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돌린 판델버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면서 멘탈이 터져서 글을 쓴다.
13시대와 파라노이아를 마지막으로 팀원들(친구들)의 사정으로 인해 3달동안 쉬면서
나는 던전 드래곤 5판과 판델버 어드벤처 북을 번역했었지.
기나긴 인고의 시간 끝에 드디어 친구들이 시간이 난다고 했고, 저번 주 우린 캐릭터 메이킹을 마쳤어.
팀원 구성은 GMPC 드워프 바바리안을 필두로
인간 여캐 레인저와 하이 엘프 남성 위저드, 워포지드 닌자(갤에서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넷이서 여행을 시작했지.
네버윈터에서 출발해 트라이보어 트레일을 따라 판다린으로 향하는 길에 올라선 넷은
판델버를 해 본 사람이면 당연히 알 수 있듯, 고블린 넷의 매복을 받았어.
오늘따라 이상하게 주사위 운이 좋았던 마스터는 약 4~5턴만에 4명의 피를 딸피로 만들었고,
상태가 안 좋게 돌아가는 걸 느낀 위저드의 슬립 주문으로 고블린을 잠들게 만들어 바바리안과 레인저가 그 틈에 열심히 고블린 뚝배기를 깨버렸지.
슬립 주문으로 잠들어 혼자 살아남은 고블린을 포박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자는 플레이어들의 이야기가 나왔고,
소지 무게가 한계였던 바바리안이 아웃랜더 백그라운드로 받은 헌팅 트랩으로 고블린을 깨웠어.
당연히 고블린은 저항을 했고 위저드의 프로스트바이트 캔트립에 겁을 먹은 고블린은 아는 정보를 술술 불었고.
정보를 다 빼낸 고블린을 어떻게 할까 의견이 나왔는데 레인저와 위저드는 산적일을 그만두고 건실히 살겠다는 고블린의 말에
놔주자고 말했지만 바바리안은 이 쓰레기 같은 놈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어.
의견이 갈리자 바바리안은 워포지드 닌자에게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 하자 워포지드 닌자가 말하길.
들고 가서 고기 방패로 쓰거나, 고블린들에게 시체를 던져서 혼비백산하게 만드는 건 어떻겠습니까?
미친 옴닉의 소리에 다른 파티원들은 혀를 내둘렀고 마스터인 내가 그건 너무 잔인하겠다 싶어서 고블린의 체중이 어느 정도고,
닌자의 근력이 낮았기 때문에 들고가는 건 힘들 거라고 말했지.
그러자 닌자가 말하길
팔다리를 다 자르면 가벼워지지 않겠습니까?
이 옴닉은 피가 흐르는 살덩이들을 혐오하는 차가운 기계에 불과했어.
분명 조종하는 건 선량한 한반도의 청년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의견을 내는지 나도 순간 정신이 멍해졌지.
피도 눈물도 없는(물론 워포지드는 피도 눈물도 없지만) 의견에 겁을 먹었는지 다른 플레이어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결국 고블린을 끌고 가기로 했는데, 레인저가 여기서 묘수를 냈어. 몰래 고블린을 풀어준다. 인정 가득한 사람이 할 법한 생각이었지.
판정을 하기 전까진 말이야.
레인저는 고블린을 풀어주려는 근력 판정에 실패했고, 협박 과정에서 딸피가 되었던 고블린은 과다출혈로 인해 싸늘한 주검이 되었어.
그래도 섬뜩한 기곗덩이는 불쌍한 고블린의 시신을 이용할 게 분명했으니
바바리안이 더럽다는 이유로 고블린의 발목을 잘라내 시신을 주변 수풀에 던져버렸지.
아마 그 고블린의 시신은 썩거나 주변 짐승들의 먹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갔을 거야. 편안히 쉬기를.
그리고 고블린 소굴로 향하며 다양한 함정을, 옵저번트 피트 찍은 레인저가 모두 찾아냈고(패시브 퍼셉션이 21이었다)
우린 모두 고블린 굴 앞에 도착하는데 성공했지.
마스터인 나는 옆에 띄워놓은 묘사 문구를 찾아 타이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묘사를 다 끝내고 화면을 보았어.
그 망할 놈의 옴닉이 멋대로 토큰을 움직여 풀숲 뒤의 매복한 고블린 두 마리와 눈이 마주친 거야.
천천히 어떻게 하겠다고 행동을 선언했으면 퍼셉션 판정도 시키고 하면서 서서히 낌새를 보이려 했던 나는 눈을 감았고,
닌자는 스텔스 체크를 했어.
