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Chummer들아
오늘은 치과 갔다 와서 아픈 걸 잊어보려고 썰이나 좀 풀어보려고 해. 런을 성공적으로 뛰고 난 뒤에는 무슨 보상을 줘야 할까?
코어 룰북에서 제시된 보상은 돈(뉴엔)과 경험치(카르마)야. 돈은 갱스터한테서 삥뜯는 게 아니면 보통 존슨씨와 협상한 성공 보수를 받는 거고, 카르마는 보통 세션당 일정량을 주거나 런이 끝났을 때 기여도를 합산해서 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라면 돈을 더 받고 양심과 저촉되지 않는 착해보이는 임무라면 돈 대신 카르마를 더 받는 식이지. 교환비는 대략 1 카르마 = 2천 뉴엔으로 상정해서 계산하고. (SR5 CRB p.371-372, Better Than Bad p.45) 말하자면 D&D 1판에서 획득한 골드를 경험치 총합에 합산한 것과 비슷한 계산 방식이야.
갓 러너 생활을 시작한 늅늅에게는 첫번째 런으로 받은 성공 보수 1만 뉴엔과 5 카르마도 감지덕지할 거야. 1만 뉴엔이면 페이스는 근사한 모티머 오브 런던(Mortimer of London) 양복 + 오버코트 셋을 사서 다음 협상에 간지나게 입고 나갈 수 있고 (Run and Gun p. 58), 사무라이는 똑같은 메이커에서 만든 드레스 + 오버코트 셋을 위장 커플룩으로 사서 페이스를 간지나게 따라다닐 수 있고, 어뎁트는 돈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다니던 신세에서 벗어나 평소 눈여겨봐뒀던 스즈키 미라지(Suzuki Mirage) 바이크를 살 수 있고, 메이지는 평소 모자랐던 시약(Reagents)을 간만에 잔뜩 주문하거나 마법 연구를 할 제단(Lodge)을 만들고, 테크노맨서는 밀렸던 월세를 낸 뒤 일 하는데 필요한 지능 향상 약(Psyche)을 잔뜩 살 수 있겠지. (SR5 CRB p. 326, 412, 464)
하지만 처음부터 돈을 많이 요구하는 아키타입이라면 이런 성공 보수는 생활비 이상의 의미가 없을 거야. 사무라이는 드레스 세트와 적절한 무기를 모두 구한 뒤에는 돈을 쓸만한 곳이 값비싼 사이버웨어라서 저축을 많이 해야 되고, 데커는 값비싼 사이버덱 외에도 사무라이와 마찬가지로 사이버웨어 비용을 저축해야 하고, 리거는... 팀원 대신 탱킹한 드론과 승합차를 시발시발거리면서 수리하고 있겠지. 날려먹은 정찰 드론은 1기에 2천 뉴엔. 만약 전투용 드론 하나라도 격추당하면 1만 뉴엔 정도는 금방 날아가버리고.
이렇게 모든 팀원에게 같은 양의 돈과 카르마를 준다고 하더라도 체감상 느끼는 보상의 크기는 다를 수 밖에 없어. 각 아키타입은 성장에 필요한 자원이 다르기 때문이야. 메이지와 어뎁트처럼 카르마를 통해 마법 능력을 기르는 아키타입은 보통 시작 자금을 최소한도(26k 뉴엔)로 맞추고 시작하기 때문에 성공 보수를 써서 캐릭터 생성 당시 포기했던 부분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어. 그래서 카르마와 돈을 통해 동시에 성장한다는 느낌이 강해. 반대로 본인의 능력을 수십만 뉴엔 어치의 사이버웨어를 통해 발휘하는 스트리트 사무라이나, 능력을 쓰려면 수십만 뉴엔 어치의 드론/차량/사이버웨어가 필요한 리거는 다음 성장에 필요한 장비나 사이버웨어를 구하기 위해 런 보상을 저축해야 해. 새미와 리거는 캐릭터 생성 당시에 필요한 전투 기술을 시작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아서 전투 기술의 성장 속도도 느린 편이야.
이런 아키타입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캠페인에서는 카르마를 뉴엔으로, 뉴엔을 카르마로 전환할 수 있는 하우스룰을 채택해. 위에서 말한 1 카르마 = 2000 뉴엔의 교환비로, 각 런이 끝난 뒤에 일정량만큼을 원하는 쪽으로 교환할 수 있는 거지. 그래서 새미나 리거가 사이드잡을 뛴다는 명목으로 카르마를 교환해서 빨리 돈으로 바꾸고 필요한 장비를 살 수 있게 배려하는 거야. 내가 플레이하는 Shadowrun Missions에서는 각 세션당 최대 5카르마 분량의 교환을 허용하고 있어. (SRM FAQ: Is there a Cash for Karma (or Karma for Cash) option?)
