의 높은 비중
인귀는 사실 VtM 세팅을 아시아 배경으로 할 때 상당히 까다로운 존재임. 뱀파이어들에게 결코 친하게
대할 생각은 없는데 그렇다고 뱀파이어들이 무시하고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상대도 아니거든. 그러니까
얘들을 아시아 배경의 세팅에 넣으면 세팅의 큰 틀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도 그러고 있음. 차라리
인귀를 싹 빼거나 불가침 협정 같은 걸 통해 한 쪽으로 치워놓는 편이 V20 서플로서의 근원에 충실하지
않았을까 생각됨.
세계관
고려 중기에 왕규가 한반도 짱먹은 시절부터 이야기한다. 그 전까지는 이야기를 그냥 안 하는 수준인데,
아무리 봐도 Kindred of The East의 1197년 배경 서플먼트인 Blood and Silk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음.
물론 저 서플먼트의 왕규는 무신정변(1170년) 후 30여 년이 지난 상황에서 평양의 지배권을 확정지으려
노력하는 중인데 서바나에서는 무신정변 전에 한반도의 인귀 대빵이 되서 무신정변의 배후 노릇을 했다니
저게 공식 서플이지만 어른의 사정상 그대로는 따라하지 않기로 결정했거나 그냥 저걸 보다 말았는 듯.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그래서 한 660년을 스킵하고 개항기로 이어지는데 이 부분을 거칠게 줄이면 '개항기 주요 사건들의
배후가 인귀였다' 정도로 정리됨. 여기서도 청일전쟁에 패배한 청이 일본에게 [동남아시아의 식민지들]을
할양했다는 등 애매한 부분도 좀 보이지만 이 정도는 넘어가 주자. 하여간 이렇게 격동의 20세기를 거치며
짬먹은 인귀들은 다 죽어서 광해군이 한반도 대빵 자리를 먹었고, 그러는 사이에 한반도에 눌러앉은 일부
거머리들과 협력하게 되서 인귀들과 한반도의 카이나이트 독립 세력이 어느 정도 공존 중이다 그런 설정임.
지금은 사바트가 부산 쪽에 진출해서 올라오니까 같이 협력해서 막아내고 뭐 그러는 중이고.
지역 설명
한국인이 쓴 거니까 그다지 오류는 없는 듯. 다만 Kindred of The East 룰북에는 이태원이 인귀들이 옥을
거래하는 주요 시장이라든가 경복궁 / 창덕궁 / 덕수궁을 평행로(Pallerel Path)라는 교통망에 활용한다고
설명하는 등 여기 넣어서 활용할만한 정보들이 있었는데 이것들도 그냥 편의상 패스했거나 안 보고 넘긴 듯.
세력과 캐릭터들
세팅 캐릭터들을 보면 어차피 논카논이겠다 이것저것 자기들이 넣고 싶은 것들 다 넣어서 잡탕을 만든 듯.
어른의 사정이 있었다는 소문도 들리기는 하는데 하여간 결과물은 뭔가 자기들끼리만 노는 세팅이 되어서
PC들은 얘들이 노는데 총알받이나 장난감 같은 걸로 쓰이는 거 말고는 쉽게 낄 자리가 없어 보이더라고.
독립 세력
개항기 등에 한반도에 어찌어찌 온 거머리들이 개항파 인귀들과 결탁해서 한국에 터를 잡은 독립 세력임.
사실상 이 세팅의 뱀파이어 주인공들 포지션이라고 보면 될 듯. 근데 그 외에는 딱히 별 거 없는 거 같다.
사바트
부산 / 인천 등에 거점을 두고 자주 쓰는 Mass Embrace(뱀파이어를 늘려 물량공세에 나서는 전술)을
한국에서 쓰면서 서울로의 진출을 노리는 중. 좀 묘한 부분은 일단 세팅 캐릭터들을 보면 사바트 놈들이
멀쩡한 직업이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십수명씩 뱀파이어로 만들어 "실종"시켰단 건데 미국이면 몰라도
한국에서 이런 짓거리를 하고도 안 걸렸다는 설정은 사실 좀 안이하게 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뭐 그러려니 하자.
카마릴라
다른 대륙에서는 날고 기어도 동아시아에서는 별 힘이 없음. 20세기 말 홍콩 반환 당시 홍콩의 프린스가
인귀놈들한테 뚝배기가 깨지고 6세대 하나가 그놈들에게 붙는 대참사가 터졌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거든.
물론 여기에 나온 NPC 중 하나는 "남아있는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하여 제후의 궁정인들
상당수를 무사히
탈출시켰다"니 어쩌니 하는 설정을 달고 있던데 정작 그 프린스 뚝배기가 깨진 게 공식 설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 묘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음. 뭐 어차피 논카논이잖아?
결론
그냥 삼두회가 삼두회한 물건 하나 추가. VtM에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후원자들 중에서는 기다린 세월이
아까운 사람이 많을 듯. 특히 V5가 나와서 오닉스패스도 이제는 V20을 내버릴 게 확실한(현재 이놈들은
V5 서플먼트인 시카고 바이 나이트 신판 펀딩 중임) 상황이니까 말이지.
여기까지 오면 기대하는 쪽이 바보일 지경
그물건을 보셨다니 고생하셨습니다
한번보고 걍 봉인했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