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라는 건 뭘까?


TRPG는 여타 PC겜 마냥 E버튼으로 액션 이런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행동을 선언함으로서 진행됨

그래서 스카이림 이상의 자유도가 주어지지만, "나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합니다"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겠음?

그렇게 시나리오의 퓨쳐- 플랜을 플레이어가 주체가 되어서 정할 때, 그걸 분기라고 한다(고 생각함


하지만 분기라는 것은 정말 플레이 수 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을 수 있음

던전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는가? 아니면 오른쪽으로 가는가?

영주를 도와 반란 농민들을 처벌하는가? 아니면 농민들을 도와 악덕 영주를 처벌하는가?

시나리오 상 중요해보이는 중간보스를 죽여버리는가? 아니면 최종 보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살려 보내는가? 

사도교의 의식에 쓰이는 저 보석을 부수는가? 아니면 뒷주머니에 따로 챙기는가?


물론 이 다양한 경우의 수 전부를 GM 혼자서 다 짤 수는 없음, 그래서 레일로드 진행을 하기도 하는거고.

이렇게 분기 별 선택지를 준다고 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자의 선택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는 것과

어느 한 쪽을 고르더라도 이상하지 않도록 다른 쪽을 조정한다는 것

영주가 세금을 많이 받긴 하지만 나름 쓸 데가 있었다 하고, 반란을 일으키려는 농민들은 어딘가 수상해 보인다던지

보석이 없이는 사교도의 의식은 분명 실패할 테지만, 저 정도 크기면 그 가격 또한 엄청날거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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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2 예시, 어느 쪽을 골라도 이야기는 진행되지만, 보호를 고르면 감염이 치료 가능할 정도로 약하고 정화를 고르면 손쓸 수 없을 만큼 감염이 심하다)


정보 하나 없이 뜬금없이 분기가 나타난다던가 있었는데 정말 몰래, 사소한 행동 하나로 끝이 결정된다던지 하면 안될 거 아님

벽에 새겨진 얼굴 조각의 입 안은 어두컴컴하여 터널 같이 뚤려있습니다 -> 들어가볼게요 -> 사망  이딴 거나

전사가 평범하게 쓰던 마법 무기가 갑자기 튀어나온 고대의 문의 열쇠고 

그걸 열라는 악마와 열지 말고 내게 달라는 마법사가 떡밥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봐, 얼마나 황당하겠음?


물론 이것도 선택지고 분기이겠지. 안좋은 예시의.


같은 세션 같은 직업군과 해도 매번 달라진다는 게 TRPG의 묘미라고 카더라

그러니 

뭔가 더 쓰려고 했는데 이과라 머리 아파서 그만둠

이 시간에 이딴 글 쓰는 내 인생이 레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