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경력이 오래 된 모 마스터의 단편 플레이였음. 배경은 적당한 판타지였고...


표면적인 내용은 악당에게 잡혀간 여자들을 구출하는 모험이었는데... 이리저리 해서 여자들도 구하고 보스인 사악한 마법사도 물리쳤음.


문제는... 잡혀간 여자 인질이 사실 진정한 "악"이 잠재된 존재라는 것. 적 보스 마법사는 그걸 일깨우려던 추종자였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함 (제 입으론 그런 힌트를 내지 않음). 그래서 진상을 모른 채 PC들이 구출하면 결국엔 나중에 사악한 존재가 깨어나서 재앙이 닥친다는 거였는데... 정작 플레이 속에선 그런 정보를 추리하기가 너무 어려웠음. 뭔가 의심할만한 구석은 좀 있었지만 모호했고, 조사하는데 판정도 실패해서 더 알아내지도 못했고.


여튼 구출한 여자는 마법사 PC가 속한 길드에 보내서 보호하게 했는데 (그나마 최선이었다고 생각함), 플레이가 끝나고 나서 마스터가 저런 진상을 펼쳐놓는 것임. 그리고 아마 이리저리해서 결국엔 악이 깨어나는 걸 막진 못했을 거다 라는데 참 허탈하더라. 처음부터 이걸 풀만한 난이도로 잡았나 싶기도 하고.


더 씁쓸했던 건... 그 뒷얘기를 하면서 이게 사실은 모 RPG의 공식 설정에서 따온 건데 라면서 소재를 따온 다른 세계관 얘기를 잔뜩 하는 것임. 내가 이만큼 많이 알고 있고 이렇게 깊이있게 설정했다는 걸 자랑하는 느낌이 강했음. 참가자들이 모르는 설정 정보를 그렇게 써서 어떻게 하라고? 잘 모르는 사람이면, '우와- 대단하다' 싶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좀 어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