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써왔음 

약고어 있음 







“뭐… 뭘 하는거야!” 

소녀가 비명지른다. 그러나 그녀의 비명은 금속 광택의 수술기구들 사이로 공허하게 빠져나갈 뿐. 흰색 조명이 나체로 수술대에 묶여있는 그녀의 몸 구석 구석을 훑는다. 천장에 매달린 거울이 그녀의 모습을 똑똑히 비추고 있었다. 대체 어떤 정신나간 수술실에 환자가 자기 몸을 볼 수 있는 거울을 달고 있단 말인가? 

“왜, 맘에 안들어?” 

마치 플라스틱 인형 같은 외모의 의사가 다가온다. 그녀의 한쪽눈에서는 눈동자 2개가 각각 따로 움직이며 수술기구들을 각각 점검하고 있었다. 다른 쪽 눈은 멀쩡하게 소녀를 바라본다. 

“뭐가 맘에 안들지? 너 의식 같은거 할때 나체로 하지 않았어?” 

그녀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묻는다. 

“헛소리 하지 말고-” 

“아, 뭐야. 묶여 있는게 싫어서 그러니?”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소녀의 손발을 고정시키고 있던 장치가 풀린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마취는 잘 됐나보네?” 

그녀가 손짓하자 무표정한 의료보조용의 클론들이 다가선다. 개중에는 4개의 팔을 달고 있는 것도 있었다. 그들이 일제히 다가와 마치 의식이라도 치루듯 수술대를 둘러싸고는 소녀를 내려다본다. 표정변화는 커녕 눈마저 깜빡이지 않는 그들. 소녀가 패러독스로 인해 정령들이 아니라 악마를 불러내버렸을 때보다 더욱 공포스럽다. 

“근데 혹시 모르니까 한번 잘라볼까?” 

그녀가 또각, 또각, 하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소녀에게 다가온다. 그녀의 손에 달린 메스가 소녀의 새끼 손가락 마디에 닿는다.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자른다?” 

슥, 하는 소리와 함께 메스가 소녀의 손가락을 파고든다. 소녀가 비명 지르지만, 아무런 감각이 없다. 무언가 살을 파고드는 촉감만이 있을뿐, 통각은 없었다. 

“뭐…” 

“어머, 말했잖아? 통각은 다 셧다운 시켜놨으니까. 그리고 말하는거만 빼면 아무것도 못하게 운동 신경도 모조리 마비시켰단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소녀의 손가락이 잘려나간다. 그 광경을 똑똑히 비추고 있는 천장의 거울. 새하얀 바닥에 떨어진 소녀의 손가락에서 새빨간 피가 새어나와 붉은 원을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몸을 무엇인가가 자르고 있다는 것만은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리고 눈도 못 감아. 알지?” 

그녀의 눈에는 작은 관이 지속적으로 인공눈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눈꺼풀마저 움직이지 않아 그녀는 지금부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대, 대체 뭐하는거야!” 

“어머, 아무도 설명 안해줬어?” 

그녀가 화난 표정을 지으며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허리에 손을 얹고 클론들을 혼내 듯하는 시선으로 둘러본다. 

“참, 내 정신 좀 봐. 얘네들은 클론이지.” 

그녀가 호호호, 하고 웃으며 메스를 들어올린다. 

“지금부터 네 몸에 있는 장기를 들어내고 늑대인간들의 장기를 이식할거야. 그리고 우리가 인공적으로 배양한 장기도 이식해서 그 장기들이 얼마나 잘 공생하는지 보려고 하거든.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늑대인간들로는 만들 수 있는게 많지 않겠니? 아예 우리쪽에서 늑대인간을 만들어보려는 실험의 일환이란다.” 

대체 이 여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라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조각 같은 그녀의 얼굴은 즐거워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일반적인 인간에게는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거든. 하지만-” 

클론들이 금속제의 상자를 가져온다. 그 중 하나가 열린다. 한눈에보기에도 인간의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큰 장기가 저온으로 보관되고 있었다. 

“너희들은 자연친화적이니까, 별로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겠지?” 

‘자연친화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그녀의 미소가 점점 커진다. 

“아, 안돼! 제발!” 

소녀가 히스테릭한 비명을 내지르지만 소용있을리가 없다. 

“어머, 아가. 왜 그러니? 특별히 거울도 설치했는데. 이렇게 똑바로 보여주지 않으면 너희들은 현실부정 같은걸 한단말이야.” 

그녀가 소녀의 배에 메스를 댄다. 동시에 클론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의료 기구와 세척액을 제 위치에 대기시킨다. 

“그럼 연다?” 

그녀의 말. 소녀는 그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자신의 복부에 붉은 금이 그어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자연친화적인 버베나 더욱 자연친화적으로 개조하고 싶다

라는 느낌으로 썼던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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