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플레이 자체가 그렇게 만족스러운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이런 계열의 캐릭터는 필연적으로 공감을 필요로 하는데
공감을 얻지 못한 건 아니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의 공감이 아쉬운 수준이었거든요.
다른 플레이어들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굳이 잘못이 있다면 제가 이야기를 잘 공유하지 못한 것과, 마스터가 여러 캐릭터의 길을 하나로 묶지 못한 것이 문제겠죠.
어쨌건, 이 캐릭터는 진실을 쫒는 사람이에요. 그렇게 거창한 문제도 아니고, 그저 개인적인 문제의 진실을 쫒고 있었어요.
그는 한 마을을 지키기로 서약한 편력 기사의 제자였는데, 그가 마을을 비운 사이 마을 사람들 몇몇이 죽고 실종되었어요.
그는 그 진실을 쫒아서 세상을 떠돌게 되었죠.
그런데 진실을 쫒던 그는 진실이 몇 겹의 거짓 뒤에 가려져있으며, 자신의 마을에 일어난 일을 알아내려면 모든 일의 핵심까지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닫죠.
그는 번민해요. 세계적인 일에 끼어들 의지도, 능력도 없는 그였기에 진실을 찾는 걸 포기할 뻔하죠.
그런 그의 의지를 다시 돌려놓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무너져가는 자신의 세상이었어요. 그의 스승이던 사람이 그가 추적하던 단체에 의해서 변해버린 것이죠.
스승이 악인이 되었냐구요? 아뇨,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불행히도 그의 스승은 그의 앞을 가로막게 되어요.
인간의 마음을 잃은 그의 스승은 악을 처단하기 위해서 검을 들었고, 칼 앞에 선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은 신경쓰지 않아요.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위해 스승을 베었지만, 결국 그가 구하려던 무고한 사람들은 그가 스승과 싸우는 동안 허무히 죽어버렸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멈춰서서 번민하다가, 자신에게 남은 것은 오직 진실을 밝혀내는 것 뿐이라고 결심하고는 계속 길을 걸어나가요.
그가 길을 걷는 동안, 그가 평생을 지키기로 서약했던 마을은 불타 없어지고, 동료들 역시 그를 차차 외면하게 되었어요.
그가 마지막으로 잃은 건, 자신을 충성스럽게 섬기던 그의 군마였죠. 하나를 잃을 때마다 그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멈춰섰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어요.
결국, 그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저게 마지막 장면이었어요. 모든 것을 잃은 기사가 자신의 검 한 자루를 들고 흑막과 대치하면서 끝났죠.
캠페인 전체 결말이 이랬다면 물론 마스터를 매달아도 싸겠지만, 이건 일종의 에필로그였거든요.
저 흑막은 캠페인 메인 악역과 협력하는 여러 악역 중 하나였고, 메인 악역을 쓰러뜨린 이후에 각각의 캐릭터가 흩어져서 어떤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묘사한 에필로그의 결말이 저거에요.
하지만 지금도 마스터가 얄밉네요. 저렇게 고통받았는데 속시원한 결말도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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