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고 부연 들어갑니다잉
우린 우리가 뭔가를 원하는건 잘 암. 근데 뭘 원하는지를 항상 잘 아는건 아니거든.
티알에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너네 항상 끼니 때마다 뭐 먹고 싶은지 확고하게 정해져있냐?
일단 나는 점심 뭐먹을지 고민하다가 뻘글싸러 들어온건데.
일단 여기까지가 기본전제임. 우리는 우리가 뭘 원하는지 늘 알 수 없다.
하지만 추론해볼 순 있지.
티알로 예를 들어볼까. 마스터와 플레이어 셋 (편의상 얘네를 각자 '밥버거'와 '김피탕' ,그리고 '돈까스' 라고 하자) 이 있어.
마스터는 현대판타지스러운 이능물을 하기로 했어. 약간은 현실고증이 좀 들어가지만 또 어느정도는 아니메 테이스트도 허용될 수 있는 정도로 말야.
1. 밥버거는 일본 애니에 나오는 어떤 캐릭터랑 거의 유사하게 만들어왔어.
이게 아마 제일 흔한 일일거고, 그렇게 나쁜 것도 아냐. 기존에 있던 캐릭터를 약간 재가공해서 쓰는건 정도의 차이만 있지 다들 그러니까.
다만 밥버거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이런 '유형' 의 캐릭터를 굴리고 싶은건지 아니면 '이 캐릭터' 자체를 쓰고 싶은건지 본인이 확실히 해야한다는거야.
일단 자기가 하고싶은게 뭔지 확실한건 좋지만 이게 그 애니를 기반으로 한 룰이 아닌 이상 스토리가 똑같이 갈 리가 없어.
기반룰이라 하더라도 스토리가 똑같을 수도 없고. 그럴거면 그냥 그 애니 보면 되는거니까.
만약 밥버거가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고 깊이 고찰해서 이 캐릭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라는 걸 숙지하고 있다면 고유명사같은 것들을 덜어내고 플에 맞게 편집을 하는 걸로 충분히 같이 갈 수 있지.
하지만 그냥 XX쨩을 굴리고싶다는게 이유라면 애니에서 안나왔던 상황이 닥쳤을때 밥버거는 반응을 못하고 멍때리게 될거야. 왜냐면 살아있는 인물을 만든게 아니라 얄팍한 종이인형을 가져온거니까. 편견일 수 있지만 내가 봐온 많은 유형중에 이런 타입들은 일본애니랑 라노벨만 봐서 아웃풋으로 낼 밑천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라마를 보건 영화를 보건 책을 읽건 좀 더 납득이 가는 개연성과 당위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많이 봐야 반응할 데이터도 많이 수집이 되는데 씹덕대상 모에물은 주인공의 얄팍한 말 한두마디에 금새 감정이 휙 변하고 갈등이 해결되니까 도움이 안되는거지.
이런 경우에는 XX쨩에 대한 집착으로 고집을 부리는 타입과 그냥 본게 그 깜냥이라서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다인 타입으로 나뉘어.
나 개인적으로는 전자가 차라리 낫다고 본다. 고집이야 줘팸해서 꺾으면 되는데 능력이 안되는걸 되게 하라고 어떻게 하냐.
하지만 전자가 더 싫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거 같기도 해.
해결책은... 이 캐릭터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물어본다. 구체적인 비전이 있다면 심화질문으로 몇가지 상황들을 물어보고 거기에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지 RP를 시켜봐.
거기까지 잘 해낸다면 너무 패러디스럽지 않게 약간씩 설정의 스킨을 바꿔줘. 가문을 몰살하고 탈주닌자가 된 형을 죽이는게 목표라면 PC가 소속됐던 야쿠자 조직을 배신하고 경쟁조직 간부로 올라간 의형제에게 핏값을 받아내려는 히트맨으로 바꾼다던가 하는 식으로. 플에 맞게 바꿔주면 됨. 그렇게 뜯어고치면 이건 XX쨩이 아니라고 고집을 부리면 굳이 같이 갈 필요 없지. 집에서 애니나 보라고 해라.
