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rypt_of_Lyzandred_the_Mad



크립트 오브 리잔드레드 더 매드(이하 CoL)는, WotC가 TSR을 막 구매한 시절 1998년, 아직 TSR 브랜드로 냈던 책이고. 로스트 툼 시리즈 모듈의 두 번째 책인데


댄디에서 퍼즐과 수수께끼가 많은 모듈 하면 제일로 손꼽히는 악명높은 어드벤쳐 모듈이다



퍼즐은 사실 PC가 아니라 플레이어를 시험하는 것이 되기 십상이라, 대체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퍼즐을 내려면, 초딩도 풀 법한 쉬운 문제를 내라고 충고들 하지


하지만 CoL은 아예 대놓고 퍼즐로만 내용을 엮었다. 하지만 퍼즐 인카운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젤 좋아하는 모듈 중 하나임 ㅇㅇ




배경 스토리는 이렇다


그레이호크 배경인데. 오어스에서는 미치광이 리잔드레드 라는 이름은 옛 두 제국 이전부터 존재해온, 전설적이지만 미쳐버린 대마법사로 띄엄띄엄 알려져 있고, 애들 겁줄때 들먹이는 부기맨, 호환마마 그런 느낌으로 구전되고 있지


마법사가 리치가 되고 미쳐버려서 방대한 미궁을 만들고 스스로 그 안에 틀어박혀서 스스로를 가두었다, 또한 던전에 막대한 보물과 마법템을 숨겨서 탐욕스런 이들을 유인해서 살해하고 있다, 마법사가 미치면 이렇게 무섭습니다 그런 예제의 대명사


근데 사실은, 리잔드레드가 리치가 된 것은 맞고, 악행으로 여겨질만한 행동을 해온 것도 맞는데, 그 근간은 원래 위대하고 고결한 의도에서 시작되었어



그가 인간이던 시절, 마법템을 악용해서 사람들을 납치해서 제물로 사용하는 악당을 목격하고, 이런 마법템이 세상에 돌아다니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거든. 그래서 전세계를 떠돌면서 위험한 마법템을 회수하고, 탐욕스러운 악당들을 잡아 죽이기 시작했는데


수명이 다해가기 전에 특이한 데미플레인 하나를 접수했고, 그 차원계의 주인이 됐지만 차원계의 숨겨진 특성 때문에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했거든. 원래는 죽기 전에 자신의 사명을 계속할 조직을 만들려 한 것 같은데. 미친 증상 이후로 편집증적으로 자신의 사명을 계속하기 위해 리치화를 택함


그리고 데미플레인 안에 침입자를 시험할 교활한 함정과 수수께끼로 이뤄진 던전을 만들고, 마법적 출입구를 오어스 곳곳에 뿌려놨지. 이것이 크립트 오브 리잔드레드 더 매드, 미치광이 리잔드레드의 무덤이다


그는 리치가 된 후에도 계속 오어스를 지켜보고, 부하나 마법으로 지배한 하수인을 보내서 위험한 마법템을 회수하거나, 악당을 던전에 끌어들여서 죽이거나, 악한 세력의 음모를 지켜보거나 등등을 계속해왔다



그러다가 어떤 재기 넘치는 마법사가 그가 만든 던전을 상당히 성공적으로 돌파해왔고. 그와 마주하고 나서 그 마법사에게 가르침을 내리기로 했지. 이 마법사 이름이 재긱이다


재긱은 오어스로 돌아가서 자신의 도시를 세우는데, 리잔드레드의 데미플레인에 다녀오면서 그도 서서히 광증이 도지는 운명이 됐어. 이걸 깨달은 리잔드레드가 조언을 해서 재긱은 완전히 미치기 전 자신의 성채를 버리고 오어스를 떠나 차원계를 방랑하게 되지


재긱이 세운 그 도시, 그 성채가 바로 캐슬 재긱 혹은 그레이호크 성채다. 이렇게 그레이호크랑 연결된다!


제자인 재긱을 잃은 이후로 리잔드레드는 새로 제자를 키우는 등의 교류는 포기하고, 다시 마법템 회수와 악당 유인 살해의 사명만 계속하고 있지




플레이어들은 이런저런 과정으로 이 리잔드레드의 무덤을 발견해서 들어가게 되는 것으로, 모듈을 시작하게 된다



CoL은 퍼즐 인카운터를 다루는 정석을 보여주고 있어. 작가가 퍼즐 취급하는 법 설명하면서부터 상당히 신경쓴 게 느껴지는데


우선 여기 등장하는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특정 언어에 기반한 문제는 되도록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작가는 원래 아예 안 내려 했다는데, 찾아보니 있긴 있더라)

