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물건은 서드파티 출판사인 Sons of Singularity의 CoC 7판

첫 작품인 사순 파일(The Sassoon Files). 솔직히 좀 기대 이하였는 데스웅.


배경

배경은 대충 1920년대 중반, 그러니까 쑨얏센... 아니 쑨원 선생이 1925년에

통일된 중국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둔 이후 시기를 다루고 있음. 탐사자들은

당시 상하이의 거부이자 중요 인사인 빅터 사순(Victor Sassoon) 아래에서

상하이를 위협하려는 초자연적인 위험에 맞선다는 뭐 그런 흔한 시나리오집

겸 캠페인임.


상하이

상하이에 대해 이것저것 소개한다고 하는데 그냥 어디에 뭐가 있고 그런 거

적고 땡에 가깝다. 상해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이야기같은 것도 당연히

안 나옴. 다만 공산당 / 겐요샤 / 청방(靑幇 / Green Gang) 등에 대한 소개는

나오긴 한다.


떡밥

시나리오 떡밥들을 몇 개 제시해 줌. 이 시대 상하이 이야기할 때 뺄 수 없을

일본 우익 집단인 겐요샤(玄洋社, Black Ocean Society)라든가 쑨원의 정치

고문 역할을 한 보로딘(Михаил Маркович Бородин) 같이 유명한 역사적

소재를 꺼내기도 하고 카이펑 유대인 같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소재를 갖고

떡밥을 꺼내기도 하고 그럼.


시나리오

시나리오 작성 스타일은 전에 예수의 동생에서 말했듯 검슈 기준에 가까움.

당연히 7판 시나리오보다 훨씬 보기 좋은 편임. 검슈는 시나리오를 몇 개의

장면(Scene)으로 나누고 각 장면 별로 발생하는 장소 / 이 장면에서의 목적

(진행에 필요한 일) / 이 장면 전에 있어야 할 장면들 / 다음에 나올 장면들

등을 적어줘서 뼈대를 맞추기를 훨씬 더 쉽게 하거든.


기문둔갑(奇門遁甲 / Strange Gates, Hidden Demons)

1925년 겨울, 탐사자들은 사순 씨의 지시로 상하이에 발발한 콜레라에 대해

조사하게 됨. 사순 씨는 신화적 지식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콜레라가 아니라

신화적인 뭔가의 짓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음.


기문둔갑은 원래 도교의 점술 / 방위술의 일종임. 이 비술을 적은 문서를 보고

웬 멍청이가 따라해서 악한 귀신(Demon)을 현세에 풀어놓고 말았고, 귀신은

풀려나자마자 사람들을 죽여대다가 봉인됐음. 문제는 저걸 본 다른 나쁜 놈이

저 귀신의 봉인을 손에 넣은 뒤에 귀신을 이용해 자기에게 방해되는 인물들을

없앨 생각을 품게 됐단 거지. 뭘 해야 하는 지는 잘 알겠지?


자는 개는 자게 둬라(惹事生非 / Let Sleeping Dogs Lie)

사순 씨가 최근 현무 조각상 하나를 경매에서 구했는데, 이게 사실 서태후의

무덤에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고학자를 만나서 조각상을

한 번 보여주려다 강도들에게 조각상을 뺏긴 뒤에 탐사자들에게 찾아달라고

의뢰하는 이야기.


역사적 근거가 조금 있다지만 약을 너무 많이 빤 시나리오. 1928년, 장개석이

북부의 군벌들을 털고 있을 때 쑨뎬잉(孙殿英)이라는 군벌이 서태후의 무덤인

동릉을 도굴함. 그러고는 거기서 나온 것들을 이것저것 상하이에 팔아치웠고,

서태후의 시체를 사악한 도사 하나가 사들여서 부활시켜서 써먹으려 했었는데

이 세계관에서는 서태후도 생전에 마법같은 걸 좀 배웠단 설정이라 도사 놈이

부활 주문을 취소할 수 없게 만드는 의식을 해서 이 도사에게서 벗어나려 함.

부활 주문으로 살아난 사람은 주문이 취소당하면 바로 먼지로 변해버리거든.

문제는 의식을 하려면 군벌놈이 팔아먹은 유물들이 필요하단 거였고....


아가씨가 있다(有一个姑娘 / There is This One Girl)

탐사자은 상하이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도망가는 것을

보게 되고, 사순 씨로부터 최근 누군가 카지노를 돌아다니며 사기를 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됨. 정확히는 이상하게 돈을 엄청나게 따 갔는데

분명히 속임수가 있을 테니 밝혀달라는 것임.


어찌 보면 속임수가 아니긴 함. 이 놈들은 신화생물로부터 일종의 예지를

얻어서 그걸 바탕으로 대박을 터뜨리던 거였거든. 문제는 이 신화생물이

"아가씨가 있다"는 노래로 인기를 얻다 실종된 여가수를 이용한 XXX였단

뭐 그런 이야기임. 일반적으로 쓰는 신화적 해석과 좀 다른 해석을 채용한

전개인데, 나는 별로 마음에 안 드니까 그 부분을 적당히 고칠 듯.


공작 눈의 저주(凤凰眼之诅咒 / Curse of the Peacock’s Eye)

탐사자들은 상하이에서 사악한 초자연적 사건들을 일으켜 온 사령술사가

뜬금없이 서쪽 사천성으로 사라진 도시 진샤(金沙)를 찾으러 갈 탐험대를

꾸려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됨. 문제는 저 양반이 위의 시나리오들하고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 원정도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 뻔하며,

탐사자들이 가서 막아야 할 지도 모른다는 거임.


진샤를 찾는 건 별로 안 어려운데, 이 놈이 현지의 반쯤 해탈한 쵸-쵸들의

힘을 빌려 1855년으로 돌아갔단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됨. 이 쵸-쵸들은

진샤에서 세상의 종말을 몇 번 본 지라 탐사자들에게도 딱히 적대적이지가

않아서 그냥 과거로 보내줌. 근데 저 사령술사는 왜 하필 1855년의 과거로

돌아갔을까...? 여기에 반전이 하나 숨어 있다.


전체적인 평가

좀 이래저래 묘-함. 따로 나온 예수의 동생 시나리오보다 좀 더 붕 떴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음. 이것저것 손을 봐서 윤활유를 쳐야

무난하게 돌릴 거 같아 보임. 기대했던 상하이 관련 Lore / Fluff도 진짜로

얼마 안 되었고. 굳이 사서 보라는 말은 못 하겠다.