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이 서류를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중갑옷을 걸치고 푸른 장미 문양이 그려진 방패를 들고 있는 마틸리움의 경비병이 지오라슈드에게 서류를 건네준다.
서류의 내용은 마틸리움 출입 대장. 이름과 출신, 그리고 입국 목적만을 적는 단순한 서류였다.
"혹시 발할라에서 온 로키라는 자가 있습니까?"
"있으면 거기 적혀있겠죠. 모든 사람을 기억하진 못합니다."
그리고 출입 대장을 적는 금발의 남성, 지오라슈드의 물음에 경비병은 사무적으로 대답해온다.
당연한 이야기다. 경비병이 이 사람 혼자인 것도 아니고 문도 이곳 한군데뿐인 것도 아니니깐.
"혹시 세계수의 미궁을 탐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출입 대장에서 로키의 흔적을 찾지 못한 지오라슈드는 고개를 들어 경비병에게 묻는다.
경비병은 또 이 질문인가… 하며 귀찮은 듯한 눈빛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우선 길드에 등록하지 않고 세계수의 미궁에 출입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우선 모험가 길드에 등록해주십시오. 그러면 길드에서 시련을 부과할 것입니다만…."
경비병은 여기까지 말하고 지오라슈드를 품평하듯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알아보려는 것일까? 거대한 몸집. 온몸을 이루고 있는 단단한 근육. 그리고 등에 멘 거대한 칼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
"대부분 첫 시련에서 탈락하지만, 당신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군요. 자세한 것은 마을 북동쪽에 있는 모험가 길드에서 들으시면 됩니다."
지오라슈드는 그 말을 듣고 가볍게 묵례를 한 후 마틸리움의 문으로 들어갔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지오라슈드는 목표로 했던 건물을 찾아냈다.
모험가 길드. 이 거리에서 마틸리움 대의원회 다음으로 큰 건물.
그가 안으로 들어가자 경비병과 비슷한, 그러다 더 화려한 장식들이 달린 중 갑옷을 입고 있는 자가 있었다.
"어서 오게. 세계수의 미궁을 탐험하기 위해 온 자인가? 난 이곳 모험가 길드의 길드장을 맡은 피데스라고 한다네. 마틸리움에 온 것을 환영한다."
덮어쓴 투구 안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울리며 거대한 홀을 퍼져나갔다.
마틸리움의 모험가 길드는 마틸리움 가드에 속한 모든 길드들을 관리하는 기구. 그곳의 장이 지오라슈드의 눈앞에 있는 남자였다.
"저는 긍지높은 발할라의 전사 지오라슈드 고르고닌이라고 합니다. 발할라의 왕 오딘의 명령이 있기에 세계수의 미궁을 탐험하고 싶은데 절차가 어떻게 됩니까?"
"세계수의 미궁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길드를 만들어야 한다네. 모험가 길드와는 다른 자네들만의 길드지."
길드장은 지오라슈드를 천천히 살펴보고는 이어서 말하였다.
"보아하니 단련은 충분히 된 있는 것 같은데…. 설마 혼자온건가?"
"그렇습니다만,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지오라슈드의 물음에 길드장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길드를 결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두명이 필요하다네. 세계수의 미궁은 혼자 들어가기엔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지."
지오라슈드는 그 말을 듣고는 온몸에서 기운이 쭉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계수의 미궁에 도전하기 위해 대륙 반대편에서 부터 찾아왔는데 이런 난관에 부딪히다니…'
거대한 괴수, 자연이 만든 함정같은것만 상상한 그에게는 생각도 못한 난관이었다.
"그러면 저와 함께 가시는건 어떤가요?"
지오라슈드가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는 도중 문이 열리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바라보니 금발에 벽안을 가진, 푸른 옷을 입고있는 여성이 들어오고 있었다.
"제 이름은 나나리엘. 에스트리헨의 천문학자인 조디악입니다. 이래뵈도 실력은 괜찮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만…. 저도 혼자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참이었답니다."
"좋습니다. 에스트리헨의 조디악이면 실력은 확실하겠죠. 함께 시련에 도전해봅시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길드장님? 시련이란 무엇인가요?"
이렇게 가볍게 동행자를 정해도 되는것인가? 하고 길드장은 생각했다. 일반적으로는 모험자들이 모이는 주점에 가서 같이 할 길드원을 찾는게 보통이었다. 주점에서 길드원을 모집하고 있는 길드들도 상당히 많기에 아침에 들렀던 나나리엘과 지금 온 지오라슈드, 두 명은 수준이 높기에 그런 길드에 추천서를 써줄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둘이 만나 가볍게 새로운 길드를 만든다니.
뭐, 모험자들의 일에 그렇게 참견할 필요는 없나 생각하며 길드장은 입을 열었다.
"시련의 내용은 간단하네. 세계수의 미궁 1계층 [황금의 수해]의 지하 1층의 지도를 완성하면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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