예를 들어 대표적인 영어 기반 수수께끼로 삶(Live)의 반대는 무엇인가? 라는 문제가 있는데, 답은 죽음(Death)이 아니라 악(Evil)이다. live 알파벳 자체를 거꾸로 뒤집어서 evil이라는 거지

모듈에는 오어스에서는 영어를 쓰지 않으니까, 이런 영어 기반 문제는 내지 않는다고 해놨고. 작가 본심은 영어권 외에서 이 모듈을 플레이 할 경우 번역 문제 때문에 영어 기반은 피했다더라. 하여튼 좋은 선택


또한 등장하는 수수께끼는 상당수가 우리 지구의 고전 수수께끼에서 따온 것들이라서. 플레이어가 알아볼만한 것들을 많이 넣어놨어


퍼즐을 푸는 정석 답안은 적어놨지만, 플레이어가 창의적인 방법으로 푸는 것도 인정하라고 돼 있다. 원래부터 답을 여러 방식으로 낼 수 있는 퍼즐도 많거든


그리고 강 건너기 문제를 마법으로 날아서 건넌다 라던가. 등장 NPC를 ESP로 마음을 읽어서 답을 알아낸다 같은, 다른 수단을 이용해서 문제를 힘으로 푸는 것도 인정하라고 돼 있다


디비네이션, 어규리 같은 신에게 질문해서 답을 얻는 주문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허용된다. 퀴즈 대회의 전화찬스 같은 식이지


플레이어가 퍼즐을 풀지 못하면, 캐릭터가 지능 판정 혹은 문제와 관련된 스킬 판정을 해서 성공시 '힌트'를 주라고 돼 있어. 지능 판정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힌트를 부분이 아주 적절한 수준의 타협이다. 반대로 저지능 PC가 퍼즐을 잘 푸는 것이 싫다면, 이런 판정에 페널티를 주는 식으로 해결하라고 돼 있고


문제를 틀려도 전투로 해결해서 통과할 수도 있어. 대부분의 문제가, 오답을 내면 문제를 내는 NPC가 공격해오는 패턴이거든. 그래서 못 풀어도 전투로 해결할 수는 있음


그리고 퍼즐을 풀면 경험치를 받는다(중요). 함정도 그렇지만 퍼즐과 소셜 인카운터도 경험치를 주는 것이 존나 중요하다.





리잔드레드는 오랜 세월동안 탐욕스런 침입자를 시험하고 살해하기 위해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 왔고. 그게 퍼즐 형태로 이뤄진 인카운터 던전 구조가 된다


책에는 100개의 인카운터(+독자 콘테스트의 특수 함정/인카운터가 몇 개 더) 준비돼 있는데 절반인 50개가 퍼즐이고, 나머지 50개는 전투 혹은 특수 조우다


그리고 리잔드레드의 무덤은 마법적으로 이어지는 50개의 방들로 돼 있다. 1층은 40개의 인카운터, 40개를 다 클리어하면 더 고난이도의 2층 10개 인카운터를 만나고, 그걸 통과하면 3층의 리치 리잔드레드를 만난다


즉 예제 문제 100개 중에, 50개를 DM이 원하는대로 골라 쓸 수 있는 거지. 원한다면 퍼즐로만 꾸릴 수도 있고, 전투 조우로만 편성할 수도 있고. 플레이어가 퍼즐에 약하다면 퍼즐 중에 난이도 어려운 건 빼고 쉬운 것만 넣는 식으로, 구성을 조정하기 좋게 만들어놨음


(추가) 아 참, 퍼즐 파트는 수수께끼, 논리 퍼즐, 수학 퍼즐, 그 복합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던전 내부에서 죽어도, 리잔드레드가 걸어놓은 마법에 의해 죽기 직전에 리잔드레드의 하수인이 되는 계약을 해서 몇 년간 봉사하거나, 기아스 걸려서 리잔드레드가 내린 임무를 외부에서 대행하는 식의 전개도 할 수 있게 배려돼 있어. 의외로 스토리적으로 써먹을 건덕지도 많아서 매력적이다





순수하게 CoL 자체를 그대로 돌리려 한다면 지옥의 퍼즐 인카운터 삘이 난다. 퍼즐만 50개 연속으로 풀면 플레이어들이 돌아버리겠지. 그래서 CoL을 최악의 모듈 라인업에 올리는 사람도 있는데


난 DM으로서 CoL을 아주 좋아해. 내 캠페인 돌리다가 퍼즐이 필요할 때 리잔드레드에서 하나 갖고 와서 써먹으면 개꿀~


그래서 남들보고 크립트 오브 리잔드레드 더 매드 돌리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아. 좋은 건 혼자 써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