8.
고블린의 패시브 퍼셉션은 9.
당연히 옴닉은 놀랐고, 선 턴을 잡은 고블린은 시미터를 휘둘렀고, 크리티컬이 떴어. 5+6.
옴닉은 당연히 누웠고, 바바리안과 레인저는 아군을 눕힌 고블린들을 향해 맹렬한 적개심을 보이며 분투했지만,
한 놈만 눕히고 구해줘야겠다는 모두의 작전과 달리 죽음 극복 판정에 펌블이 뜨면서 옴닉은 그대로 2턴만에 죽어버렸어.
이런 곳에 숨어 있었다니, 놀랍군요.
이게 그의 유언이었어.
바바리안과 레인저는 열심히 싸웠지만 또 크리를 띄운 고블린들에게 사이좋게 누웠고,
힘을 숨긴 찐따였던 위저드가 가진 주문 슬롯을 모두 소모해 매직 미사일로 고블린 두 마리의 머리통을 날려버린 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식은 기계덩이를 놔두고 최초로 내가 위저드에게 지급해준 비행의 빗자루로 기절한 둘을 데리고 석양 속으로 사라졌지.
아마 다음 주에 그들은 판다린에서 재정비를 하고 다시 도전을 하게 될 거야.
당시 내가 느꼈던 위저드 매직 미사일의 모습
오늘 내가 느낀 점이라면, 1레벨에 만나는 고블린은 위험한 적이고, 적어도 힐링 포션 한 둘은 쥐어주고 시작하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라는 걸 느꼈어.
5판 첫 마스터링이었는데 시작부터 꼬여가는 걸 보면서 멘탈에 터져버렸다.
내가 웬만하면 PC들을 잘 죽이진 않는데..주사위는 정말 어쩔 수 없더라..
멘탈 터진 김에 마음 추스리고자 이렇게 글을 썼는데, 재미 없어서 미안.
다음 주 세션은 좀 더 희망차고 활극스러웠으면 좋겠다.
모두들 이번 주도 즐턀.
마스터 주사위가 심하게 무섭게 나왔네...
고블린앰부시가 존나게 아픈 건 정상이고, 동굴 입구에 있는 두 마리에서 크리티컬을 맞은 건 자연재해였네. 나였으면 닌자를 크리로 잡은 다음에 고블린들이 (고블린이니까) 동료들과 함께 싸우기 위해 도망가는 걸로 조절했을 듯
어차피 위저드가 매직 미사일이나 슬립을 쓰면 그 사이에 안정화라도 시킬 수 있겠다 싶어서 그대로 진행했는데, 마침 다음 턴에 펌블이 떠서 그대로 두 칸이 차버렸어.. 예상 외 상황이라 나도 머리가 새하얘지더라.
재밌게 읽었음 개추
확실히 던드 1렙팟 너무 참피야..
데스세이빙이 보정이 없어가지고 생각보다 실패하기 쉽긴 하드라...암튼 저레벨 pc가 죽는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니 넘 멘탈터지진 마셈ㅋㅋ - dc App
빨리 2렙 찍었으면 좋겠다. 위로 고마워..
1레벨 pc가 너무 픽픽 쓰러지는게 걱정되면 그냥 xp 세세하게 따지지 말고 마스터 재량으로 레벨업 시켜주는 방법도 있음. 보아하니 판델버 동굴파트 진행하는것 같은데 경험상 거긴 2레벨 pc가 가도 피통이 아슬아슬하더라 - dc App
원래 해당 섹션 보스 잡을 때마다 레벨업 시키려고 했는데, 판다린에서 재정비하고 레벨업 시킨 상태로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고마워!
ㅋㅋㅋㅋㅋ첫플 해프닝치고 잘 수습한거 같은데. 이제 다들 경각심 생겨서 옴닉도 다음캐릭터부턴 신중히 할거야...
주사위의 신이 너무 심하게 나간 옴닉에게 천벌을 내렸다는 이야기인가
뭐지 아무도 옴닉의잘못은지적하지 않네ㅋ 파티플에서 파티와 상의나합의도없이 저런행동하는거면 라그나급이구만;;
아 다시보니 친구플이군 씨발 ㅋㅋㅋㅋㄱ2
1레벨에게 고블린은 사투다 자책하지마라
재밌는 썰이였습니다^^ 저거 5렙 파이터라도 저런 식이면 서너턴에 눕겠는데요;;;
이런 곳에 숨어있었다니 놀랍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