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써 보는 건지 모르겠는 아주 짧은 뻘글. 뻘글은 뻘글이니 그냥 재미로 볼 것.


사실 선 / 악, 질서 / 중립 / 혼돈 이딴 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정말 중요한 것은 너의 캐릭터가

이런 성향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한다는 사실 자체임.

그리고 이렇게 정해진 성향이 결국 '가이드라인'임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함. "무단횡단을 하면

안 된다" 같은 개념은 다들 알지만 때로는 안 지키잖아? 문제는 언제 / 어떻게 / 무엇을 위해서

그 선을 넘냐는 거겠지. 그럴 때 기준이 될 수 있는 것 중 가장 일반적인 게 '캐릭터의 상황'임.

너의 트롤러로서의 참된 마음가짐이나 그런 건 이런 데 쓸 기준이 아니야. 일단 예시를 들면서

설명해 보자.


<간단한 예시>

모험가 파티가 던전을 헤메는 중임. 식량은 저번 식사때 바닥남. 그런데 함정이 있나 조사하던

채식주의자 질서 악 도적이 비밀 공간에 숨겨진 육포 자루를 찾았다고 치자. 그런데 자루 안을

보니 이 육포를 다들 나눠먹기엔 부족할 것 같음. 도적은 어떻게 할까?


정답은 당연히 없다. 뭘 기대했음? 다만 도적의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의 채식주의 / 배고픔

동료들에 대한 우정 / 성향 등 다양한 요소를 놓고 저울질해서 나름대로 결론을 낼 거임. 무슨

결론을 낼지는 플레이어에게 달린 거니 당연히 정답이 없을 수밖에 없어. 그리고 이렇게 하는

행동이 나중에 또 다른 상황을 만드는 원인이 됨. 예를 들어 육포 자루를 혼자 챙기고는 다른

동료들에게 '함정이 있었는데 해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나중에 챙긴 육포 자루가 들통나

동료들의 불만을 산다거나, 혹은 이걸 안 들키고 육포를 몰래 먹어서 남들보다 더 오래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거나 그런 전개가 가능해지는 거지.


그래서 뭔가 좀 중요할 것 같은 행동을 할 때는 항상 그 이후에 벌어질 일에 대해 예상해야 함.

네 캐릭터나 다른 사람들의 PC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터의 의지로 움직여지는 TRPG의 세계도

정적인 게 아니거든. 예를 들어서 네가 어떤 NPC를 욕하면 상대도 욕하거나 싸우려고 들 거고,

최소한 원한을 자기 마음 속에 담아 둘 수 있는 그런 세계라는 것임. 그러니 플레이어는 선언을

할 때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 물론 안 그러는 놈들도 있는데, 이놈들이

내뱉는 선언 내용이 너무 등신같을 경우(대개 자기 또는 파티 파괴적인 선언임) 마스터가 미리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말해 주거나 "다른 분들은 뭘 하나요?(누가 이 자식 좀 말려요)"

같이 직간접적으로 언질을 할 수도 있음.


그리고 이런 행동들을 거치면서 캐릭터의 성향이 조금씩 바뀌어나갈 수도 있는 거임. 예를 들어

질서 선으로 시작했어도 매번 이득만 추구하면서 불의를 못 본 척하거나 사악한 짓을 하다 보면

악인이 될 수 있고, 졸라 사악한 새퀴라도 선한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하고 선행을 하면서 심적

변화를 일으키면 혼돈 선이 되거나 그럴 수 있는 것임.


3줄 요약

성향은 캐릭터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가이드라인이다.

하지만 지금 행동을 하려는 상황의 상태가 더 중요하다.

어쨌든 플레이 자체를 생각해서라도 트롤링은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