2. 김피탕은 밤마다 클럽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지만 사실은 뒷세계에서 유명한 특수부대 출신의 은밀한 암살자를 만들어왔어.
밥버거가 자기가 하고싶은 이미지가 너무나 편협하고 확고하다면 김피탕은 너무 하고싶은게 광범위해서 문제가 되는 케이스야.
하고싶은게 많은건 좋은거지. 하지만 세상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나 2인분같은 1인분은 없어. 둘 다 갖고 싶다면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뜨거운아메리카노를 사서 두잔을 번갈아 마시거나, 그냥 2인분같은 2인분을 시켜야 하는게 맞지.
하지만 이런 손님들의 지갑엔 1인분 살 돈밖에 없듯, 우리가 가진 캐릭터시트도 한장이지. 그럼 선택을 하게 만들어야 해. 싫다고 고집을 피우는 놈도 분명히 있을거야. 훼손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그림이 안산다 이거지. 그럴 땐 팩트로 조지면 된다.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 유명할텐데 은밀한 암살자가 될 수 있나요?
=가면을 쓴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제가 현실 암살자처럼 평범한 얼굴에 전혀 튀지않는 흔한 복장과 모습을 하라고 시키진 않겠지만 기타리스트처럼 눈에 띄는 직업을 하기엔 기본적으로 무리에요.
=왜요? 어디어디에서 봤을 땐 잘만 하던데. 이거나 그거나 창작물인데 뭐가 달라요?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군대에서 특수부대 활동까지 하려면 얘는 나이가 몇살이죠?
=이십대 중반이요.
-그 나이로 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순 없어요. 그럴 시간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요.
=(불만스러운 숨소리)
여기서 마스터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김피탕같은 애들은 이 쿨한(본인만 그렇게 생각할)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이유를 덕지덕지 붙이기 시작한다. 단편적으로 문제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서 이게 왜 문제인지 말하고, 거기에 대한 미봉책을 들어주다보면 얼핏 문제가 다 해결된 것 같아 허가를 해주지만 그건 큰 착각임.
앞뒤가 안맞는 문제보다도 한 캐릭터 안에 두세명분의 과한 설정이 덕지덕지 붙어서 일관성을 해치는게 제일 큰 문제인거야. 덜어내야 하는게 해결법인데 오히려 부록에 부록을 더 붙여주면 전체적으로는 더 이상해짐.
개소리는 과감하게 스킵하고, 이게 왜 안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하지 말고 이걸 왜 못해주는지를 설명해줘야 함. 이게 1:1로 하는 개인플이면 모르겠지만 팀원들이 있고, 그 사람들 스토리도 다 조명해주고 메인스토리도 진행하려면 시간관계상 모든 설정을 케어해주고 심화시켜주는건 불가능하다고 해주는거지.
그래서, 마스터가 김피탕의 부연에 휘둘리면서 하나씩 더 주는게 아니라 반대로 한개씩 설정을 차압해가면서 이건 왜 뺏아가면 안되는지 이유를 설명하게 만들어야함. 기타치는 장면은 하나도 안나올건데 그래도 이 설정 계속 가져갈거냐고.
그렇다고 다 뺏아가는건 의욕을 꺾을테니 문제가 있고, 가장 핵심인 '은밀해야 하는 캐릭터지만 동시에 유명하고 싶다' 같은 모순인 부분을 가져가는거지. 기타리스트가 되거나, 암살자가 되거나. 둘중 뭘 선택할거냐고 물어봐. 보통은 암살자를 택하겠지. 여기서 기타리스트를 택하면 대신 확실하게 그 부분은 띄워줘야 함.
김피탕 같은 사람들은 이러면 캐릭터가 너무 밋밋해진다고 툴툴댈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지면 안됨. 이런 유형의 문제되는 캐릭터들은 다면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청국장 위에 요거트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올려서 섞어놓은 셈이거든. 둘 중 하나만 먹던가, 아니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3. 돈까스는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짜왔다.
