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또 멸망의 별이라고?"
한 남성이 표정을 찌푸리며 그렇게 묻는다. 금실로 태양 무늬가 수놓아진 옷을 입고있는 그는 불쾌한 표정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예. 세계가 수해로 뒤덮혀 모든 문명이 파괴된다는 예언입니다."
그가 있는 방은 거대한 천체망원경과 보기 힘든 금속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천체투영기, 그리고 태양계의 모형과 은하계가 그려진 그림들이 그려진 지도들이 즐비했다.
이곳은 천문학자들과 점성술사들의 도시 에스트리헨. 그 안에서도 가장 높은 사람인 학회장의 방이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금발의 여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무슨일로 찾아왔나 했더니…. 이번 멸망은 참신하구만."
"믿지 않으시는건가요?"
여성은 예상했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듯한 얼굴을 했다.
"당연한 것 아니겠나? 운석낙하에서부터 시작해서 수몰, 별이 따뜻해져 해수면이 높아진다 등등 수많은 멸망 예언을 들었건만 우리는 아직도 살아있지 않나?"
그의 말대로 여태까지 멸망에 대한 예언은 수없이 많아왔다. 거기에 예언이 하나 더 얹어지는 것 뿐. 여태까지의 내용과는 다르게 참신했지만 별다른 근거도 없이 움직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 그를 향해 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해왔다.
"그래도 이번에는 확실한 예언이랍니다. 왜냐하면 저 나나리엘 아스테릭셀이 하는 예언이니까요"
그것과 동시에 남성의 얼굴이 구겨진다. 하지만 근거라곤 하나도 없는 이야기에 이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가 끝났으면 가보지."
'뭐 그렇겠죠'
방을 나서며 나나리엘은 생각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근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것도 스케일이 큰 이야기에 지원을 넣어줄 리 없는 것이었다.
'역시 제가 직접 가는 수 밖에 없을까요…."
그녀도 멸망에 관한 예언은 수없이 많아왔고 모두 잘못 해석된 내용이었다는것 정도는 알고 있는데다가 자신도 실수로 멸망에 관한 예언을 한 적도 있지만 이번엔 달랐다.
-세계가 수해로 뒤덮혀 모든 문명이 파괴되리라...
새벽의 명성을 관측하던 중 머리속에 울려퍼진
-그리고 그 재앙은 마틸리움에서 시작될 것이다.
별이 직접 말을 걸어오는 듯한 불길한 감각.
-인간의 아이여, 막을 수 있다면 막아 보아라.
머리속에서 벌래가 기어다니는 듯한 감각에서 빠져나오자 마자 그는 학장의 방에 들렸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또 멸망이야기인가? 자극적인 이야기라고 남발하지 말게나!
-이번 년도에도 다섯번째 멸망에 관한 이야기라네.
-그런 유익한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은 없어.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많은 교수들에게 찾아갔지만 일개 대학원생인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나나리엘은 그렇게 사람들의 얼굴에 피어오른 불신을 보고는, 스스로 재앙을 막겠다 다짐하며 마틸리움으로 향했다.
태양 무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