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트 코어는 상당히 좋은 룰이다.
알피지 역사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룰이기도 하고.
(이건 페코라기보단 그 전의 페이트 1.0부터를 의미하지만)

페이트코어를 저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3.5, 패스파인더, 4판 등으로 시작해 룰의 명료함을 따지는 알피져가 알피지판에 많다는 것이다.

페이트는 마스터가 장면을 묘사해주면, 거기에 맞춰 이미지를 떠올리고 적당한 선언을 하며 상황이 바뀌어가는, 이른바 고전적은 진행에 적합하다. 디앤디 클래식에선 각종 묘사와 서술적인 선언이 얼마나 룰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불명확했다. 페이트는 이런 서술을 면모로 산정하여,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어느정도 납득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마스터는 면모를 묘사해줌으로서 플레이어가 써먹을 정보를 전달하고, 플레이어는 선언시 서술을 통해 (내 캐릭터 뿐만 아니라 상황의) 면모를 어필함으로서 적절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서술이 아니라 면모이름만 말해도 어느정도 선언에서 서술자체가 보장되기도 한다.

여전히 면모를 적용하는데 어떻게 적용될지는 모호한 부분은 있다. 마스터에 따라, 플레이어의 분위기에 따라 쩌는 플레이도 그 반대도 나오니 좋은 룰이라 하기 어려운 것이다. 좋은 룰이면 재미를 어느정도를 보장해줘야하는데 말이다.

페이트가 이렇게 모호한 것은 룰이 지향하는 장르적 특성에 따르고 있다. 페이트 시리즈는 펄프픽션 장르에 최적화되어있다. 기상천외한 모험하면서 주인공들의 얼렁뚱땅한 활약을 담은 활극, 즉, 액션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인디아나 존스, 미이라같은 영화. 약간 나사빠진 주인공이 있은 그런 장르. 요즘으로 치면 드웨인 존슨이 나오는 영화?정도. 말도 안되는 논리도 ok가 되려면 룰이 모호해야지.

문제는 국내에 B급 활극 장르의 지분이 낮다. 판타지에서 영화나 드라마는 서양쪽의 진중한 장르를 선호한다. 애니나 판소는 먼치킨 주인공 대리만족형 장르가 유행한다. 게임은 성장과 보상 팍팍이 유행하고, 아니면 고도의 전술게임을 선호한다. 알피지의 토양이 되는 서브컬처들에서 페이트가 지향하는 장르가 흥하고 있지못하다.

페이트로 유쾌한 액션을 서술하고 시원시원한 룰링을 경험했다면 즐겁게 했을 것이다. 드라마 찍는데 너무 공을 많이 들이거나, 룰을 빡빡하게 따지려 했다면 노잼이었을것이다. 역발현 토큰과 면모 지불 토큰이 마구 날라다녔다면 재미있었을것이다.

이상으로 페이트를 변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