이 유형의 플레이어가 이 글의 핵심인데, 캐릭터 설정이 굉장히 수동적이고 정적이고 형용사만 많다. 뭔가 어둠스럽고 퇴폐적인 캐릭터이고 아무튼 아름다움.
과거 설정들은 공허한 자소서같은 경우가 많다. 이 캐릭터는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사이에서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학교는 어디를 나왔고...
종합해서 읽다보면 대충 어떤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지는 알것같음. 근데 이 캐릭터가 뭘 하게 될지는 짐작도 안가는 거지.
밥버거가 작은 고체 한덩이를 쥐고 이것만 할래요! 하고 김피탕이 여기저기 질질 새고 흘러넘치는 액체 한무더기를 다 끌어안으려고 애쓰며 이거 다 해야함! 하고 외친다면 돈까스는 경계도 흐릿하고 눈에도 잘 안보이는 가스 덩어리를 가져와서 대충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제가 하고싶은거에요. 하는것 같다면 이해가 좀 가려나?
그래서 그게 어디까진데? 일단 그게 뭔데? 싶은거지.
이런 유형의 플레이어들은 애초에 하고싶은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경계가 굉장히 흐리멍덩하고 그걸 구분할 필요성 자체를 그리 느끼지 않는 인종이야. 티알 밖의 생활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 해서, 그걸 억지로 붙잡고 두들겨서 눈에 보이게 구체화를 시켜주는게 핵심이지.
항상 그렇지만 자기 밥그릇을 자기가 지키게 하는게 가장 유용해. 설명 못하는 부분은 가차없이 잘라내버려.
이 캐릭터가 가진 핵심이 뭔지,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플에서 마주치게 될 주제의식이 뭔지, 거기에 어떤 도전을 주고 어떤 변주를 넣어주면 될지 감이 올때까지 편집을 같이 해줘야 함.
물론 마스터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최대한 플레이어가 짜온 설정을 써먹으려고 노력하는 태도는 갖고있어야 해. 안그러면 자칫 독재자 마스터가 될 수도 있으니까.
단호함이랑 지좆꼴리는대로 좌지우지하는거랑은 전혀 다른거임.
그리고 안되는걸 안된다고 말하는거랑 좆같이 말하는것도 다름. 어쨌건 이 유형들은 모두 자기 캐릭터와 설정에 애착이 강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걸 알려주고 같이 잘 해결해보려는게 목적이지 너 캐릭터 개못짜 병신아 하고 까려는게 목적이 아님.
이상의 해결책은 물론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그럴 의욕이 있다는 전제하에 쓰여진 것임.
예전에 갤에서도 역죽창 맞은 어떤 놈같이 입 꾹 다물고 설명도 안하고 지 마음만 알아주길 바라면서 혼자 기분상해하는 사람이면 그냥 팀에서 나가라고 해라.
그런 사람 어떻게든 끌고 캐릭터 만들어봐야 플하면서 백퍼 문제터짐.
마스터 멘탈도 그때 같이 터지겠지.
도중하차가 까다로운 티알 특성상 미리 걸러내는게 제일이야.
이 세상엔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있는데요
어 그러네 따듯한 아이스아메리카노라고 쓰려했음.
구구절절 맞는말이네
좋은 글이였다
턀갤답지 않은 점잖게 잘 쓴 글이었다
2번은 하기에 따라선 못만드는 캐릭은 아니지. 김피탕이 문제가 있는게 문제지만.
액고기 ㅅㅂ련아 ㅋㅋㅋㅋ
클럽 기타리스트 유명해봐야 뭐 얼마나 유명하다고
글의 전반적인 내용은 공감간다만 2번 예시는 솔찌 마스터 트집에 가까워보인다
요약없고 노잼이라 비추 - dc App
찔리나봄
2번 트집임
2번은 그냥 네가 극혐하는 캐릭터인거가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