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북 처음 읽고 와 이런 게 다 있네 했는데, 첫 세션에서는 뭐 이런 게 다 있지 싶었음.


마스터 액션을 쓰기가 너무 힘들어. 여기서 뭘 해야 하는가 굉장히 생각하기가 어려웠음. 숨이 다 찰 지경이었지.


근데... 다시 룰북을 찬찬히 읽어 보고 나니까 알겠더라고. 다른 알피지들에서는 마치 숨쉬는 것처럼 생각하던 것을 여기서는 안 하는 게 맞는 거구나. 딱 하라는 것만 하면 되는구나.


그러고 나니까 쉬워졌음. 일사천리로 했어. 그 다음에 한 아포칼립스 월드도 그랬지.


"다른 알피지들에서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생각하던 것"이 뭐냐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진행하면 전체적인 얘기가 어떻게 될까" 하고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을 봤을 때 여기서는 뭘 하는 게 가장 어울리는가" 이 두 가지였음. 내 경우, 다른 알피지들은 웬만하면 이걸 해야 함. (합의에 의한 플레이라는 건 그걸 수시로 같이 하는 거고.)


근데 던전월드나 아포월드에서는 그러면 머리가 터짐. 첫 세션 때는 그냥 던지고, 첫 세션 끝났으면 재료가 생기고, 그걸 국면으로 정리한 뒤에 그거 참고해서 하면 됨.


치밀하게 짠 것 같은 스토리는 물론 안 나오지. 하지만 국면이 아주 최소한의 틀을 만들어서 플레이의 아메바화를 막아 주고, 그렇게 마구 던진 순간들이 쌓여서 꽤 근사한 탑을 이룸. 룰이 그렇게 돼 있어.


아포칼립스 월드 엔진은 구조가 아니라 순간을 쌓는 시스템임. 구조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막막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이건 내 경험이고,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내가 단언할 수는 없음. 하지만 여기 해당된다고 생각하면 한 번 그 "숨 쉬기"를 포기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