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예전부터 든 생각을 대충 적어봤어.
1)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 좋아하는 소설, 만화, 애니, 영화를 보다가
2)
자기 취향이나 입맛에 맞게 등장인물 관계 변화나 스토리 진행 바꾸는 거 상상하겠지
3)
그러면 또 그런쪽으로 나온 동인지나 팬픽 찾아서 보다가
4)
더 심화되면 자기가 창작해보는거고.
근데 창작이라고 해도 자기가 벌여놓은 배경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니까 그닥 재미가 없어.
근데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창작하면 예상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기대나 만족이 있네?
5)
그렇게 트위터에 애니캐릭 프사 걸어놓고 캐릭터 봇 만들어 DM으로 역할극 하면서 노는거지.
6)
근데 이제 막상 역할극 하다보면 작품 속 캐릭터의 모습보다는 자기 본모습이 더 담기는 경우가 많고, 뭐 겸사겸사 그렇게 자캐도 만들어 보고.
자캐 만들어서 커뮤니티 활동 하는데, 어짜피 이것도 글이라서 작가 입장에서 캐릭터를 컨트롤 하는 범위도 많고 하니까 긴장감이나 기대감이 덜해.
7)
어라 근데, trpg는 그게 아니네? 주사위를 굴리니까 긴장감과 기대감과 성취감도 느끼면서 내가 하던 역할극도 그대로 할 수 있네?
어쨌든 TRPG를 하다 보면 내 캐릭터(이자 나 자신)이 능동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주인공이 된다는 느낌을 받으니 역극이나 자캐커뮤랑은 다른 재미가 있잖아.
나는 이렇다고 봐요.
트위터 피플들 뿐 아니라 다른 TRPGer들도 영화보고 책 보고 팬픽쓰고 소설쓰다가 넘어온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보드게임 하다가 넘어 온 사람들은 거의 못봤고.
근데 보통 1~6번까지 오다 보면, 그냥 노멀하게 노는 사람들은 중간에 빠지고 정말 자기 분야나 취향에 깊이 빠진 사람만 남게 되더라. 그 중에선 사회생활 잘하고 다른 사람이랑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전혀 문제 없는 사람들도 참 많아.
근데 처음부터 뭔가 인생에 굴곡이 있어서 뒤틀어진 상태에서 이곳을 도피처 삼아서 출발하는 친구들도 있고, 또 긴 시간 지나가면서 이상하게 뒤틀어진 사람도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노는 \'가상공간\'은 현실의 스트레스를 잠시 풀러 오는 곳이라 여기서 조금 문제가 생겨도 다른 해소방안을 찾거나 더 나은 다음 번을 기대하고 오늘의 플레이를 마무리해.
그러나 \'가상공간\'을 지독한 현실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더라도 원래 성격이 이상하거나 뒤틀린 사람들)에겐 그것이 자신에게 너무 소중하게 때문에, 여기 아니면 딱히 스트레스 풀 곳도 없기 때문에, 혹은 원래 성격이 드러워서 조금만 자기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불리한 상황이 놓이면 꺅꺅대는게 아닐까 싶더라. 우리가 몸서리치는 친구들은 그런 친구들이 아닐까 싶어서 나는 좀 안타깝긴 했어.
뭐, 어쨋든 TRPG는 \'가상공간의 삶과 모험\'과 관련해선 최고의 놀이라고 생각해. 다들 그걸 찾아 TRPG로 왔다고 생각하고. 재밌게 놀자.
난 선 티알 후 자캐커뮨데
나도 선티알 후 소설창작
ㅇㅋ 맞는말 인정
보드게임하다 넘어온 경우는 드문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