장기간 캠페인을 뛰어서(즉, 10세션 이상 생존해서) 원하는대로 카르마와 돈을 많이 획득한 러너들이 있다고 치자. 이런 러너 팀이라면 처음 보상을 받았을 때의 희열은 있었는지조차 까먹은 지 오래이고, 일반적인 임무는 그저 다음 달 월세를 내려고 하는 직장 일처럼 느껴질 거야. 그렇다고 일을 재미있게 하자고 함부로 루팅을 하기도 힘든 것이, 메가콥의 물건은 조금이라도 전자기기가 포함되어있다면 매트릭스로 손쉽게 추적되기 때문에 함부로 주울 수 없어. 소유권 이전은 가능하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비원에게 총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하긴 거의 불가능하지.(SR5 CRB p. 237)
플레이어들이 보상도 짜고 루팅도 힘들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하면 게임이 지루해지니까 GM들은 돈과 카르마 뿐 아니라 플롯을 진행시킬 수 있는 다른 보상을 제시하고는 해. 레딧에서 든 몇가지 예를 들자면:
위조 SIN. (러너의 현재 SIN보다 더 고등급.)
상자 가득 들어있는 고폭수류탄.
러너가 원하는 특정 메가콥의 장비 하나.
"루팅"한 프로토타입 장비.
희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
새로운 긍정적 특징(Positive Quality)를 배울 수 있는 기회.
기존 부정적 특징(Negative Quality)을 없앨 수 있는 기회:
국가 SIN(National SIN), 대기업 SIN(Corporate SIN) 소거 (섀도우런: 홍콩의 시작 임무)
메가콥의 인적 기록 파일(Records in Files) 소거
후회(Big Regrets)에 대한 용서
자기 종족 혐오(Elf Poser, Ork Poser)로부터 해방
명예 신조(Code of Honor)의 포기
마법사나 어뎁트의 승급(Initiation) 과정. 즉, 런 자체를 승급 시험으로 간주하는 것.
새로운 지인.
새로운 지인이 제공하는:
매주 공짜 식당 밥. (생활방식 비용 -10%)
매주 공짜 위스키.
공짜 건강 검진 및 치료. (1회 한정)
공짜 차량 수리. (1회 한정)
공짜 정보 탐색. (1회 한정)
차량 / 의료 장비 / 무기 반값 할인권.
새로운 지인이 러너에게 언젠가 갚아야 할 은혜(Favors).
메가콥 전용 화폐.
메가콥 전용 상점 입장권.
메가콥 군용 상점 입장권.
극비 커스텀 사이버웨어인 델타웨어(Deltaware)를 시술해주는 델타 클리닉(Delta Clinic)에 접근할 수 있는 입장권. (1회 한정)
안전가옥.
러너를 졸졸 따라다니는 고아.
러너를 안전가옥까지 따라온 고아 겸 미래의 섀도우러너.
(정령, 드론, 혹은 지성 있는 스파이가 아닌) 애완 동물.
지인, 고아나 애완 동물을 죽인 복수의 대상.
복수의 대상을 죽였을 때의 희열과 허무감.
출처 1: https://www.reddit.com/r/Shadowrun/comments/3ihhcx/rewards_other_than_nuyen_and_karma/
출처 2: https://www.reddit.com/r/Shadowrun/comments/9uxpui/alternate_run_rewards/
그리고 이 건 내가 이전 포확찢 런에서 경험한 거야.
에지키엘: 우리 중립 아미시는... (중략) 그래서 농산물, 손수 만든 가구와 면직물을 팔고, 자선 경매를 부쳐서 1인당 5,231 뉴엔을 지불할만한 돈을 모았소. 악마 같은 무지개 조랑말족을 몰아내는 댓가로 제시할 것이오. 부디 우리를 구원해주시겠소?
화이트 릴리(메인 페이스): 5,231 뉴엔이라... 금액을 한 자릿수까지 말씀하신 걸 보니 그 이상은 지불하시기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에지키엘: 그렇소. 우리 마을이 지갑을 바닥까지 긁어모은 금액이오.
퀼(보조 페이스, 본인): 여기 있는 분들 중에서는 멀리 오신 분(=본인)도 있으시니, 여행 경비 겸 해서 조금 더 보태주실 수 있겠습니까?
