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엔 이게 가장 어려운것 같아
비극은 캐릭터의 파괴를 다뤄
여기서 플레이어가 pc의 목적에 소흘하거나 무덤덤해져선 안돼
플레이어가 pc의 목적에 공감하지 못하거나, pc의 성취에 민감하지 않으면 pc의 파괴가 와닿지않아
pc에 애착을 가져야하고, pc의 목적을 필사적으로 성취하기위해 진력해야해
동시에 플레이어는 pc의 파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해... 실제로 그렇게 될 테니까
근데 지나치게 받아들이면 pc의 가치가 떨어져
pc는 애착을 가질 정도로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파멸을 염두에 두고 pc를 남용하면... pc는 그냥 데이터의 집합이 되어버려
편리하게 사용하고, 용도가 다하면 바로 버리는 캐릭터가 '비극의 주인공'으로 가치가 있을 수 없지
최소한 플레이어가 pc의 불합리한 죽음 정도엔 분개할 정도가 되어야 해
근데 암만봐도 이게 어려운 부분 같단 말이지
플레이어가 pc의 귀중함과 성취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필연적인 파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건 모순처럼 느껴져
전자가 너무 강해지면 비극을 이뤄내기가 어려워지고, 후자가 너무 강해지면 pc는 플레이어의 편리한 소모품이 되어버려
rpg로 행하는 비극은 어떤 방식이고,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고싶어
멋진 죽음이냐 개죽음이냐에 따라 갈릴듯
좋은 예)숙적이었던 리치를 죽였으나 곧 태어날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못남기고 부패저주로 죽음. 주위 사람들이 청년기가 된 아들에게 유언을 전해주며 그는 최고의 전사이자 동료였다고 말함 / 괜찮은 예)리치에게 치명타를 먹이지만 내성판정 실패해서 좀비화되고 의식을 뺏김. 결국 팀 사제의 주문으로 안락사당하고 죽기 직전 정신차리고 유언 남김
좆같은 예)아무고토 못하고 좀비화돼서 잡몹1 된 뒤 영영 못찾게 됨. 유언도 못남기고 리치 잘먹고 잘삶
영웅적 희생이 어떻게 비극이야 - dc App
힙스터감을 버틸 수 있다면 폴라리스를, 직접 플레이를 돌리기에 괜찮은 물건이라면 포도원의 파수견을 뜯어보는 걸 추천. 이미 봤으면 말고.
개인적으로 폴라리스는 보기만 했고 포도원의 파수견은 몇 번 플레이 해 봤으니 이야기하자면, 포도원의 파수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비극을 만드는 법은 "수많은 시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막을 수 없었던 부조리함과 파멸"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달려있더라.
좀 더 이야기하자면, 일단 미리 플레이어에게 비극적인 전개가 될 것임을 설명함. 그래야 이 플레이어가 비극을 즐길지, 아니면 이입하다가 빡쳐서 마스터 아구창을 후갈길 지가 갈라짐. 그다음에 고민하던 그 두 부분(성취와 파멸)을 적당히 조율을 하는 게 필요하다.
포도원의 파수견에선 NPC들이 PC에게 요구하는 게 있고, NPC들끼리의 최종적인 목표와 욕구는 서로 엇갈려있도록 시나리오를 설계하게 만들어. 그러고서 시나리오에는 NPC들의 욕구가 이루어질 때 나타나는 배드 엔딩만 적어두게 함. PC는 그 NPC의 요청들에 휘둘리다 서서히 파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PC는 특별한 위치를 얻고, NPC에게 영향을 주면서 자신의 발언이 꽤 막중하다는 걸 알게 됨. (성취에 해당하는 부분임) NPC는 PC의 말에 적극적으로 변화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NPC의 PC에 대한 욕구는 테이블 위의 서사 내에서 저돌맹진하며 적극적으로 배드엔딩을 보려고 한다.(파멸에 해당하는 부분임.)
아무리 PC가 판정에 성공하며 발버둥쳐도 NPC가 PC를 배드엔딩으로 끌고 가려 하는 행동들이 있기 때문에 궤도만 살짝씩 틀어질 뿐이지 결과적으로 좋은 비극을 만들어내더라. NPC의 행복하고자 하는 계획을 PC가 망쳤거나, PC가 이루고자 하는 계획과 이상을 NPC가 망쳤거나. 근데 길게길게 적어놓고 보니 던전크롤링에는 좀 안어울릴 수도 있겠다;
디엔디로 비극이 하고 싶다면 정석은 상처입어가면서 계속 나아가다가 위업을 이루고 죽는거지 - dc App
언노운 아미즈
정식발간된 룰로 폴라리스를 읽어보는 걸 추천. - dc App
쨍해 쨍. 주제 자체가 비극인 겜 놔두고 뭔 룰들을 추천하는거야?
일단 디엔디에서 비극 하는건 좋은 선택은 아닌거 같음. 남들이 잘 안하는건 다 이유가 있는법임.
쨍 하면 되지... 아예 비극으로 이끌고 가는 메커니즘이 내장된 룰인데 V5 합시다
말 많이 나온 포도개만 봐도 비극의 당사자가 되기보단 비극을 최전선에서 지켜볼수 있는 위치에 pc들을 놓고 있잖아. pc한테 당사자가 되게 하려면 대단한 별종들을 플레이어로 덱고오지 않으면 힘드니 그정도에 위치만 시키고 연민을 느낄수 있는 트리거를 잘 깔아놓으면 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