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구구구궁ㅡ!
굉음과 함께 신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열린 문을 향해 조심스레 걸어 들어가니.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의 소리가 났다. 바닥은 습기를 머금은 듯 축축함이 느껴졌고, 눅눅한 습기를 품은 무거운 대기가 흘렀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앞엔 짧지만 날카로운 창이 여럿 박힌 구덩이가 보였다. 돌을 던져보니, 성인 세 명은 쌓일 듯한 깊음을 느꼈다. 건너편엔 착지할만한 공간이 희미하게 보였으나, 거리를 가늠하니 뛰어넘기엔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생각을 접고 주변을 탐색하니, 구덩이 옆 벽면에 한 뼘 폭의 좁은 난간이 보였다. 약간의 힘을 주어 난간을 차니, 무너지진 않았으나. 구덩이로 돌바닥 뭉텅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이거 깨지진 않겠지’
식은땀과 함께 숨을 들이켜, 난간을 타고 조심스레 건너갔다. 북녘 땅을 지나오며, 절벽의 난간들에 익숙해졌는지. 굳어버린 머리와 달리 몸은 가볍게 움직였다.
난간을 지나 몇 걸음 앞으로 향하니, 다음 장소로 향하는 석재 문이 보였다.
쾅ㅡ 쾅ㅡ 쾅ㅡ 쾅ㅡ!
구덩이를 넘으며 마음을 졸여온 터라, 분풀이 하듯 석재 문을 발로 찼으나. 문의 아래가 살짝 들렸을 뿐, 별 다른 변화는 없었다. 들린 부분을 살펴보니, 들어 올려 여는 문으로 보인다.
다다다다닥ㅡ 드득ㅡ 드득ㅡ
숨을 고르던 중, 문 너머로 수십 개의 폼멜로 바닥을 두드리는 듯 한 소리와 함께, 나무를 긁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순간, 미상의 존재들을 자극했음을 느끼고, 너머의 기척이 사라질 때 까지 조용히 문을 주시했다.
술 한 통 비워질 시간이 지났을까, 기척은 가라앉았다. 약간의 힘을 주어 돌문을 들어 올리니, 보기와 달리 가볍게 들렸다. 나는 힘을 보태어 문을 들어 올린 후. 재빨리 문 뒤의 벽에 몸을 숨긴 채. 새로운 공간을 바라봤다. 문에서 떨어지던 돌 부스러기가 그치자, 정적과 함께 깊은 어둠만이 있었다.
나는 좀 전의 기척을 상기하고, 허리를 숙여 작은 돌멩이를 쥐었다.
슈욱ㅡ
공간의 우측으로 투석하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이어 돌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돌을 던진 부근으로 허리높이의 무언가들이 달려들었다. 난 꿈틀거리는 것의 방향을 살피며, 중심을 낮춘 채 조심스레 공간의 중앙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느 정도 좀 전의 장소와 멀어질 때 쯤. 주위를 둘러보니 일렬의 기둥과 트여진 장소가 보였다. 홀의 용도로 쓰이던 공간으로 느껴졌다. 어둡고 눅눅한 신전의 홀을 걸었다. 제 6시대에 건축되었다 전해지는 고(古)신전은 뱀 인간 시대의 기묘한 양식이 훼손 없이 보존 되어 있었다.
홀을 지나가자, 다음 장소로 향하는 석문이 닫힌 것을 보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도르래 줄을 보니, 기계장치로 이뤄짐을 짐작해 주변을 탐색했다.
파직ㅡ!
나뭇가지르 밟은 듯한, 발의 느낌과 함께. 소리가 퍼졌는지, 형체를 알 수 없는 갑각질의 생물체들이 달려왔다. 허리 높이의 두 개체는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나를 덮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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