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에서 말하는 Charisma는
우리나라에선 발더스게이트를 시작으로
'매력'이라고 번역됐고 그 뒤 주구장창 매력이라고 써왔음

문제는 그렇다보니 매력 이라는 단어만 생각하고
그에 걸맞는 외모에 대한 것만을 상상하기 쉬웠음
나 역시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매력을 그렇게 생각했고
도대체 소서러의 주된 능력치가 어째서 매력이란 단어인건지
잘생기면 마법을 더 잘쓴다는게 이해가 안갔음

'혼혈을 보면 잘생기고 이쁘던데 그게 다 우성 유전자만 모인 것, 그럼
잘생겼으니까 우성 유전자고, 태생부터 난놈이라 뭐든 잘한다는건가?'




근데 이걸 20대 때 토익공부하면서 알았음
카리스마의 어원은 '신의 은총'으로 선천적으로 타고난
타인을 휘어잡거나 존재 자체에서 후광이 피어나는 것

즉, 존재 자체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입힐 수 있거나
태생적 뛰어난 어떠한 자질(용의 피?)을 가진
혹은 진짜 신의 은총(팔라딘 등등)을 받은 것

그렇게 내 생각이 열리고 나니 매력이란 단어보다
'천성'이라는 단어가 더 잘어울린다는 것을 알았음




가끔 이미 만들어진 게임(ex: 아이스윈드데일 1)에서
매력 높은 여캐로 다가가면 질질싸면서 헠헠 대는
하플링 로그 npc가 있는데 그럼 이건 어떻게 설명이 되는가 고민하다가
김연아를 보고 그 것을 아! 하고 깨달았었음

20대 초중반에 방송국에서 2년간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원더걸스, 소녀시대, 누구야 크리스탈이랑 설리 빅토리아 있는 그룹
그 다음으로 설현, 아이유 등등 그 당시 내노라하는 최고 아이돌이랑
여배우들, 특히 한고은은 진짜.. 티비에선 덩치가 크게 나오는데
실물은 와..... 어쩜 그렇게 아름답고 작고 말랐으면 쭉 뻗었는지
보면서 정말 이쁘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이쁘고 몸매가 좋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정말 그 생각이 끝이었거든
와.. 이쁘다.. 쩐다.. 그리고 끝
내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 하나
너무나도 아름다운데 그냥 연예인이니까
나와는 관계없으니까 보는걸로 끝나는 지나가는 사람
그런 느낌? 정말 이쁜 사람?



근데 하루는 김연아가 다큐멘터리에서 나레이션 해주려고 왔었는데
그 다큐멘터리 맡은 형 도움으로 슬쩍 가서 본 적이 있어
근데 정말 그 뭐라고 해야 하냐, 옛날에 그런 이야기 있었잖아
장동건을 보면 얼굴에서 후광이 나서 쳐다볼 수가 없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김연아의 업적을 흥미있게 봤지만
외모가 미적으로 뛰어나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냥 그녀의 존재가, 존재 자체에서 뒤에서 황금빛 후광이 느껴지는데
그 숱한 미녀들 앞에서도 같이 엘베타고 뭐 한번씩 말 한마디 걸어보고
그래서 미녀들에겐 익숙하지 않나 싶었는데
미녀가 아니라 김연아라서 인가, 김연아에 전혀 관심없었음에도
도저히 눈을 못마주치겠고 그 후광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려들더라

나레이션 한 30분 녹화 끝나고 이제 가는데
30분 동안 조금은 익숙해졌는지 유재석한테도 그래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사진좀 한장 같이 찍을 수 있을까요?"라고 말을 꺼내는데
내 입술이 달달 떨리고 용기가 안나고 쭈뼛쭈뼛
근데 흔쾌히 네! 하는데 그 차오르는 기쁨과 영광-_-
그리고 이 사람과 뭔가 연관되고 싶다는 간절함..




이제 그건 젊은 날이었고 30대에 들어선 지금은
매력이라는게 단순히 '빼어난 미'로만 뿜어지는 것이 아니라는걸
아무리 미적 기준과 먼 사람도 매력이 넘치고 영향력이 있다는걸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반드시 있다는걸 경험으로 알았지만
알긴 아는데 그래도 아직도 김연아와의 만남을 잊지 못
근데 무슨 이야기 꺼내다 여기까지 왔지

아무튼 카리스마는 개인적으로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매력이라고 쓰던 뭐던 상관 없지만
나 어릴 적 사리분별 안되던 잘 모르던 시절처럼
지금 어린 친구들이 오해하고 오직 외적 기준으로 갈까봐



어떤 리더십 재주 같은 영향력은 매력으로 설명이 되는데
소서러 같은 비전 마법은 매력으로 설명이 안되서
'천성'이란 단어로 이제는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초큼 있다는 글을
ㅈㄴ 장황하게 썼네요. ㅈㅅ




- 수정: 세줄 요약 추가
1. 더럽게 못생겼어도 매력이 높을 수 있다(Ex: 정치인? 윤서ㅇ....)
2. 잘생기거나 아름다워도 매력이 낮을 수 있다(Ex: 드라마 속 잘생겼거나 이쁘지만 보기 흉한 찌질 캐릭터들?)
3. '매력'이란 단어는 소서러의 비전 마법 능력을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신의 은총(팔라, 페이버드 소울)과 존재감, 타인에 대한 영향력(리더십 피트, 대화 스킬들), 태생적 핏줄(아케인 혹은 디바인 관련 먼 조상)이나 천부적인 재능(바드?)과 자질(워락?)을 모두 포함해 말할 수 있는 '천성'이란 단어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