(협상 굴림. 퀼의 협상 보조로 7다이스 추가. 화이트 릴리, 협상 27다이스, 11 성공. 에지키엘 협상 8다이스, 1 성공. 실제 성공 횟수 10개.)
에지키엘: 돈은 더 드릴 수 없겠지만... 우리 마을은 자랑스러운 아미시의 전통을 지키는 농촌 마을이오. 그대들이 사랑하는 돈 만큼이나 우리가 사랑하는 치즈라면 어떻겠소?
블로우토치(연금술사): <멍하니 있다가 깜짝 놀라며 말합니다.> 치즈? 공업용 지방이 아니라 진짜 우유로 만든 치즈 말씀이요?
에지키엘: 농촌 마을인데 당연하지 않소. 다음 10달동안 당신네들이 먹을 치즈, 그리고 치즈와 함께 갈 빵과 햄을 각자 주소지로 택배로 부쳐드리지. 이 정도면 보탬이 되겠소이까?
퀼(보조 페이스, 본인): 알레르기가 있는 해산물 대신 일용할 양식을 주시겠다니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GM: 그렇다고 다음 10달간 해산물 알레르기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화이트 릴리(메인 페이스): 저희는 돈 만큼이나 진짜 치즈를 사랑합니다.
데인저 클로스(사무라이): 대두가 아니라 진짜 고기로 만든 햄을 먹는 게 얼마만이지?
블로우토치(연금술사): 난 살면서 진짜 치즈를 먹어본 적이 없어.
듀란드 박사(메딕, 페이스): 지겨운 크릴 대신 먹을 음식을 내어주시겠다니, 감사드립니다.
이지키엘이 다음 10달간 주겠다는 치즈와 빵, 햄은 값어치를 따지면 정확히 1만 뉴엔이야. 10달에 걸쳐서 주는 거니까 런 하나 보상보다도 경제적 가치가 덜하지. 나중에 확인해본 미션 지침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현금으로 달라고 떼를 쓸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라고도 적혀있어. 하지만 나를 포함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단순히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목소리에서 진심으로 행복감이 우러나왔어. 다들 제6세계의 음식이 얼마나 저질인지 잘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이 된 거야.
레딧에 있던 다른 플레이어들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MisterFiend: 최고급, 유기농, 진품 쇠고기 20파운드.
xavim2000: 언젠가 GM이 보상으로 신선한 오렌지 한 상자를 줬음. 오랫동안 소중하게 보관하면서 두고두고 써먹었다.
ㄴ stallington: 오렌지라고? 대두로 만든 가짜가 아니라?
ㄴ killstring: 이 게 바로 상류층 스타일이지
그러니까 결론은 보상으로 위꼴이 답이라는 것이다.
아직 이가 아프니까 이 정도만 적고, 다음 글은 아마 오크/트롤 아니면 포확찢 미션이 될 거 같다.
그럼 다음에 볼 때까지 사요나라
쇄도의 륜 룰북 하나도 안 읽고 팬픽 쓰고 싶다.
위꼴추
오크나 트롤이 나올 수도 있다니, 기대된다.
언젠가 섀도우런의 각 과정에 대해 다뤄 줄 수 있을까? 대략 의뢰인과의 협상, 발품팔기/사전조사, 임무돌입, 보상받기 라는 정도는 알겠는데, 각 단계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와(예를들면 의뢰인이 암살임무를 수행한 러너들을 죽여서 입을 막으려고 한다거나, 추출해오려던 사이버웨어 전문가가 CFD헤드케이스라거나, 혹은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국경을 넘으며 온갖 고생을 했는데 수령인이 감감 무소식이라거나) , 이럴 경우의 대처 방식같은 걸 말이야.
암살 임무라면 존슨이 성공 보수를 떼어먹으려는 경향이 강해. (Run Faster, p.200) 떼어먹는 사태를 방지하려면 성공 보수를 픽서가 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정에 예치하고, 성공했음을 존슨에게 입증하면 러너들이 수령하고, 기한이 지나면 존슨에게 되돌려주는 식으로 쌍방 합의가 가능. 존슨이 싫어하면 거절하면 되고.
그 외에 일상적인 런 구조에서 벗어나는 일은 GM이 플레이어들이 충분히 성장했다고 판단하고 캠페인의 플롯을 본격적으로 급진전시키려는 의도야. 세부 사항은 GM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은 GM이 주는 실마리와 플레이어의 임기응변 능력에 달려있어.
(미안. 너무 심했다. 내가 봐도)
와 짭푸드 대신에 진짜 음식이라니, 이건 못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